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형외과 수술받을 일이 있었어요.
사실 1년여 전에 정형외과에서 진찰받고 mri 까지 해서 무릎 반월상 연골파열로 진단받았는데
그게 제가 다친 경우와 같이 가장자리가 다친 경우에는 자가치유도 가능할 수 있대요.
조심하면서 6개월여 기다려보고 그래도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하자 했어요.
전 조심성 많고 뭐든지 보존적으로 하는 사람이라서
6개월이 아니라 1년을 기다렸는데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서
마침내 정형외과에서 다시 진찰받으니까 충분히 기다릴만큼 기다렸는데도 아직 통증이 있으니
자가치유가 되지 않은거 같다고 수술하자 했어요.
제가 다친 부분이 반월상 연골인데
정형외과 과장님이 제 생활스타일을 고려해서 최대한 봉합이 필요하면 연골봉합을 하겠다고 했어요.
그 말씀 들으니 힘들더라도 수술을 받아서 최대한 반월상 연골의 회복이 되게 하겠다는 결심 서더라고요.
무릎 수술이라서 척추마취와 전신마취 모두 가능한데 저는 전신마취로 하겠다고 했어요.
정형외과 교수님이 그건 마취전 평가에서 마취과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결정하는거라고 하더라고요.
직장 다니느라 시간 없어도 마취전 평가에 왔는데
마취과에서 진료 전에 무조건 척추 엑스레이를 찍어야 한대요.
저는 전신마취로 할거니까 척추 엑스레이 찍을 필요 없다고 해도 무조건 하래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척추 엑스레이를 또 찍었습니다.
드디어 마취과 선생님께 저는 전신마취로만 수술받을 것이라고 해도
자꾸 제 척추 눌러보면서 척추마취 좋아요~~ 하세요~~ 이래서나중엔 제가 이랬어요.
제 척추 자꾸 누르지 마세요.
저는 전신마취로만 수술 받을거고 척추마취로 한다면 수술받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그럼 알겠다고 전신마취로 하자고 하더라고요.
엊그제 오후 3:30에서 4:00 사이에 입원하라고 해서정확히 3:30에 원무과에 도착해서
입원서류받고 병실 배정받고 병동에 올라가니까아직 청소가 끝나지 않았다고
그 병동의 휴게실에서 있다가 30분 후에 오랍니다.
휴계실로 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실천되지 않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엘레베이터 타고 커피점에 가서 커피 테이크아웃해서
한적한 복도에서 커피 마시면서 시간 보내고다시 병동에 왔어요.
솔직히 그 시간에 오느라고 직장에서 일도 다 끝내지 못하고 왔는데
이렇게 시간을 죽이고 있으려니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어쨌건 병실로 가서 환자복 갈아입고 누워있는데
간호사가 간호사실로 와서 설명 들으라고 해서 갔더니 저보고 저녁밥을 먹을거냐고 묻더라고요.
오늘 밤 12시부터 금식이니 저녁밥은 먹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제가 너무/ 늦게와서/ 저녁밥 신청이 안된다네요.
그래서 저는 일찍 왔는데
청소 때문에 30분 후에 오라고 해서 그 시간에 다시 온거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가 클릭클릭.. 해보더니만 이미 다른 간호사가 제 저녁밥을 신청해놓은거 있더라고요.
어쨌건 그렇게 하고 다시 병실로 왔더니
이번엔 정형외과 인턴 선생님이 수술동의서에 서명 받으려고 왔더라고요.
그런데 그 선생님 말로는 다음날 아침 9시에 제가 척추마취로 수술예약이 되어 있다고
저보고 척추마취 동의서에 서명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수술 직후부터 마약성 진통제 들어갈거라고 그것에 동의서 서명하래요.
그래서 저는 척추마취로 수술한다면 지금 바로 퇴원할거고
마약성진통제 같은건 맞지 않겠으니 서명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런데도 이건 수술전에 모든 환자가 다 해야 하는거랍니다.
그래서 남들이 다 해도 저는 전신마취로만 수술받을거고
마약성 진통제는 맞지 않을 것이니 서명 안한다고 다시 말했어요.
제가 간호사실로 가서저는 전신마취 아니면 수술받지 않겠다고 마취전 평가에서 분명히 말했는데
왜 제가 척추마취로 예약이 되어 있는지 설명 부탁한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옆에서 전자차트 작성하고 있던 정형외과 2년차 레지던트 선생님이 나서서
그게 병원 시스템이 운영되는 방식이라면서
과 안에서는 제가 전신마취로 수술받는거 알고는 있지만척추마취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거래요.
그래서 저는 전신마취 동의서는 작성하겠지만 척추마취 동의서에는 서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마취전평가의 의무기록 복사를 요청했습니다.
입원 당일은 병실에서 그냥 누워 있는거라서 남편보고 집에 가서 자라고 했어요.
