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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어제 우울증 남편 글썼던 원글이예요

로미 | 조회수 : 4,129
작성일 : 2020-06-02 09:46:32
어제 글 올리고서 댓글을 다 읽지 못했는데 오늘 읽었어요.
많이 조언들 주셨고 어떤 댓글은 저를 비판하셨는데 
그런 댓글까지도 왜 그리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이상하게 덜 외로워졌어요. 그래서 여러 번 읽었습니다.
고마워서 글 한번 더 씁니다. 

제가 결혼이 늦었는데 되게 외로워서 결혼했어요.  
그 전에도 살뺀다, 남자 만나고 싶다, 결혼하고 싶다, 결정사 해본다
이런 글들 여기에 올리고 조언들 해주셨었어요. 

남편이 우울증인건 알았지만 그래도 자기 건사할 돈은  있고 저에게 따뜻한 사람이어서 결혼했는데 
제가 남편을 훨씬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남편은 결혼을 별로 안하고 싶었는데 저를 위해서 제가 너무 외로워하고 결혼을 원하니까 고민많이 하다가 결혼해준?
그래서 저도 남편에게 맞추려 노력하고 여러모로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남편이 순하고... 싸우는 걸 되게 못견뎌하고... 이렇게 착한 면이 있고 동시에 무기력하고 우울해하고.. 
왜 그런 남자랑 결혼했냐 하시지만, 저는 제가 돈 벌 능력은 있는데 남자는 잘 따르지 않았어요..(못생기고 뚱뚱하고..)
그래서 너무 외로워서 남자가 옆에만 있어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남편이 결혼을 별로 원치 않았는데 내가 절실해서 할수없이 했다, 라는 느낌이 항상 있다는게 
저에게 생각보다 굉장히 큰 무게로 다가오네요. 그가 예전에 한번 그렇게 말하고 그 후로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는데 
제 마음 속에 늘 깔려있어요. 

지금 겪어보니까 남자가 좋아해서 결혼해야 좋은게 맞긴 한 것 같아요. 그게 서로 속편할듯 해요.
근데 그렇다고 세상사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라, 제가 더 좋아한게 오답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제 주위에 다른 남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요. 
이 남자가 내 운명이다 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신혼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점점 더 어려워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웃긴게, 그래도 이 남자 덕분에 나는 결혼식이라도 해봤고 결혼반지도 끼고 다니고 
남들 앞에서 더 이상 노처녀 소리도 안듣고... 이런 거에 고마운거예요. 
괴로워도 혼자 괴로운 게 아니라 이 남자 때문에 괴로운게 차라리 나은 거예요. 
그리고 남편도 나름의 노력을 계속 하는게 보이거든요. 저는 그걸 자꾸 보려고 하고... 
그런데도 어제 남편이 그렇게 퇴행적인 행동을 하니까 놀랍기도 하고, 
역시 나는 아주 많이 양보하고 있는데 그는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부담으로 느끼고 있구나.. 싶고.
근데 지금 남편은 자기 수준에서 나름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남편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더라구요.
그냥 제가 감당할 몫이...제가 받을 사랑이 그 정도이구나.. 체념하게 돼요.
제가 사랑, 결혼 이런거에 너무 환상이 있었나봐요. 되게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바랐거든요.

말씀들 해주신대로 독립할 생각도 늘 하고 준비하며 살고 있어요. 저 능력도 있고요. 
연애하고 결혼하면서 한 80%는 남편에게 의지했던 것 같은데 
이제 80% 내 인생, 20%만 친한 친구 아껴주듯 남편 곁에 제가 서있어주려고요. 
그렇게 자꾸 생각하고, 내가 이 남자의 친구가 돼주자, 그리고 나는 내 삶을 살자, 이렇게 다짐하고 있어요. 

주위 결혼안하시고도 외로워하지 않고 잘 사시는 분들도 많던데 
저는 그냥 정신적으로 디폴트가 외로움인가봐요.
결혼하신 다른 분들도 외로우신가요? 궁금해요. 
 

