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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리대이야기

아픈기억 조회수 : 3,002
작성일 : 2020-06-01 19:47:26
댓글에도 썼는데요
저역시도 생리대 트라우마가 있어요
천생리대 새로 만들어준것도 아니고 엄마꺼 생리대 꺼내서 쓰게 했어요 그것도 엄마가 천생리대 이거 써라가 아니고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제가 엄마 서랍장서 천생리대를 꺼내 썼어요
종이 생리대를 사다 달라면 돈주고 알아서 사오라고 했구요
초6때였는데 당시는 큰슈퍼 없이 동네 구멍가게가 있던때인데
아저씨가 주인이라 생리대 달란말도 못하고
딱 하나 살수 있는돈 줘서 그거 떨어질때쯤이면 엄마 서랍장 뒤져 천기저귀 썼구요
천기저귀를 더 많이 썼는데 화장실도 재랙식 공동화장실이라 뒷처리가 너무 힝들고 신문지에 싸서 감췄다가 혼나곤 바로 빨아놓으라고 혼나고오ㅡ
찬물에 수돗가서 누가볼까 조마조마 하면서 그걸 빨면 시뻘건 핏물이 흘려서 계속 물 흘리고
혹여 오빠 남동생 아빠가 볼까 당황하고 무섭고..
학교에도 천기저귀하고 갔다가 친구가 너 뒷엉덩이부분 이상하다는 말도 들었구요

동네 아줌마 계신 가게 찾아 사서 검정봉지에 담아 그걸 또 가족들 못보게 옷속에 숨겨 서랍장에 넣어두면 안도의 한숨이 나왔어요
꺼내 쓸때마다 옷속에 숨기느라 다들 다른곳 볼때 언능 서랍당서 빼거나 옷에 둘둘 말아서 꺼내고
천기저귀 널어놓은거 걷어 서랍에 넣을때도 혹시 누가볼까 가슴졸이구요

지나고 보면 엄마는 어쩌면 저런걸 하나도 안챙겨줬을까? 싶어요
친구네 중학교때 놀러갔는데 친구방 한켠 작은서랍에 생리대 종류별로 꽉차있는거 보고 충격
엄마가 매달 저렇게 꽉 채워둔대요
생리때면 혹여 생리통 올까 신경써주고 속옷도 생리용 사다주고
저는 딱한번 천생리하고 자다가 이불에 묻힌적이 있어요
오빠가 그거 보고 피묻었다고 난리치니까 엄마가 제등짝을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짜증나게 이거 누가 빨아야 하냐고 성질을 얼마나 냈나 몰라요
친구도 그런적 있는데 친구엄마는 친구 걱정해주고
담에는 더 신경써줬다고 해서 와 저런엄마도 있구나 했어요

중학교부터는 도저히 천생리대는 못쓰고 제가 늘 검정봉지 싸들고 다니면서 아줌마 있는 가게 찾아 생리대 구매해 서랍장에 넣어눴어요

지금 제옷장에는 미리 넘치게 생리대 쌓아두고 살아요
딸있음 꼭 우리딸에겐 나같은 걱정 못하게 생리대 꽉차게 넣어주고
속옷도 챙겨줘야지 했는데 아들만 있네요
사춘기때 생리대로 인한 걱정은 당해본 사람만 알아요
참 슬픈 아픈기억이죠
IP : 112.154.xxx.3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6.1 7:53 PM (58.226.xxx.56)

    요즘은 1회용 대부분 사용하니 예전에 비하면 다행이에요. 환경엔 안좋겠지만요. 여성들에게는 너무 힘든 경험인 것 같아요. 원글님 나이대면 비슷한 일 많을 거예요. 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ㅠㅠ

  • 2. ㅠㅠ
    '20.6.1 7:54 PM (39.7.xxx.206)

    안타까운 기억들이 많네요
    그 엄마들은 뭐가 그리 힘들어 한달에 한번 오는 생리를 그렇게 더 힘들게 했을까요..
    어릴때의 상처들 치유되길 바랍니다.

