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어준의 생각.txt

고맙습니다 조회수 : 1,822
작성일 : 2020-07-16 11:34:18
http://www.ddanzi.com/index.php?mid=free&statusList=HOT,HOTBEST,HOTAC,HOTBEST...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어느 자식이 아니겠습니까만 저역시
저를 이루고 있는 많은 부분을 모친으로부터 받았습니다.

30여년전 대학을 낙방한 후에
화장실 문을 걸어잠근 채 울고 있을때
모친은 그 문을 뜯고 들어와서 위로 대신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까지 대학이 뭐라고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
뜯겨나간 문짝을 보며 잠시 멍했던 저는
빵터졌습니다.
고3때도 도시락도 안싸줬으면서 뭘 그렇게 키웠냐고
뭘 그렇게 키웠냐는 제 대꾸에
이번에는 모친이 빵터졌습니다.
그건 맞다며

제삶에서 청승과 자기연민은 그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모친은 그렇게 어떤 일로도 잘했다 못했다를 평가하지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공놀이로 남의 유리창을 깨는 따위의
자잘한 말썽에도 꾸중 듣는 법이 없었습니다.
니가 내라며 그 청구서를 제 손에 쥐어줄뿐

뭘하라 말라 한적 없던 모친이 제게 딱 한번 하지말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담배를 피던 제게
피고 말고는 네 선택이나 목사님도 심방을 오시고 하니
방에서 말고 밖에서 피라고 주문을 했고,
저는 담배를 피기로 한 이상 숨어서 피고 싶지않다고
내방에서도 피겠다고 맞셨죠.
나가서 펴라, 내방에서 피겠다
그렇게 족히 한시간을 온갖 논리로 우기는 저를 한동안 바라만 보던 모친은
제 빰을 한대 후려치고는 일어서며 말했습니다.
펴라 이자식아!

그렇게 어떤 금지도 없이 어른이 된 저는 나이가 제법 들어서 깨달았습니다.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한 누구의 허락도 필요없고
내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제 나름의 살아가는 방식은
제가 잘 난게 아니라
온전히 모친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엄마! 안녕!
IP : 180.65.xxx.12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7.16 11:46 AM (108.41.xxx.160)

    뒷부분만 들었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을 잘 키우는 엄마들이 따로 있더군요.
    김총수 어머니도 그런 엄마들 중의 한 분 같습니다.

  • 2. ㅜㅜ
    '20.7.16 11:51 AM (223.62.xxx.71)

    엄마 안녕!

  • 3. ...
    '20.7.16 11:54 AM (180.65.xxx.121)

    멋진 어머님이셨더라고요
    뒤에 이어지는 이알뉴 시간에 조금 더 이야기했는데, 김어준 총수 90년대 초 배낭여행 갔다가 3개월 정도 후 돌아왔는데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연락하기 어려웠는데 와보니 집이 이사갔더라는~

    김어준 총수 어머님 그리고 같은 날 돌아가신 박원순 시장님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김총수도 우리도 힘내자고요

  • 4. ...
    '20.7.16 11:56 AM (14.50.xxx.75)

    엄마 안녕 ㅠ

  • 5. ....
    '20.7.16 11:58 AM (61.79.xxx.23)

    어머님이 완전 괴짜라고

    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5178609?type=recommend

  • 6. 쫄지마
    '20.7.16 11:59 AM (121.131.xxx.26)

    총수 힘내!!!

  • 7. ...
    '20.7.16 12:00 PM (116.33.xxx.90)

    엄마 안녕!

    총수에게 엄마는 정말 특별한 존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평안하세요~
    김어준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8. 아진짜
    '20.7.16 12:14 PM (182.228.xxx.67)

    멋진엄마, 멋진아들,

  • 9. 의문
    '20.7.16 12:25 PM (39.7.xxx.23)

    글은 뭉클하지만 제가 알기엔 적어도
    자기가 벌인일에 한번도 제대로 책임진적 없는데요.
    아이러니하네요.

  • 10.
    '20.7.16 12:39 PM (58.120.xxx.54)

    대단하네요.

  • 11. 둥둥
    '20.7.16 12:54 PM (203.142.xxx.241)

    왜 이러 글에까지 들어와서 저러는지.
    박시장님 상도 다 안치렀는데 물고 뜯고 즐기던 자들 중 하나인거죠? 39.7님.

  • 12. ㄴㄷ
    '20.7.16 1:11 PM (223.62.xxx.249) - 삭제된댓글

    엄마 안녕 때문에 울었네요
    그리고 박시장님 가족과 지지자들에게
    애도의 시간을 줘야 한다
    역시 김어준

  • 13. ...
    '20.7.16 2:34 PM (211.182.xxx.29)

    고마워요 김어준
    영면하세요 총수어머니....

  • 14. 훌륭하고
    '20.7.16 2:38 PM (163.152.xxx.8)

    멋진 어머님

    오늘 아침 울컥했네요

    고맙습니다.

    두 분

  • 15. 언론개혁뿐
    '20.7.16 4:01 PM (125.183.xxx.190)

    언론개혁이 되기전까지 믿을건 김어준
    제발 언론개혁 쫌 빨리 하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1672 바퀴 나왔는데 지나간곳 물건 다 버리시나요? ..... 03:16:34 44
1591671 대학생 아들 귀가시간 1 엄마 03:12:57 50
1591670 삼성 자급제폰이 방금 도착했는데요. 1 때인뜨 02:19:57 410
1591669 궁금해요..기억의 오류?.... 2 ㆍㆍ 02:09:07 369
1591668 산낙지 좋아하는 외국인이 많은가요 6 정말 02:06:05 317
1591667 아파트 주차장에서의 곤란한일 7 .. 01:56:59 699
1591666 얼마전 120억에 거래된 장윤정 집 평면도 5 ..... 01:44:51 1,663
1591665 이태원 참사 진상 조사 하나요? 국회 01:38:02 148
1591664 한국어 미숙한 아이 목동 수학학원 3 54read.. 01:23:49 368
1591663 이런 사람 많나요? ㅇㅇ 01:22:31 241
1591662 중학생때 학군지 가고싶었던 마음 2 ㅇㅇ 01:09:22 491
1591661 김대호아나운서 집 8 오메 01:07:32 3,064
1591660 변호사님 계실까요? 동영상 초상권 문제요 5 초상권 01:06:16 857
1591659 그알 그 피해자분 영상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6 먹먹 01:00:25 1,061
1591658 저 이거 손절 당하는건지 봐주세요 ㅜ 6 손절 00:58:16 1,441
1591657 모임에서 합리적인 밥값 계산, 지혜 좀 주세요!! 10 헛똑똑 00:48:49 994
1591656 신혼부부 어디서 살지 1,2중 조언좀 부탁드려요!ㅠㅠ 19 안녕하세용용.. 00:47:11 916
1591655 하나 키우면 쉽게 사는 건가요 25 아이 00:42:21 1,775
1591654 트럼프는 딸에게 3 ㅇㄹㅎ 00:42:19 1,090
1591653 kt요금제 중 요고요금제는 뭔가요? 1 .... 00:28:21 197
1591652 내한 공연 많이 다니신 분들 누구 콘서트가 제일 좋았나요? 21 ... 00:05:38 1,563
1591651 남편이 한달전에 발톱을 부딪혀 멍이 15 이구 00:01:57 1,742
1591650 모종 그대로 키워도 될까요 6 화분 2024/05/06 697
1591649 땀 많은 분들 여름에 어떤소재 입으세요? 6 2024/05/06 849
1591648 전남편 학교 속이는 여자 7 ㅡㅡ 2024/05/06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