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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언제였나요?

// 조회수 : 5,685
작성일 : 2020-05-22 07:21:02
행복을 느끼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였는지
아니면 그런 쪽으로 둔감한 아이였는지
혹은 너무 이기적으로만 살았던건지
슬프게도 딱히 기억나는게 없네요ㅠ
IP : 223.38.xxx.237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5.22 7:29 AM (119.149.xxx.248) - 삭제된댓글

    저는 어린시절 너무 행복한 기억과 부모사랑 많이 받은 기억이 많은데 그게 나이들어서도 삶의 회복탄력성에 많이 도움을 주는 거 같아요. 예를들어 국민학교때 오전반 오후반이 있었거든요. 오후반때 엄마가 가방 들고 데려다 주면서 문방구에서 제가 갖고 싶은 예쁜 지우개도 사주고 떡볶이도 사주면서 공부 잘하라고 학교까지 데려다 주던기억 고등학교때 야간자습할때 뜨거운 밥먹으라고 항상 저녁때 갓지은 밥해서 교문 수위실에 맡겨놓던 기억 같은거요.
    중학교 크리스마스때 그때 엄청 눈이 많이 왔는데 종로에거 가족들과 아이스크림 먹던기억 같은거 아직도 많은 추억이 있네요. 50이 훌쩍 넘었는데 말이죠.

  • 2. ㅣㅣ
    '20.5.22 7:30 AM (106.101.xxx.209)

    엄마 무릎베고 누운거 아플때 간호해주시던거
    덥다고 부채질해주시던거 도마소리나며 요리하던모습
    재잘대면 잘 들어주시던거.......

  • 3. ...
    '20.5.22 7:34 AM (117.111.xxx.153) - 삭제된댓글

    전 토요일 저녁이요. 부모님이 자주 싸우셨거든요.
    어린 맘에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사라지면 어쩌지, 갑자기 둘다 싸우다 죽어버리면 어쩌지 이런 걱정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근데 토요일 오전 수업 마치고 와서 낮잠을 자다 저녁쯤 아빠 오실 시간이 되면 엄마가 도마질 하는 소리가 들럈어요. 밥냄사도 나오고요. 그러면 그게 잠결에도 그렇게 행복하고 좋더라고요.
    주말에 밥 다 같이 먹고 주말의 명화 같은 걸 보는데 식구들이 다 과자를 좋아해서 항상 아빠가 오천원, 만원을 주셨거든요.
    막고 싶은 거 사오라고. 그럼 슈퍼 뛰어가서 어주 행복허게 과자 고르고 투게더 고르고 한 보따리 사둘고 와서 가족들과 먹으며 tv봤어요. 그게 안 잊혀져요. 부모님은 오래전 이혼하셨지만요.

  • 4. :)
    '20.5.22 7:35 AM (1.227.xxx.233)

    아플때 엄마가 배에 꿀 넣고 12시간 끓여서 배즙 먹여주시던 기억이 나네요.

  • 5. 저는
    '20.5.22 7:36 AM (1.241.xxx.109)

    초등때 학교에서 돌아가면서 꽃사오는 순번이 있었는데,
    제차례면 아빠가 어마어마하게 큰 꽃다발을 사오셨어요.
    보기도 힘든 카라같은 긴줄기꽃에 그 당시 귀한 분홍색 큰
    꽃송이 장미를 정말 한다발..제가 그당시 전학와서 완전 극 소심할때인데,딸래미 힘내라고 그러셨는지,아직도 그 큰꽃다발이 안잊혀져요.ㅠ
    초4학년때인데..아빠의 저에 대한 마음이셨던거 같아서 애잔해져요.

  • 6. 맞아요.
    '20.5.22 7:38 AM (67.180.xxx.159)

    저도 행복했던 어린시절이 제 평생 살아가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엄마가 차려준 밥상. 부모님의 지지. 동생들과의 추억. 골목길. 티비 만화들.
    솔직히 고백부부 봤을 때, 나라면 안돌아가겠다. 이런 생각을 했을 정도로 과거가 많이 그립네요.

