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장 이야기 읽어보셨나요?
임시 계약직 노인장 을 줄여 부른다는 임계장.
지은이는 공기업에서 오래 근무를 했고. 지방 어딘가에서 살다가 퇴직금을 일부 정산 받아 집을 샀고.
딸의 혼사에 저축을 썼고, 퇴직을 해야 하는 순간 아들이 로스쿨을 간다고 선언하자.
임시 계약직 노인장이 되었어요.
그간 여러 일들을 전전하고 아파트 경비를 하며 겪은 일들을 쓴 책인데.
처음엔 아 노인들의 삶을 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호감을 가지고 책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첫 장부터 마음에 턱 걸리는게 있었어요.
38년 공기업 근무.
평균적으로 생각해서 보통의 또래보다 많이 벌고 안정적인 삶을 살았을텐데.
왜 저리 저축과 돈이 없을까. 왜 미리 집 한채 장만하질 않고 있었을까. 삶은 다양하고 예기치 못 한 변수가 있다지만.
공기업을38년씩이나 정규직으로 다녔는데 퇴직 가까워서야 겨우 집을 마련했고 작은 도시에 살아 대도시의 집을 마련해야 했는데 그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몰랐다
라는 부분에서 젊어서 꽤나 자식들과 돈 신나게 썼던건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고.
10살 차이나는 "아들"이 전문대학원을 간다는 이야기에 자신이 일을 더 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대체 아들은 부모의 상황을 알긴 하나. 스스로 돈 벌어 로스쿨 다니는 애들도 얼마나 많은데 이게 아들이 아니었으면 저 사람이 정말 저만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구나 둘의 학자금대출도 있다네요.
공기업은 우리가 알듯 그리 신의 직장이 아닌걸까요?
전 이 미싱링크가 궁금하더라고요. 최저임금으로 이런 저런 직업들을 전전해야 할만큼 공기업이 퇴직후의 삶을 전혀 보장해주지 못 하나요?
요즘 젊은 세대들이 돈을 얼마나 악착같이 모으고 돈에 집착하며 대졸대기업 부부들이 허리띠 졸라매고 서울에 집을 사는 지..를 왜 어른 세대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 하고.
집값 부동산 등에 저리 무지한지 어느면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하더군요.
저 말도 안되는 낙관. 나 정도면 늙어도 별 문제 없이 살 수 있겠지. 노후는 어느정도 되겠지 하며 젊어서는 적당히 즐겁게 살고 애들 대학학자금도 없고 그것도 다 대출 받고.
부동산 준비도 안 하고 퇴직금 땡겨 그제야 자기집한채 마련하고 막상 퇴직하곤 퇴직금도 거의 없는.
그런데 아 아빠는 공기업 다니고 아빠만 믿어라는 허세로 살았으니 아들이 그나이 되도록 자기 대학원비를 아빠에게 부탁하는. 그런 상황.
전 40대인데 진짜 남편이랑 열심히 모으고 노후대비 하고 자식 성인 이후를 대비하는데.
더 열심히 해야 겠단 생각이 드는 책이네요.
그리고.
이런 글조차 쓸 수 없는 노인 노동현장으로 간. 대학도 못 가본. 공기업은 근처도 가 보지 못 한 훨씬 많은 여성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을.
그는 제대로 알까.하는
호감가지고 읽기 시작했다가 다른 마음이 들어버린 책의 소감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