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나도, 각종 전염병이 돌아도,
발로 뛰는 우리 시장님이 어련히 잘하시겠지.. 마음 푹 놓고 살았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날것 같았던 박원순 시장님,
불과 1주일 전 뉴스쇼에 특별히 1일진행자로 나오셔서
특유의 소탈함과 의욕충만한 아재개그로 진행하실 때 열심히 댓글응원했는데요..
각국 대도시 시장들이 인정하는 소셜디자이너,
지자체장들이 베껴가기 바빴던 혁신의 아이디어뱅크,
겉만 번지르르한 전시행정이 아닌, 서민의 삶과 닿아있는 세심한 대민행정,
온갖 민원 챙기느라 밤을 지새우시던 그 뜨거운 열정과 애민정신을
이제 누구한테서 찾을까요.
앞이 캄캄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박원순표 비전과 행정이 절실한데 이제 우린 어쩌라구요.
저희 동네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섰고 우연히 시장님이 쓰신 책들을 읽고
이렇게 서민 삶을 위해 평생을 바쳐 신나게 사시는 분이 계셔서
이 사회가 그나마 굴러가는구나... 늘 시장님께 감사하고 응원했어요.
그래서 박원순펀드가 열리자마자 후원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참여했구요.
그냥 띵땅하셔도 되는데 당선직후 정직하게 환급해주셨죠. 겸손한 감사문자와 함께...
시청을 지날 때마다 우리 시장님 잘 계시라고.. 화살기도 보내곤 했어요.
시내 나들이갈 때마다 들렀던 서소문별관 13층 전망대 까페 다락!
'이렇게 덕수궁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좋은 공간은 시민에게 개방돼야 한다'며
사무실 한켠을 과감히 비우고, 싸고 맛있는 카페를 만드셨죠.
본관 9층까페에는 장애인 자립을 위한 까페가 아직도 있나요?
장애를 가진 바리스타 오빠가 만들어준 슬러시 맛있게 먹었던거 저희 아이가 아직도 기억하네요.
4-5년도 더 지났는데 시청 1층의 멋진 도서관보다 그 슬러시가 더 좋았나봐요.
시청 지하층도 쾌적하고 멋지게 만들어 시민에게 개방하셔서 각양각색 행사가 열렸고 공정무역 샵들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그곳에서 발굴된 유적지도 유리로 멋지게 보존해주셨죠.
군림하고 위압적인 시청이 아니라 그저 시민을 섬기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던 지난 10년이었습니다.
시장님 덕분에 서울 시민인 것이 늘 자랑스럽고 행복했어요. 외국인 친구에게 얼마나 자랑했게요.
특히 한양도성을 아끼고 복원과 보존을 위해 애쓰신 것도 알아요.
서울 구경 온 친구들, 외국인 친구들을 안내하며 성곽길 걸었는데
갈때마다 보기 좋고 걷기 좋아져서 시장님의 각별한 관심과 손길을 느꼈습니다.
역사해설사도 그러시더군요. 시장님 덕분에 성곽길이 되살아났다고.
결국 그곳에서 삶을 멈추셨네요. 그토록 애정을 쏟으신 그곳에서...
이 날벼락같은 이별이 너무도 야속해서 어제까지 울었지만
이제 이해하려해요.
시장님이 평생 헌신하며 닦아오신 그 아름다운 길이
추악한 미투프레임으로 더럽혀지느니 초개처럼 떠나길 선택하신 걸 충분히 이해해요.
무고한 조국 전장관이 지난 1년간 기레기들의 조리돌림과 온갖 흉악한 거짓소문과
검찰의 인격살해를 초인같은 힘으로 홀로 외롭게 버티는걸 우린 이미 목도하고 있으니까요.
그 몹쓸 짓을 순박한 시장님이 고스란히 당하는걸 보는 것도 못할 짓이었을거예요.
그래도 어제 시청분향소에서 시장님 영전에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그렇게나마 고개 숙여 작별인사를 인사드리고 나니 눈물도 비로소 멎고 조금은 담담해졌어요.
시장님, 나의 시장님!
시장님도 이제 편히 쉬세요.
남은 우리가 어떻게든 잘 싸워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