  • 7. sstt
    '20.5.22 7:43 AM (182.210.xxx.191)

    어릴때 엄마가 안방에 앉아서 전화하거나 손톱깎으시거나 하실때 엄마 무릎베고 엄마 배에다 얼굴묻고 냄새맡으면서 낮잠 잔 기억이 나네요. 글고 엄마가 식사할때마다 옆에 앉으셔서 쌈싸주시던 기억요

  • 8. ===
    '20.5.22 8:04 AM (59.21.xxx.225) - 삭제된댓글

    농사가 주업이신 부모님
    비오는날은 자동으로 쉬는날이 되어
    방과후 집에 돌아오면 방문 열어 놓고 학교간 자식들 기다리며
    빗줄기 바라 보시며 홧투장으로 운세점 치시며 한가롭게 지내시다 저희를 맞아주시던 그 때가 생각나네요

  • 9. ..
    '20.5.22 8:07 AM (125.186.xxx.181)

    그 땐 국민학교였죠 입학할 때 아빠가 천에 붓글씨로 이름표를 멋지게 만들어 주셨어요. 운동회때는 많은 아이들 중에 덜 찾을 수 있도록 예쁘고 큰 리본을 묶어주셨구요. 피부병이 났을 땐 두분이 번갈아 밤새 약을 발라주셨어요. 아빠 무등? 목말도 많이 탔구요. 왕자파스 54색? 등 문구와 편지가 놓인 산타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 ㅎㅎ 아빠의 글씨체였어요. 준비물을 준비해주시느라 새벽같이 팔레트를 사서 오셨던 엄마, 저 윗분처럼 저도 엄마가 도시락을 수위실에 맡겨 주셨어요. 국이 아래에 있는 뜨끈한 보온도시락이었죠. 대학시험볼 때는 갑자기 차가 막혀 엄마와 전력질주했던 기억, 아이 낳고 난산해서 퇴원 못하고 있을 때 엄마가 저를 꼭 안고 아기처럼 위로해주셨어요. 무슨 고민이 있어 혼자 걱정하면 아빠는 맥락없는 말씀이라도 아빠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하셨죠. 아~ 아침부터 눈물나요.

  • 10. 저는
    '20.5.22 8:16 AM (14.52.xxx.225)

    여름마다 어린이 대공원 수영장 가서 논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ㅎㅎㅎ

  • 11. ㅁㅁ
    '20.5.22 8:19 AM (121.130.xxx.122)

    음 ㅡㅡㅡ
    다 자란때였던거같은데
    겨울이면 이불 차버리고 잔다고 내방에서 못자게하시고
    부모님방 아랫목에 자는데

    더워서 이불 걷어차면 밤새 몇번이라도
    아따 그놈
    아따 그놈 (ㅎㅎ 저 딸임 )하시며 이불 고쳐 덮어주시던 아부지

    봄이면 딸이 좋아한다고 온갖들꽃
    꽃을 꽃을
    한 지게 가득 꺽어지고 넘실 넘실 춤추며 오시던 아부지

    그 꽃들 다 꽂을곳없어 물동이까지 가득 가득

    그림같은 추억들입니다

  • 12. 댓글보며
    '20.5.22 8:34 AM (189.121.xxx.50)

    저 울어요ㅠㅠ
    저 다쳤을 때 엄마가 나를 업고병원에 뛰어가다 슬리퍼가 벗겨졌는데 맨발로 뛰던 그 발이 생각나요
    등에 업혀서 보이던 발이 생생해요
    시골에 놀라가서 다쳐서 길도 험했는데ㅠㅠ

  • 13.
    '20.5.22 8:35 AM (211.214.xxx.62)

    댓글들 읽기만해도 가슴이 훈훈합니다.
    들꽃 한지게 가득 꺾어오셨다는 글은
    무슨 동화속 한장면 같네요.
    다들 넘 부러워요.
    부모님이 바쁘게 일하셔서
    일상은 일하는 아줌마,많은 형제속에서 자라서 저런 추억이 없어요.
    큰일이 생기면 일하는 언니한테 달려갔어요.
    한참을 엄마사랑받기위해 애썼는데
    부질없는 생각이었다는걸 깨닫고
    그냥저냥 건조한 관계로 살아요.
    대신 우리아이들한테는 저런 엄마가 되주었어요.
    아이들이 나중에 엄마생각하면서 행복해했으면 좋겠어요.