병원은 공기도 왠지 불편하고 해서 자다깨다 했어요.
새벽 5시에 간호사가 오더니만 제 수술 시간에 8시로 변경되었다는거예요.
그래서 남편 잠이라도 자게 최대한 늦게 전화하려고 6시에 전화해서 제가 8시로 시간이 변경되었다고 했어요.
남편은 7시 반에 병실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8시 반 되어서야 병실에서 수술실로 이동시키는 겁니다.
수술실 앞에 당도하니 수많은 수술예약환자들이 줄지어 침대차에 누워있더라고요.
그 사람들 다 들어가고 저는 9시 10분 되어서야 수술실로 들어갔어요.
이럴 걸 왜 8시로 변경되었다고 한건지.. 당췌 이해할 수 없어요.
어쨌건 수술 받고 다시 병실에 누워있는데정형외과 과장님이 회진오셔서 연골봉합은 하지 않고 절제만 했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실망스럽던지..
1년을 기다려도 낫지 않아서 정말 큰 결심하고 수술받는 것이고
먼저 교수님이 연골봉합 얘기를 꺼내서 동의한 것인데 왜 절제만 한 것인지 너무 서운하더라고요.
연골봉합도 하지 않았으니 저녁에 퇴원하겠다고 했어요.
저도 푹 누워서 며칠 쉬면 좋겠지만 제 직장일이 워낙 바빠서 그렇게 누워있을 수 없거든요.
연골봉합을 하지 않은건 어쨌건 이미 일어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마음먹었는데
간호사가 와서 어제 제가 요청한 마취전 평가 의무기록 사본 요청한거 아직도 원하냐고 물어서
오후 6시 경에 퇴원하기 전에 받고 퇴원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원래 오후 10시에 항생제 주사 들어가는게 예정되어 있는데제가 저녁에 퇴원하니 오후 5시에 놓아달라고 했어요.
또 다리가 불편하니 집에 가서 밥차려 먹기 힘드니까 저녁 먹고 퇴원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대학병원은 대강 오후 5시 반이면 저녁 배식이 시작되거든요.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오후 5시 반이 되도록 항생제 주사도 시작하지 않고저녁밥 배식도 시작하지 않고 있었는데
제가 가서 채근하면 기분 나빠할까봐 그냥 기다렸습니다.
저녁배식은 뭐 형편에 따라 늦을 수도 있는거죠.
어쨌건 저녁 배식은 6시 10분에 시작했는데 항생제 주사는 6시 40분에 시작하더라고요.
그게 링겔 주사 타고 다 들어갈 때까지 1시간 여 또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때 간호사가 퇴원수속 하라고 해서 남편이 원무과에 가서 퇴원수속 했어요.
간호사가 다시 와서 제가 의무기록 요청한 것이 퇴원수속할 때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미 퇴원수속을 해서 차트가 내려갔다는거예요.
그러니 그 의무기록을 받으려면다시 전화로 진료예약을 하고진료예약한 날짜에 와서 진찰을 받고
다시 의무기록 사본을 요청해서의무기록과에 가서 받아가라는겁니다.
어휴.. 이게 말이 됩니까?
더군다나 수술 후에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사람에게??
너무 기가 막혀서 제가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말했어요.
저는 어제 의무기록 사본 요청했고, 오늘 다시 확인했는데왜 이것이 되지 않는 것인지..
애초 전신마취로만 수술받겠다고 했는데 왜 척추마취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했던 것인지..
이것이 저로선 이해되지 않고
현실적으로 지금 목발 짚고 다니면서 의무기록 사본 때문에 제가 불편을 더 감수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으니
지금 차트를 다시 올려서라도 의무기록 사본을 달라고 했어요.
간호사가 알겠다고 하더군요.
어제 저녁 9시에야 의무기록 사본이 왔습니다.그러고 집에 갔어요.
수술받고 아픈 다리로 목발 짚으면서 퇴원한 것만도 힘든 일인데
병원 시스템 문제로 몇번이나 오류 일으키면서 시간 지체되니 더더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연골봉합을 안 한게 참 서운해요.
긴 하루를 보내고 목발짚고 집에 와서야 욕조에 누워서 수술받은 다리를 욕조 난간에 받히고 머리감고 목욕했어요.
그제서야 개운하고 몸에서 수술냄새가 사라지는 거 같았어요.
참.. 근데 수술 받았으니까 통증이 있기는 있는거지만
마약성 진통제는 전혀 불필요하다고 봐요.
솔직히 이런 정도의 통증은 타이레놀 만으로도 가능하지 않나 싶네요.
퇴원약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있어서 그거 먹고 있어요.
수술 받으면 통증 있는거야 뭐 당연한거 아닐까 해요.
뭔 마약성 진통제를 이리 남발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