지나고나니, 제가 참 처신을 잘 못했구나
후회하는 경우가 있어요.
잘해주면, 웃는낯에 침 못뱉는다는 속담도 있는데
거의 격언처럼 굳어지다시피한 그 말이 무색할만큼
잘해주니까 더 무례한 언사를 인사로 건네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당시에는 제가 그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때문에
생긴얼굴에 맞지않게 피부가 하얀것을 과분하게 생각해야겠네.
뒤에서 보니 애들은 잘낳을것같은 궁뎅이군 하고 생각했지.
팔뚝이 엄청 뚱뚱하네,
등등..
그런데 말이죠, 그런말을 하던 그 언니는 정말 대나무처럼 말랐어요.
그당시의 저는 160센치의 키에 50,49를 왔다갔다했었어요.
지금생각하면 그리 뚱뚱한 체형이 아니었는데도, 바짝 마른 그 언니가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할때, 한번도 어퍼컷을 올려보지못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도 펀치먹일만한 상황들은 분명 객관적으로 있었는데 말이에요.
뭐.. 유치한일이긴하지만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친하다고 생각했던 그 언니에게
솔직히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아파한탓에 그 아픈 마음을
고스란히 그 언니에게 되갚아준다는게 저로썬 힘든일이었어요.
지금도 그런 일은 솔직히 힘들어요.
다행히 그런 일을 만나야할만큼 절 힘들게 하는 사람은
더 만나진 않았는데요.
그래도 상냥하게, 잘해주다보면 또 그렇게 웃는 얼굴로
절 가슴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 그때마다 깜짝놀라면서
전 두번다시 상대를 하지않아요.
그런데 한동네에서 제가 두번쯤 이사를 거듭하다보니깐
그 언니도 가끔 어쩌다 1년에 대여섯번 길에서 마주치게되는데
그때마다 저는 얼굴이 저절로 굳어지고 싸늘한 표정이 되곤해요.
제가 29평아파트로 전세 들어갔을때에도.
또 36평아파트를 사서 들어갔을때에도
옛날, 한칸짜리 그 드림빌라살았잖아, -이름만 다르고 비슷하게 생긴 빌라골목에서 그언니는 드림빌라 맞은편
받음빌라 1.5룸에 살았음.
늘 그 이야기를 어디서든 떠들지를 않나.
돌쟁이 늦둥이아들을 보면서
이렇게 큰애랑 터울지게 낳는것은 남편과 재미좋았다는이야긴데,
나도 모르게 언제 낳았어, 재미좋았어?
라고 마트에서 마주칠때 대뜸 그렇게 말할때
주변사람들 눈길이 뜨거워서 유모차를 돌려서 무조건 도망부터 쳤던 나.
그런 사람이 ,제가 반가워하는 기색도없이
싸늘한 표정으로 지나가는데도
안녕~하고 손을 흔들면서 웃을때에
진짜 화가 북받쳐요.
대꾸도 안하고 지나치는데도 아랑곳없는 저 사람.
맘속으론 조용히 차분하게 강스파이크 한대 올려주고 싶어요.
볕좋은날 한번도 세상밖으로 나와보지못한 감자같은 면상을 하고
어디서 엉덩이가 크다고 망발이냐고말이죠.
이젠 그런 말 할 기회가 없겠죠.
늘, 그 상황에선 할말이 생각나지않고, 어,어 하다가
상황종료되는 사람. 아..어떻게해야 그 순발력을 키울까요.
게다가 버스는 지나가고. 뒤늦게 손올려봐야 오지않는 버스.
지금 생각하면 사람보는 눈도 참 없었던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