  • 14. ..
    '20.5.22 8:42 AM (222.110.xxx.211)

    저도 어렸을때 행복했던 기억이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힘이 되어줘요.
    엄마가 제가 좋아하던 피겨배우러 그시절(1980년대)에 데리고 다니셨어요.
    끝나고 오던길에 백화점 지하에 찐만두를 꼭 먹었는데 아직도 그맛이 기억이 납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집가기전까지 머리맡에 선물이 있었어요.
    아빠가 나랑 내동생 잘때까지 안주무시고 기다리셨다고ㅠ
    80넘으신 아빠생각함 눈물나요.

  • 15.
    '20.5.22 8:53 AM (61.74.xxx.64)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이 정말 좋네요. 감사하고 지우지 말아주세요..

  • 16. 아빠
    '20.5.22 9:15 AM (210.218.xxx.128)

    가 되게 무섭고 엄하셨는데
    오빠도 남동생도 무서워했는데
    제게만 약하셨어요
    늘 무릎팍은 제 차지고
    뭐든 맛난건 제 입에 넣어주시고
    월급타면 원피스랑 이쁜 구두 사주시고...
    사업이 망해 힘들어서 서울로 대학 가는거 엄마가 싫어할때도
    내가 빤스를 팔아서라도 내 딸 공부시킬거라고....
    늘 여자라도 당당하게 하고 싶은거 다하라고 하셨어요.
    남편에게 맞고 암투병하며 사경 헤매는 아빠 병실에서 울었어요
    아빠 일어나라고
    아빠가 사랑하는 딸이 맞았다고...나 어떡하냐고?
    아빠에게 받은 사랑으로 자존감이 없었다면
    이혼 못하고 참았을거예요.
    지금은 아빠처럼 절 사랑해주는 사람 만나 재혼했어요
    돌아보면....
    아빠의 사랑으로 크지 않았다면 결단 내리지 못하고 바보같이 참고 살았을거예요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리 아빠....

  • 17. ..
    '20.5.22 9:20 AM (222.110.xxx.211)

    저도 댓글 썼지만...다른댓글 읽으니 아침부터 눈물펑펑입니다ㅜ

  • 18. ...
    '20.5.22 9:28 AM (223.62.xxx.140)

    너무너무 많아요.
    그런데 너무 많이 그리워서 힘들어요.

  • 19. 두분
    '20.5.22 9:32 AM (124.49.xxx.61)

    외출햇을때요 ㅎㅎㅎ

  • 20. 저는
    '20.5.22 9:38 AM (211.250.xxx.199)

    옛날 전설의 고향할때요.
    아버지는 비스듬히 한팔 베고 누워 티비 보시고
    저는 그런 아버지 등에 숨어
    귀막고 전설의 고향을 느꼈어요.
    무서운 거 볼때.
    손톱.발톱 깍아 주시던거
    아버지 손은 늘 따뜻했어요.
    결혼할때
    늘 하던거 처럼 신부랑.아버지랑 손잡고 입장했어요.
    늘 좋았던건 아니지만
    제가 아버지하면 떠오르는 기억이예요.
    슬프게도
    어머니와는 참 냉담했어요.
    좋은 기억이 없는게
    제가 인색해서 그런가..
    아버지.
    조금만 더 계셔주시지..
    제 아이들도 그리 이뻐하셨는데.
    작은 애 돌 지나 돌아가셨어요.

