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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베스트 시모글 읽다가

ㅇㅇ 조회수 : 4,237
작성일 : 2020-06-08 10:23:25
저도 같은 경험 있어서 글을 쓰게 되네요. 

남편과 이혼이야기가 나오던 당시
큰애는 3살, 작은애는 갓난쟁이였어요. 

부부싸움 대판하고 부산 사는 시모가 서울까지 올라와서
중재한다면서 하는 말이

"네가 빠져주면 나는 좋지. 내 아들이 버는 돈으로 애들 기르고 호강하며 살련다."

딱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그때 머리가 차게 식더라고요.
대체 내가 뭔 소리를 들은 거지? 싶고. 
저 말이 친모가 할 소린가도 싶더라고요. 

그때 시모 나이가 58이었어요. 
초졸이라 스무살 되기 전에 남편 낳았던가.. 그래요. 
시부 돌아가시고 평생 경제 능력 없고, 자존심은 높아서
마이너스 통장으로어찌저찌 사는데
개룡 아들이 생활비는 줄테니까
눈엣가시같았던 며느리는 빠져주라 이거였죠. 

간을 보니
며느리에게 간이고 혼이고 쏙 빼줄 것 같던 아들이 
지금은 이혼한다고 길길이 날 뛰고 있으니까
시모 본인이 끼어들어 어부지리 보기 딱 좋다고 생각했나봐요. 

그길로 시모를 부산으로 돌려보내고. 
남편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어요. 
시모의 본심을 들으니까 남편을 동정하게 되더라고요. 

엄마라는 여자는 자신의 일신의 안위를 위해서
아들 가정 깨는 것도 불사하는구나.

그 뒤 이런 저런 일을 겪고 잘 살고 있습니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인데.
간섭 피하려면 만혼이 일상화 돼야해요. 

그땐 시모도 50대 후반이라 팔팔했고
뭐든 할 수 있을 것처럼 혈기 왕성했죠. 

십수년이 지난 지금 
시모는 70을 앞두고 있고
기력 빠진 노인이에요. 병원 들락거리기 시작했죠.  

지금와서 아들부부가 이혼한다면 
선뜻 애들을 맡으려 할까요?
아니라고 봐요. 
본인 한몸도 귀찮은데 무슨 애들 치닥거리를 합니까?




IP : 211.231.xxx.229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덕분에
    '20.6.8 10:26 AM (223.33.xxx.226)

    이혼피하고 잘사시네요. 자식 이혼한다면 저런 방법이 있네요

  • 2. 저아는집도
    '20.6.8 10:29 AM (223.33.xxx.129)

    시모가 애키울테니 당장 이혼하라니
    어머님 자식 이혼한다니 말리지도 않고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 원망하더니
    그후부터 싸우면 이혼한다 안한다네요

  • 3. 원글
    '20.6.8 10:31 AM (211.231.xxx.229)

    그게 시모 전략이 아니라 본심이었어요. 2박 3일 머물면서 계속해서 교묘하게 본심을 피력하더라고요. 새 며느리 들일 생각으로 기뻐하면서요. 그뒤로 고부관계는 사무적이 되었고, 피차 바라는 게 없으니 편해졌습니다. 전화위복이네요.

  • 4. ㅡㅡ;;;
    '20.6.8 10:32 AM (70.106.xxx.240)

    님 시어머니가 고단수네요

  • 5. 다떠나서
    '20.6.8 10:32 AM (175.214.xxx.205)

    시모시누 ㅈㄹ해도 남편만 내편이면 아무문제 없어요
    저도 지금껏 시모랑 아래시누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남편만 줄기차게 바라보는데. .제가전업이니 속터지죠.
    하지만 마마보이였던. .애생기니. . 제편되던데요 ㅎ
    지혜롭게 이겨나가요.
    내가정은 내가지켜야죠.

  • 6. 덕분에님
    '20.6.8 10:32 AM (223.39.xxx.149)

    글해석이 이상한듯.
    저 시모가 무슨 혜안을 가지고 자식 이혼을 막은건 아니죠.
    바닥을 드러낸걸 원글이 캐치해서
    먹잇감이 되지 않았을뿐.

