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데려온 새끼길고양이가 죽게 되었던 경험

ㅇㅇ 조회수 : 2,333
작성일 : 2020-07-07 20:01:47

앞서 글을 보니 고양이라는 동물이 그렇게 여리고 예민한 동물들인데..
밖에서 서로 죽도록 싸우면서 사람한테 쫓기고, 학대당하고
그러면서 삶을 이어가야하니 얼마나 힘들었을지...미안합니다ㅜ


밑에 고양이가 미용받다가 죽은 글을 읽고 제가 겪은 고양이에 관한 경험이 생각나 슬프고 자책이 돼서요..

***끔찍한 얘기일 수도 있으니 원치않는 분들,
노약자. 임산부는 글을 읽지말아주세요 ***

그 원글님같은 사고는 아니었지만, 예전에 길가에 혼자있던 새끼 길고양이를 제 자의로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데려와서
집에서 키우려한 적이 있었거든요.

(오랫동안 지켜봐도 어미가 안보이고..밥도 못먹는것 같길래
어미에게서 버려진 줄 알고 제가 데리고 왔어요)


그런데 이전에 길렀던 경계가 쉽게 풀리던 고양이들과는 달리,
이 고양이는 상상 이상으로 경계가 심했어요..일주일도 넘게.ㅈ

그리고 고양이를 상의없이 데려왔다는 부모님과의 의견차로 다툼이 됐고,
며칠뒤 걔를 케이지에 넣어 정원 쪽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밤마다 큰 도둑냥이가 와서 괴롭히는거예요...
무슨 일이 날까 겁이 나서, 부모님한테 얘를 안으로 들이자 해도 안된다고 하고..
그래서 걱정을 안고, 울며 겨자먹기로 신경곤두세우공마음을 졸였는데..

큰냥이 소리가 나면 잠을 설치며 문밖으로 뛰어나가 쫓아내기도 하던 며칠째..

큰 도둑냥이가 다시 온 밤에 케이지에서 공격당하다가
새끼가 발버둥을 쳤던 모양이예요...그대로 새끼냥이 줄에 목이 걸려죽었습니다.
하필 그날 잠에 들어있을때 정말 아무 소리도 안났었는데..ㅜ 


(여기서 끔찍. 혐오 주의 바랍니다)

다음날 아침에 냥이가 배를 뒤집고 눈을 부릅뜬채로 끔찍하게 죽어있는 모습을 봤어요.
너무 잔인한 광경이라.. 소리를 질렀고...ㅜㅜ
비참한 광경에 눈을 뜨고 보질 못하고 덜덜 떨었는데


엄마가... 얘는 큰놈한테 공격당해서 여기저기 물어뜯긴채로 죽은거 같다고 하더라구요...ㅜㅜ

(리얼한 묘사 죄송해요. 이번 글읽고 마음에 꾹꾹 담아뒀던게 생각나서요.)

수년전에 있었던 일이라, 죄책감이 심해서 여기서도 글을 한번 쓸까했는데 못했어요.


여기는 애묘인들이 많은 곳이라, 제 탓을 하고 나무랄것이 불 보듯이
연상되어서이 나서 무섭고 감당이 안됐거든요.

근데 마음은 늘 무거웠어요.


엄마는 우리집에서는 동물을 키우면 잘 안되는거 같다고 하시고..
저도 불쌍하다고 오기로 데려온 애가 이렇게 된게 너무 미안하고
원망도 하고 자책이 되었습니다ㅜ


사고 후에 정원 한켠에 묻어줬는데, 거길 볼때마다 죄책감이 되살아나고 괴로운건 여전해요.
걔가 저의 무지로 인해 죽은 이유도 있어서...



미용받은 뒤에 갑자기 잘못되었다는 고양이 글을 보니까
너무 놀랐던 그때 일도 생각나고..

고양이가 상상 이상으로 여리고 예민한 생물인데
내가 너무 둔감하고 무지했구나 싶어요.