또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넋두리였네요. 
암튼 지난 글에 조언들 해주신 분들께 너무 고마워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 남편이 정신과도 다니고 약도 먹고 있어요. 
  연애할때 제가 끌고 가서 그 다음부터 계속 가주고 있어서 고마워요.
  그리고 제가 연애를 많이 안해봐서 남자에게 환상이 있나봐요. 
  외모는 피오나인데 공주대접받고 싶어하는ㅋㅋㅋㅋ (연애안해 본 사람이라..)
댓글 말씀대로 제가 환상을 가지고 남편을 버겁게 하고 있는 측면이 분명 있는거 같네요. 
환상을 내려놓고 제가 먼저 잘해주려고 노력해볼께요. 
    





IP : 119.194.xxx.19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결혼은
    '20.6.2 9:53 AM (14.35.xxx.21)

    따로 또 같이 사는 거고, 사람 못고친다고 (좋게 말하면 존중) 생각하고 사는 경우도 많고, 다만 우울증은 약도 먹어야 할 듯요

  • 2. 맘이
    '20.6.2 9:55 AM (116.120.xxx.27)

    따뜻하신 분이네요

    울 남편이랑 저랑
    우울증 왔을 때 무조건
    주말이면 산으로 갔어요
    산타기 엄청 싫어했는데
    몸과 맘이 건강해져서
    주변에서도 놀래요

    쉬운 산부터 도전해보세요

  • 3. ...
    '20.6.2 10:09 AM (59.15.xxx.61)

    안타깝네요...사랑이 많은 분인 듯 한데...
    남편 치유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4. 원글님
    '20.6.2 10:16 AM (222.237.xxx.108)

    꼭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꼭 행복해지실거예요.
    결혼해도 외롭지요. 절망적으로 외롭지요.
    저는 제가 우울증이 있어서 주위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그냥 많이 사랑해주시고 좋은 친구 되 주시면 마음을 열겁니다.
    글 읽어보니 지혜로운 결정하셨네요.
    잘 지켜내시구... 행복하세요!

  • 5. ㄴㄴㄴㄴ
    '20.6.2 10:18 AM (161.142.xxx.186)

    저라면 님 처럼 하세요
    울 나라에서 원글님이 꿈꾸는 그런 부부 몇프로나 될것 같으세요?
    글에서 느끼기엔 결혼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혼해준?것 보면 남편분도 원글이를 사랑하는데 서로 사는 방식이 다를 뿐인걸요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남편에게 기대를 마세요. 전 우울증 없는 사람인데도 원글님 바램이 글에서 버겁게 느껴져요.
    뭔가 부부는 이러이러 해야한다를 정해놓고 남편분이 거기에 부응하지 않으면 남편분 우울증으로 원인을 돌리고 있으신건 아닌가요?

  • 6. satellite
    '20.6.2 10:32 AM (118.220.xxx.159)

    원글님,
    위로라고 드리자면
    남자는 거의 똑같아요.
    결혼해서도 로맨틱하고 엄청 사랑주는 남자도 물론있겠지만요,
    너없으면죽겠다해서 결혼해도 똑같단말입니다.
    그러니 너무 그생각에 매몰되진마시라고요

  • 7. 고비
    '20.6.2 10:38 AM (223.39.xxx.144)

    저라면님 멋지세요.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중인데 첨엔 어렵더니 조금씩 남편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중입니다. 원글님도 마음이 따뜻하신 분 같구요.남편이 결혼을 원치않는데 강행했다는 생각에 상처받고 계시네요.시간 되심 외국소설인데 붉은 낙엽이라는 책 한번 읽어보세요.저도 다른 사람의 말에 자주 휘들리고 상처받았는데 이 책보고 도움받았어요.

  • 8. 긍정적인 분
    '20.6.2 10:41 AM (222.152.xxx.205)

    남편이 우울증이 있다니 상담 받으러 다니면 좋겠어요.
    좋은 의사나 상담사 찾아서.