  • 7. 원글
    '20.6.8 10:33 AM (211.231.xxx.229)

    그리고 이혼전에 끊임없이 이간질하면서 남편 부추킨 사람도 시모예요. 몇달만에 서울 아들집에 올 때마다 연락없이 오고, 주말에는 지방까지 부르고요. 며느리가 살림을 못한다, 너 반찬도 안 챙겨주지? 아침 밥은 차려주디? 하면서 어쩐다 저쩐다 계속 바람 넣고 이간질했거든요. 아들, 내가 널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데. 그러고 사니? 이런 말을 수시로 했어요. 저는 그때 갓난쟁이 출산하고 정신 없을 때였어요.

  • 8. 원글
    '20.6.8 10:34 AM (211.231.xxx.229)

    이혼전->이혼한다고 난리치며 갈등하기 전부터

  • 9. ..
    '20.6.8 10:35 AM (211.205.xxx.216) - 삭제된댓글

    만혼이 일상화?
    일상화라는건 어떤일을 매일반복시켜일상으로 만드는걸말하는데.
    무슨뜻이신가요?

  • 10. 만혼
    '20.6.8 10:37 AM (175.117.xxx.202)

    만혼이라고쓰신게 나이많은결혼해서 시부모가 늙어 빨리죽으면 갈등없단소리로 쓰신듯한데 저희남편 40에결혼했고 지금 50인데 90다된 시부모님 너무 펄펄하시구만요? 명줄은 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 11. ㅇㅇ
    '20.6.8 10:43 AM (59.7.xxx.155)

    울 시모도 70 중반인데
    아들며느리만 보면 아프다가도
    주 2회씩 등산 ... 산꼭대기까지 갔아오심..ㅎㅎ
    옛날 사람들이 체력이 더 좋아요.
    결혼할 집이면 시모인성도 보는게 맘편함.

  • 12. ㄴㄴ
    '20.6.8 10:51 AM (211.46.xxx.61)

    아무리 못배웠어도 그렇지 저런 말을 며느리한테 대놓고 한다구요?
    진짜 생각이 없어도 너무 없는 무식한 시모네요
    욱하는 며느리였으면 벌써 이혼하고도 남았겠어요
    원글님이 잘 대처하셔서 이혼안하고 잘 사신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 13. 아..
    '20.6.8 10:52 AM (125.177.xxx.4)

    만혼이 답이란 뜻은...체력얘기가 아닌거죠??
    저도 젊은??연세는 젊지않았으나 사고와 기력이 너무 젊으신 지금보다 젊은시절의 시어머니가 너무 어른이 아니셔서 그후로 오랫동안 시달림받고 살았더랬죠.
    지금은 연끊고 살지만 중간어느지점이 오면 남편도 불쌍해요..부모가 기대하는데 돈뿐인 자식도 참 안됬잖아요. 근데..결혼할때 우리가 어떻게 알까요 ㅠ 남편도 모르고 결혼했는데...시댁어른의 사고까지...

    전 외려 결혼하고보니 결혼이 정말 무서운거..어려운거였는데 겁없이 했구나 싶어서 제 아들딸 결혼시키기가 무서워요

  • 14. 이러니
    '20.6.8 10:57 AM (223.39.xxx.146)

    저러니 해도 이혼얘기 나오는건 본인들 잘못이죠

  • 15. 전 정말
    '20.6.8 10:58 AM (112.151.xxx.122)

    가장 이해 안되는게
    성인이 돼서 부부문제는
    부부끼리 해결하는게 정답이다 하면서
    이혼을 하네 마네 하면서
    어른들에게 알리는게 가장 웃기는것 같아요
    이혼안하고 다시 같이 살때
    부끄러울것 같아요
    성인끼리 이혼을 해야 한다면
    부부 둘이 얘기 다 끝내고
    양가에는 통보만 하는게 맞는것 아닌가요?
    미성숙하긴 원글님 부부가 한수 위인것 같은데요?