  • 3. 지난날
    '20.6.1 7:56 PM (221.162.xxx.233)

    저는 이모 언니가 있었어도 전혀 신경안쓰주고 엄마는 늘
    일하느라 생리하는지 속옷은 입고다니는지 신경도못썼어요
    혼자 돈조금씩모아서 생리대사고 다 쓸까봐조마조마했고
    속옷은 언니나이모들것ㅜ
    친정엄마가 아프셔셔 우리집에 계시면서 지금외서 생각하니 생리나속옷은 어찌했냐고 묻더라구요
    그당시가 생각나서 서러워서 울음이터지고 그때 혼자다해결했다고 말하니 미안해하셨어요ㅜ
    원글님 글읽으니 무척힘드셨구나싶어요
    여자들만 이해하조

  • 4. 특히
    '20.6.1 7:57 PM (112.154.xxx.39)

    내공간 내방이 없이 형제들과 다 같이 방썼기 때문에 생리대만 되면 그스트레스가 말도 못해요
    재래식공동 화장실 집에서 떨어진곳에 있어 늘 신경쓰고 힘들고..생리대 꺼내서 갈아줘야 하는데 형제들 아빠가 생리대 넣어둔 서랍장에 가까이 있음 온신경이 거기 쓰여 빨리 딴곳으로 가길 바래서 암것도 못했어요

  • 5. 마음이
    '20.6.1 8:01 PM (49.1.xxx.168)

    너무 아프네요 돈이 뭔지 가난이 뭔지 ...

  • 6. 힘내세요.
    '20.6.1 8:02 PM (124.50.xxx.65)

    가난의 기억들 상처들
    저도 문득 떠오르면 처량하고 슬퍼요.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는 글보면
    가난해보기나 해봤냐고 묻고 싶을때가 있어요.

    가난이 내게
    우리 형제에게 남긴 상처가 커요.

  • 7. ...
    '20.6.1 8:04 PM (124.58.xxx.190)

    엄마도 그런 교육이나 보살핌을 못받고 컸겠죠.
    그리고 그냥 내가 배운대로 본능대로 자식을 키웠겠고요.
    저는 제가 나이먹어 엄마 되어보니 그시절 그리 살아온 엄마가 그럴수 있었겠다고 이해하고 넘겨요.
    거기서 치유되려면 자기 연민은 이제 멈추고 극복하셔야 해요.

  • 8. 가난
    '20.6.1 8:11 PM (112.154.xxx.39)

    맞아요 의지가 있음 가난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환경탓하지 말라 하는데 그런 가난함 속에서 살아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공감대가 있어요
    절대 겪어본 사람만 아는 그무엇들
    그건 몸이 불편함보다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그기억이 성격에도 영향주고 어른이 되서도 영향을 줍니다

  • 9. 가난
    '20.6.1 8:16 PM (112.154.xxx.39)

    막내이모가 계시는데 이모는 엄마랑 나이차가 얼마 안나요
    이종사촌들과 나이차도 그래서 별로 안나고 어릴때 이모네집 많이 놀러가고 자주 놀았어요
    근데 이모는 사촌들 어찌나 살갑게 챙겼나 몰라요
    생리대도 너무 잘챙겨주고 저도 잘챙겨줬구요
    같은환경서 어렵게 자란 엄마랑 이모

    엄마는 본인이 받은대로 자식에게 대하고
    이모는 본인이 받은걸 절대로 자식에게 똑같이 안했어요
    그렇게 살아서 자식에게도 그리대했다는 말
    저는 핑계 같아요
    나역시도 부모님에게 방치되다시피 보살핌 없이 살았는데
    그삶이 너무 싫어 내자식들에겐 지극정성을 다합니다

  • 10. Gg
    '20.6.1 8:17 PM (122.45.xxx.233) - 삭제된댓글

    저는 부모님 이혼 후 아빠랑 살게 되어서
    혼자 몰래 생리 처리하고 생리대 사러 다니고 그랬네요
    그땐 생리 뿐 아니라 속옷 빨래나 도시락, 우산 등
    신경쓸 것들이 너무 많아서
    딱히 생리대가 힘들었다는 기억은 품지 않았는데
    요즘 생리 관련 딱한 이야기들 들으며 돌이켜보니
    그때의 저도 참 외롭고 안쓰럽고 그렇네요
    이제 폐경 얼마 안남았지만 제일 좋은 생리대로
    챙겨 쓰고, 우리딸도 더 잘 챙겨줘야겠어요