글을 보면서 미안하고 괴로웠던 당시도 떠오르고 마음이 편치 않아서
이런 글이 환영 못 받을꺼 알면서도 죄책감 반으로 글을 써봅니다..

죽은 그 아이에게라도 제발 용서받을수 있기를 바래요.
IP : 110.70.xxx.22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ㆍㆍ
    '20.7.7 8:05 PM (14.55.xxx.149) - 삭제된댓글

    정말 끔찍한 얘기네요. 괜히 읽었어요. 이렇게 쓴다고 죄책감이 없어질것도 아닌데, 왜 굳이 쓰셨는지. 읽을 이들 마음이 걱정되네요. 괜히 읽었어요

  • 2. ㅇㅇ
    '20.7.7 8:07 PM (110.70.xxx.220)

    글 앞에 미리 주의 표시를 달았었는데... 죄송해요.
    끔찍한 글이 될수도 있다고 맨앞에 다시 적을게요.

  • 3. ...
    '20.7.7 8:12 PM (222.112.xxx.59)

    밖에서 키울거였으면 그냥 데려오지 마시지

    인간의 욕심으로 야생인 애 데려다가 마당에 묶어놓고 다른 길냥이한테 물려죽게 했네요

  • 4. ㅇㅇㅇ
    '20.7.7 8:15 PM (110.70.xxx.220)

    네 저도 스스로 그런 생각해요.
    근데 제방에 데리고 있었는데, 굳이 밖에 내놓으라면서
    뭐라던 부모님한테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런 맘도 있어요 사실.

  • 5.
    '20.7.7 8:15 PM (222.236.xxx.78) - 삭제된댓글

    님이 안데려왔어도 죽었을거 같아요. 케이지 안에 있는 양이도 죽이는데 밖에 있는 새끼 고양이가 어찌 살겠어요.
    보호소를 보내도 안락사되기도 하고요.
    털어놓고 마음에 평화를 얻으세요. 전 어릴때 인형인줄 알고 노란 눈 부룹뜨고 죽어 있는 비에 젖어 떨이 선 고양이를 자세히 다가가서 본적이 있어요. 누구에게 말하기도 싫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고양이를 끔찍하고 징그러운 광경이라 생각하지 않고
    내가 본건 그냥 한생명체가 이세상에 남기고 간것일 뿐 그리 끔찍한게 아니다 생각하니 좀 편해졌어요.
    님도 내탓이고 그모습이 너무 끔찍하다 계속 생각하기 보다는 그새끼 고양이 예뻣던 모습을 기억하며 다음생에는 꼭 지켜주겠다 생각하세요.

    그 트라우마가 반백살이 된 지금도 남아 있어요.

  • 6.
    '20.7.7 8:18 PM (222.236.xxx.78)

    님이 안데려왔어도 죽었을거 같아요. 케이지 안에 있는 양이도 죽이는데 밖에 있는 새끼 고양이가 어찌 살겠어요.
    보호소를 보내도 안락사되기도 하고요.
    털어놓고 마음에 평화를 얻으세요. 전 어릴때 인형인줄 알고 노란 눈 부룹뜨고 죽어 있는 비에 젖어 떨이 선 고양이를 자세히 다가가서 본적이 있어요. 누구에게 말하기도 싫을 정도였어요.
    그 트라우마가 반백살이 된 지금도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그고양이를 끔찍하고 징그러운 광경이라 생각하지 않고
    내가 본건 그냥 한생명체가 이세상에 남기고 간것일 뿐 그리 끔찍한게 아니다 생각하니 좀 편해졌어요.
    님도 내탓이고 그모습이 너무 끔찍하다 계속 생각하기 보다는 그새끼 고양이 예뻣던 모습을 기억하며 다음생에는 꼭 지켜주겠다 생각하세요.

  • 7. ㅇㅇ
    '20.7.7 8:26 PM (110.70.xxx.220)

    윗님..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으셨네요.
    나쁜 기억을 해탈하셨다고 생각했는데, 비슷한 괴로움을 목격한 것에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죽은 고양이를 보게 된것이 두렵고 힘든 경험이었을거 같아요. 어린 마음에 얼마나 상처였을까요.