  • 16. 욱하는 며느리
    '20.6.8 11:00 AM (59.8.xxx.220)

    접니다ㅎㅎ
    시모 저딴소리 비스므리 하길래 그 자리에서 당장 말씀하신대로 하겠다하고 일어났습니다
    저는 시모 본심이라 믿었고 저 또한 본심이었고요
    남편이 저없음 못사는 모지리라 지엄마 놔두고 저 따라 졸래졸래...
    제 시모도 50대땐 하늘아래 본인이 젤 장난줄 알고 사셨죠
    지금은 그때 패기 부린거 미안해하고 저도 받아주고 모지리 아들 제발 좀 데려가라 눈치도 주며 기냥저냥 삽니다ㅎ

  • 17. ...
    '20.6.8 11:04 AM (59.151.xxx.33)

    원글님은 남편이 그래도 뼛속깊은 마마보이는 아니고 단지 부추김만 당한거였을뿐 원글만 정신똑바로차리면 이혼안하고 살수 있었던 환경이었던 거네요
    베스트글 남편은 태생적인 마마보이던데 원글님은 그나마 다행이에요
    이런거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건지 정말 모르실거에요
    얼마나 소름끼치고 무서운일인지

  • 18. ....
    '20.6.8 11:05 AM (1.225.xxx.29)

    저희 시어머니는 이혼얘기까지는 아니지만 본인 자식한데 안좋은 상황인데도 본인 욕심만 챙기시는 분이세요.

  • 19. ...
    '20.6.8 11:11 AM (59.151.xxx.33) - 삭제된댓글

    베스트글처럼 갈때까지 치달은 경우 아니더라도 애봐줄께하면서 며느리 간빼먹고 사는 시모들 많죠
    육아제도는 점점 좋아져서 휴직해도 눈치안보는 사회가 되어가고, 4시퇴근해서 애볼수 있는 직장도 한정적이지만 확대되는 추세이고
    근데도 부득부득 일하라 복직하라
    늙어서 약아빠져서 애들 좀크면 엄마 찾는거 아니까 그때도 자기를 필요로 하도록 애들하고 애엄마 이간질시키고
    정말 나빠요
    그런 할머니들 말년이 아주 안좋게 병들어 죽으세요

  • 20. ...
    '20.6.8 11:12 AM (59.151.xxx.33)

    베스트글처럼 갈때까지 치달은 경우 아니더라도 애봐줄께하면서 며느리 간빼먹고 사는 시모들 많죠(애들은 실상 어린이집이 봐주죠)
    육아제도는 점점 좋아져서 휴직해도 눈치안보는 사회가 되어가고, 4시퇴근해서 애볼수 있는 직장도 한정적이지만 확대되는 추세이고
    근데도 부득부득 일하라 복직하라
    늙어서 약아빠져서 애들 좀크면 엄마 찾는거 아니까 그때도 자기를 필요로 하도록 애들하고 애엄마 이간질시키고
    정말 나빠요
    그런 할머니들 말년이 아주 안좋게 병들어 죽으세요

  • 21. ,,
    '20.6.8 11:18 AM (70.187.xxx.9)

    이혼한다면서 시모 불러 들이는 남편 보면 놀랍진 않네요. 그리고 본인 자식을 누굴 낳아주네 마네 하는 여자들이 더 골때려요.

  • 22. 호이
    '20.6.8 12:48 PM (222.232.xxx.194)

    베스트글과는 상황이 너무 달라요
    일단 지방에 떨어져 살고 남편이 아내 좋아하고 거의 모든 부부가 출산직후부터 돌까지 부부관계가 아마 인생최악일 겁니다.
    베스트는 옆에 붙어살고 남편 마마보이에 시모와 자식 둘까지 편먹고 아내 핍박함

  • 23. ㅇㅇ
    '20.6.8 1:12 PM (223.62.xxx.17) - 삭제된댓글

    어쨌든 시어머님 현명하시네요.
    며느린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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