  • 11.
    '20.6.1 8:26 PM (59.15.xxx.34)

    없는집 딸... 지금 나이 마흔중반.
    우리때는 구멍가게가서 생리대 많이 샀나봐요. 저도 아저씨있어서 못 산날이 많아요. 이가게 저가게 돌아다니고 아줌마 있는 가게 찾아서....
    엄마는 너무 바빠서 먹기 살기바빠서... 생리대 살 돈 없을때는 옆집 아줌마한테 빌려서 샀어요. 지금 생각하니 옆집아주머니 참 감사했어요. 등록금도 빌려주시고 생리대살돈 까지 빌려주시고..
    생리대를 어떻게 붙이는지 가르쳐준 사람이 없어서 지금 생각하면 끈끈이 있는쪽을 피부에 붙여서 생리가 새던 때가 많았어요. 한참후에 알았어요... 5학년때 생리를 시작했는데...
    구박받지는 않았지만 사실 거의 방치상태로 혼자 큰 사람이라... 5살부터 오히려 제가 집에서 노는 아빠 밥차려주며 학교다녔어요. 직접 도시락 싸서.. 소녀가장이였어요. 다 크도록...

    지금은 제가 딸 둘 키우는데요.. 생리대 잔뜩 사다놓고 늘 떨어지지않게 사다놓고 혹시 생리통 있을까봐 약도 준비해두고, 배에 붙이는 팩도 준비해두고 그래요. 생리대 넣는 예쁜 파우치도 사다놓구...
    근데 방치됬던 제 어린시절을 말할수가 없네요

  • 12. 저는
    '20.6.1 8:53 PM (121.88.xxx.134)

    차라리 다행이네요. 중3때 시작해서 엄마한텐 말도 안하고 혼자서 해결했는데. 모르는건 친구들한테 묻고요. 연합고사 직전이라 정말 정신없었네요. 어릴때 시작했으면 울엄마도 만만찮게 서럽게 했을텐데, 중3까지 안해도 관심도 없더라구요
    제가 키 167이라 그때까지 안한건 좀 염려스러운 상황이었는데도..

  • 13. ...
    '20.6.1 8:55 PM (121.161.xxx.197) - 삭제된댓글

    저는 엄마가 6학년 때 생리를 시작했는데 외할머니가 천생리대를 1개만 주고 신경도 안써서 그 1개로 학교 다니며 하루를 버티고 샐까봐 걱정하고 빨래할 때도 아무도 모르게 빨아야 해서 힘들었단 얘기를 저한테 자주 하셨어요. 지금은 1회용에 초박형으로 나오는 생리대를 보며 세월 좋아졌다고 하시네요.

  • 14. .......
    '20.6.1 9:07 PM (211.178.xxx.33)

    이게 몸고생도 몸고생인데
    한참 예민할때 맘고생이 너무 심하죠
    아직 아이들인데요 ㅜㅜ
    아직도 생리대때문에 고생하는 아이들이
    있다는생각에 맘이편칠않아요 ㅜㅜ

  • 15. 생리대와
    '20.6.1 9:12 PM (58.236.xxx.195) - 삭제된댓글

    가난은 연결짓고 싶지 않아요.
    하다못해 수건이라도 잘라 만들어주며 미안해하는 마음이라도 보였다면 과연 상처로 남았을까요.
    방치하거나 화풀이로 삼았다는 작태가 역겨운거예요.

    그리고 본인이 받은대로 행동한다는 말.
    그닥 공감이 안가요.
    내가 겪어봤으면 더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어디 물려줄게 없어 그 어리석음을 대물림 한답니까.

    부모는 아무나 하면 안돼요.

  • 16. 할말은하자
    '20.6.2 4:06 AM (80.130.xxx.226)

    부모같지않은 부모가 이렇게 많다는데 새삼 놀랍습니다...

    다들 트라우마 잘 극복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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