    전 진심으로 걔를 살리려고 데려왔는데, 제 부주의로 죽은게슬퍼요.
    그렇다고 밖에 있어도 죽었을 것이다,, 흔한 어른들이 보이던
    이런 반응은 하고싶지 않았는데, 결국 나자신을 위해 그래야 했어요. 내 어설픈 양심ㅜㅜ

    그때의 죄책감으로 가끔 길냥이들에게 사료를 챙겨 주고있는데..그건 그것대로 복잡해요.
    내 능력이 안돼서 다 도와주지 못하고.. 몇마리는 외면해야하고..
    가끔 도망치는 애들. 도망치다가 눈치보며 울고
    밥달라고 슬금슬금 오면 밉기도 하고요.
    인간의 심리란 정말 간사하고 이기적이다 싶어요.

    근데 고통은 느낄수록 배가 되어서 돌아오니..저도 이제
    스스로를 그만 괴롭혀야겠어요.

  • 8. 저도
    '20.7.7 8:32 PM (112.145.xxx.133)

    비슷한듯 아닌듯 트라우마가 있어요
    지금도 마음이 힘들시만 지금 할수 있는것에 집중하려해요
    길냥이 사료를 정해진 곳에 일정량을 두려 몇년 째 멀리 산책 겸 다니고요 한여름에는 물그릇도 두고요
    내 고통은 내 몫이고 할 수있는건 지금 살아있는 길냥이에게 사료를 주는거라 믿으려 애쓰면서요

  • 9. ㅇㅇ
    '20.7.7 8:43 PM (110.70.xxx.220) - 삭제된댓글

    여러분들 글도 읽고..제 씁쓸한 경험들도 비춰보면
    세상이 원하는대로,바라는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진짜 원하는걸 얻기엔 힘겹기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물이 나네요. 사는 과정이 생명은 쉽게 죽고, 잔인한 모습
    들을 보게 되고, 생이별하듯 헤어지는 만남과 채워지지 않는
    공허에... 살아만 있는것도 무지하게 힘들어서..

  • 10. ㅇㅇ
    '20.7.7 8:45 PM (110.70.xxx.220)

    여러분들 글도 읽고..제 씁쓸한 경험들도 비춰보면
    세상이 원하는대로,바라는대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진짜 원하는걸 얻기엔 힘겹기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물이 나네요. 사는 과정이 생명은 쉽게 죽고, 잔인한 모습
    들을 보게 되고, 생이별하듯 헤어지는 만남과 채워지지 않는
    공허에... 세상 모든 것이 괴롭고 힘들어보이네요.
    살아만 있는것도 무지하게 힘든 거라서...

  • 11. 트라우마
    '20.7.7 8:50 PM (116.41.xxx.141)

    잊으시고 편히 지내셔도 되요
    그래도 새끼냥이 안버리고 끝까지 책임지다 벌어진 일인데요 뭘
    그래도 아기냥이 주검을 봐버렸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ㅜ
    밥주다 보면 아기냥이들 조금만 크면 바로
    덩치큰 늙은 수컷들에게 맨날 성적으로 육체적으로 위협느까고 살더라구요
    맨날 숲으로 나무우ㅏ로 도망다니고 ㅜㅜ
    그런거보면 또 밥주는게 뭔 의미가 있나 싶기도하고 ㅜㅜ

  • 12. ㅇㅇ
    '20.7.7 8:52 PM (110.70.xxx.220)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는 분도 있군요..
    생명은 쉽게 잘 죽고, 덧없이 가는거 같아요.

    의연하게, 건조하게 이겨내려고 하시는 모습에서..삶의
    모습을 배우게 됩니다. 전 수시로 과거일을 곱씹고 회상
    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든요. 님은 내 할일을 하고 집중하면서
    노력으로 애쓰시는군요..