  • 21. ....
    '20.5.22 9:52 AM (1.225.xxx.75)

    시골에서 자랐어요

    마을 정자나무 앞에 커다란 연못을 만들어 놓고 연꽃을 키우셨어요
    해마다 여름에 연꽃이 필때
    아빠는 엄마가 만드신 명주주머니에 우전녹차를 조금 담아서
    밤에 연꽃이 오므러들기전에 연꽃속에 우전녹차주머니를 넣었다가
    새벽에 연꽃이 꽃봉오리를 열면 그걸 꺼내
    여름날 동틀때 엄마랑 우리 형제들에게 차한잔씩을 우려내주셨어요
    엄마가 곱게 손질하셨던 세모시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요

    어릴때 녹차맛은 잘 알지못했지만 지금까지 차를 만지고 있는걸 보면...
    특히 여린 햇살이 우리 머리위로 내려오고
    옥색 두루마기까지 곱게 차려입으시고 차를 우려내시던
    아빠의 모습이 70을 넘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아 한번만이라도 그 화양연화 같았던 그 시절 어렸던때로 돌아가보고 싶습니다

  • 22. ...
    '20.5.22 9:58 AM (14.5.xxx.180)

    원래 몸도 약하고 멀미를 심하게 했어요.
    중학교가 멀어서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는데
    엄마가 1주일을 매일 가방 들어주며 같이 버스타고 등하교를 했어요.
    집이 멀어서 그동안 학교앞에서 기다리셨을것 같은데.
    멀미가 계속되면 학교앞으로 이사를 할 생각이셨더라구요. 멀미가 생각보다 견딜만해서 그냥 버스 통학했는데 그 일을 잊어버렸다가 몇년전에 엄마한테 듣고 생각이 났어요. 자식사랑이 끔찍한 지금은 많이 늙으시고 치매끼도 있으신 부모님에게 감사합니다 ㅠ

  • 23. 뭐여
    '20.5.22 9:59 AM (203.100.xxx.248)

    고등학교 때 방에서 공부하는데 술취한 아버지가 들어오시더니 혀 꼬부라지는 목소리로 절절한 고백을 갑자기 하셨는데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아이고 ©©아 니 죽으면 아빠는 그 자리에서 따라 죽는데이~~(경상도 분이셨음) 절대 몸 조심해서 다니그레이" 지금 같았으면 뭐야~~아빠~ 했을텐데 그 때는 죽는다는 말이 겁나서 제가 울면서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만 했네요

    언젠가는 저한테 "@@이 니는 마음이 태평양처럼 툭 터졌다." 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는데
    그게 유산처럼 든든합니다.. 마음이 옹졸해지려다가도 우리 아빠가 나더러 태평양이라고 그랬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는...

    불쌍한 우리 아빠.. 하늘나라에서 너무 잘 지내고 있는거지?? 거기선 술 먹는다고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을테니 아부지 마시고 싶은때로 마셔요

  • 24. ..
    '20.5.22 10:15 AM (221.159.xxx.134) - 삭제된댓글

    아빠는 여자형제 없이 4형제
    엄마는 4남 1녀 고명딸
    양가에 딸이 귀한 집안인데 내리 아들 둘 낳고 가족계획 끝내려던 엄마께 아빠가 둘다 여자형제도 없는데 딸 하나 낳자고해서 낳은게 저예요. 그래서인지 엄청 금이야 옥이야 넘치도록 이쁨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받는게 익숙해서인지 어릴적엔 욕심도 많고 질투도 많고 눈치도 없고 철이 없었던거 같아요. 하굣길 갑자기 비가 오면 엄마가 꼭 우산 들고 학교에 오셨는데 젊고 이뻤던 엄마모습 잊혀지지 않네요.
    어릴적 엄마가슴에 파묻혀 낮잠 잤던 기억
    아빠의 따뜻한 손을 잡고 여기저기 다녔던 기억
    실망스럽게 공부도 못했는데 언제나 든든하게 믿고 지원해주셨던 아빠.
    첫애 둘째 임신해서 병원 갈때마다 꼭 데려다 주시고 진료실엔 엄마가 따라 들어가서 초음파도 같이 보시며 웃으시던 엄마모습.
    초산때 분만하러 걱정하실까봐 말도 없이 남편이랑 병원갔다가 산통하며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했더니 염색중이던 아빠는 머리도 안감은채로 엄마는 핏기없는 얼굴로 울며 달려오던 모습..산모한테 우는 모습 보이면 더 안좋다고 쫒겨나고 아빠는 왜 수술로 안낳냐고 뭐라하고ㅋ
    우리 얘들 명절엔 꼭 옷 사주시고..
    아빠가 올해 벌써 80이신게 부정하고싶네요..
    두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음 좋겠어요.
    지금은 제가 자수성가해 부유한편이라 물론 부모님도 노후가 다 돼있지만 돈으로 할 수 있는건 해드릴수 있어서 좋아요. 아끼고 모으느라 힘들게 살던땐 돈 십만원도 안받으시더니 이제 딸 잘 벌고 잘 산다고 가끔 드리는 용돈 잘 받으시니 넘 좋아요. 그걸 모아 도로 제게 또 주시는거 같지만 ㅜㅜ
    이따 오신댔는데 보고싶네요.댓글들 보니 저는 부모님이 아직 살아계심에 특히 더 감사하게 되는 날이네요.