  • 9.
    '20.6.2 10:49 AM (61.77.xxx.195)

    병원치료 해보세요
    윗님 조언처럼 좋은 의사 만나고 치료받으시면
    훨씬 나아요
    신경정신과 환자들 많아요
    요즘에는 심해지기전에 병원가요

  • 10. ...
    '20.6.2 11:01 AM (221.153.xxx.161)

    남편 문제와는 별개로..
    자꾸 본인 외모 비하 하시는데 나이 들면 아주 상위 몇몇 빼고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에요.
    전 심지어 동양인이나 다른 인종 노인네들이나 비슷하게 보여요.
    남편분도 님처럼 마음 따뜻한 부인 만난게 참 행운이네요

  • 11. 윗님 맞아요~~
    '20.6.2 11:14 AM (14.33.xxx.81)

    나이가 들수록,
    피부와 인상이 모든걸 커버합니다. 밝게 사시길요.

    주제넘지만,
    본인이 감성이나 감정적이시라면 남편에게 감정이입되는 부분을 조심하셔야해요.
    심리치료 공부하다보니 감정이입이 잘되고 잘 다독여주는 사람보다는 이상적이고 냉정한 사람이 심리치료에 더 맞더라고요. 그게 아니면 상대방 페이스에 말려요.

    예전에 아는 엄마가 우울증이었어요. 가정사 애고민 다 들어주고 우는거 다 받아줬는데 어느 순간 전화꾾으면 제가 너무 힘든거에요.마음이....
    저도 그 당시 애들 때문에 맘 힘든시기이기도 하고요.
    전화는 가끔 받아줘도 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진짜 조심했어요.
    자기 마음 컨트롤 잘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위 댓글에 있지만 등산 너무 좋아요. 남편이랑 둥산가고 내려오며 뭐 먹고 해 보세요. 정말 달라지실거에요

    늘 행복하세요 ~~

  • 12. 공감
    '20.6.2 12:08 PM (106.197.xxx.208)

    두명의 오빠가 있어요. 큰오빠는 가족소개로 만나 뜨겁게 사랑하던 이상형 여자와 헤어지고 결혼해서, 신혼때 방황을 많이 하더군요. 금방 이혼할 줄 알았는데 세아이 낳고 32년째 결혼생활 유지중입니다. 둘째오빠 , 서로에게 첫사랑으로 만나 아주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하고 두아이 낳고 이혼해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생활의 원동력? 에 '사랑' 그까이거 많이 믿지 않아요. 저 역시, 제가 먼저 남편을 많이 사랑해서 35에 결혼해서 20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을 순수하게 사랑했던 마음은 도망가고 가끔씩 헤어지고 싶다는 꿈도 꾸면서, 남편의 늙어가는 얼굴과 뒷모습을 보면서 반성하며 이글을 씁니다.

  • 13. ...
    '20.6.2 2:10 PM (58.140.xxx.12)

    원글님 좋은 분이세요.
    사랑 하고 사랑 받는 결혼을 꿈꾸셨나봐요. 앞으로 그렇게 되기를 바래요.
    결혼해도 외로운지의 질문에는 '네' 입니다. 그런데 미혼일때의 외로움과는 좀 달라요.

  • 14. ...
    '20.6.2 2:36 PM (1.242.xxx.144)

    원글님 현명하고 멋진 분이시네요
    강인하고 자존감있는것 같아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

  • 15. **
    '20.6.2 5:10 PM (118.218.xxx.136)

    좋은 글에 댓글이네요

  • 16. ..
    '20.6.3 6:42 PM (118.36.xxx.236)

    원글님이 솔직하고 착한 마음으로 글을 쓰니
    댓글들이 다 감동적이네요.
    그럼요.혼자 보단 같이 사는게 외롭기도 덜하고 장점이 더 많죠.
    아직 신혼이니 서로 더 맞춰 나가다 보면
    남편도 원글님도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게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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