    그 이유가 죄책감이든 무엇이든,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라
    잘하고 계신다 말하고 싶습니다. 한마리라도 더
    밥을 챙겨서 목숨을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ㅠ

  • 13. ㅇㅇㅇ
    '20.7.7 9:01 PM (110.70.xxx.220)

    트라우마를 잊고 편히 지내라 말씀해주신 님 감사합니다.
    그 장면이 충격적이고 많이 힘들었어요..
    무슨 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하고 실감이 안나서...

    걔가 그렇게 간 데는 지겨주지 못한 제 탓도 있었으니
    죄책감이 있어서 지워지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다음에 태어난데도 이런 제가 지킬수가 있을지...

    이기적이었다가도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계속 이럴꺼 같은데 애써볼게요.

  • 14. ㅇㅇㅇ
    '20.7.7 9:07 PM (110.70.xxx.220)

    길냥이 얘기를 들으니까..자연계에서도 원치않게 강제로 임신하는 새끼들도 있는거 같고..
    저도 조금 큰 새끼냥이가 큰 수컷에 짝짓기 문제로 괴롭힘
    당하는걸 목격한 것 같아서 기분이 영 그랬어요.

    그래도 밥을 줄사람이 없어 내내 배 곯는 것보다는 얘들의
    생명을 유지시켜줄 정도로 밥을 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진지하게 말씀드렸지만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시고,
    그들과 우리 앞날을 위해서 기도라도 해요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0306 남편 사랑이 식었어요!!! 18 까칠마눌 17:13:48 5,052
1580305 휴대용 독서대 1 ... 17:12:55 408
1580304 방광염이 자꾸 재발해서 검사했더니 방광염이 아니고 16 .... 17:11:52 5,207
1580303 애 간식으로 유부초밥 해 놨는데 안 먹었어요. 6 ... 17:10:25 1,654
1580302 조국신당 박은정은 다단계 피해자 22억 꿀꺽 하는건가요? 29 ㅇㅇ 17:10:22 1,543
1580301 서아랑씨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어제 갑자기 이상해진 쇼핑호스트 2 쇼핑호스트 17:07:02 943
1580300 이마주름엔 뭐가 제일 나을까요? 1 ㅇㅇ 17:04:16 614
1580299 수유시장 장보기 추천물품 알려주세요 7 17:03:32 536
1580298 세종시 김종민 검찰정권 심판,정권 교체에 앞장선다고 7 소중한투표권.. 17:02:26 863
1580297 이효리 고현정은 스타중에 스타네요. 4 스타 17:01:24 3,422
1580296 군대 가면 휴가 얼마만에 나오나요? 4 군입대 17:00:36 561
1580295 오늘 걷기 운동 어째야 하는지 5 ㅇㅇ 16:59:47 1,560
1580294 투표했어요 3 urinar.. 16:57:54 599
1580293 경계선 지능 아이... 장기적으로 미국에서 사는데 아이에게 더 .. 17 경계선 16:57:45 3,673
1580292 공부때문에 오늘 퇴사했어요 8 ㅇㅇ 16:57:16 3,051
1580291 목에 세로 주름 14 16:48:26 2,168
1580290 한동훈이 목숨거는 이유 28 16:43:04 4,474
1580289 고등수학 rpm과 쎈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5 궁금 16:42:53 648
1580288 아이돌과 김대호 얼굴크기 ㅋ 10 ㅋㅋ 16:42:11 2,969
1580287 얻어 먹는게 습관인 종교인 11 백수한량 16:39:37 2,426
1580286 세탁편의점에 니트 맡겨도 될까요? 2 ... 16:36:09 357
1580285 심장병 노견 키우시는 분 계신가요 15 .. 16:35:50 553
1580284 딸래미 때문에 울컥 8 딸래미 16:31:50 2,827
1580283 미세먼지 아직도 심한가요? 5 .. 16:30:08 1,387
1580282 저는 무슨 타입의 피부일까요?ㅜ 1 ... 16:29:35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