  • 25. 아빠생각
    '20.5.22 10:16 AM (183.98.xxx.210)

    저희는 부모님이 장사를 하셨어요.

    동생들 재우고 저는 꼭 부모님방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엄마 아빠가 오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고 우리 00. 자는것도 예쁘네. 동생들 챙기느라 힘들었지? 사랑한다 하시면서 아빠가 안아서 동생들과 같이 쓰던 방으로 옮겨주셨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았었어요.

    그래서 저도 아이들 키우면서 아이들이 다른곳에서 잠이들면 귓속말을 했어요.
    우리 00 예쁘고 사랑스러운 00 너무 너무 사랑해. 우리 00이는 자는모습도 예쁘네.
    이러면 우리 아이들은 자면서도 씩 웃으면서 나도 사랑해~라고 말했었어요.

    저는 돌아가신 아빠가 저를 안고 옮겨주던 그 느낌과 그 체취가 기억이 많이나요.
    아빠가 돌아가신지 벌써 32년인데. 32년을 여전히 혼자 계시는 저희엄마. 지금도 아빠 생각하면
    너희아빠는 똥말고는 버릴게 없는 사람이다 라고 하시는데,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두분만의 절절한
    사랑이 있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쓰다보니 우리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기억할지 궁금해집니다.

  • 26. ㅇㅇㅇ
    '20.5.22 10:18 AM (175.223.xxx.216) - 삭제된댓글

    부럽다 부러워
    학교 다녀오면 동네 아줌마아저씨들과
    삥둘러 화투나 치던 집구석이 떠올라
    너무나 부러운 글들이네요

  • 27. ..
    '20.5.22 10:21 AM (221.159.xxx.134)

    아빠는 여자형제 없이 4형제
    엄마는 4남 1녀 고명딸
    양가에 딸이 귀한 집안인데 내리 아들 둘 낳고 가족계획 끝내려던 엄마께 아빠가 둘다 여자형제도 없는데 딸 하나 낳자고해서 낳은게 저예요. 그래서인지 엄청 금이야 옥이야 넘치도록 이쁨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받는게 익숙해서인지 어릴적엔 욕심도 많고 질투도 많고 눈치도 없고 철이 없었던거 같아요. 하굣길 갑자기 비가 오면 엄마가 꼭 우산 들고 학교에 오셨는데 젊고 이뻤던 엄마모습 잊혀지지 않네요.
    어릴적 엄마가슴에 파묻혀 낮잠 잤던 기억
    아빠의 따뜻한 손을 잡고 여기저기 다녔던 기억
    실망스럽게 공부도 못했는데 언제나 든든하게 믿고 지원해주셨던 아빠.
    첫애 둘째 임신해서 병원 갈때마다 꼭 데려다 주시고 진료실엔 엄마가 따라 들어가서 초음파도 같이 보시며 웃으시던 엄마모습.
    초산때 분만하러 걱정하실까봐 말도 없이 남편이랑 병원갔다가 산통하며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했더니 염색중이던 아빠는 머리도 안감은채로 엄마는 핏기없는 얼굴로 울며 달려오던 모습..산모한테 우는 모습 보이면 더 안좋다고 쫒겨나고 아빠는 왜 수술로 안낳냐고 뭐라하고ㅋ
    우리 얘들 명절엔 꼭 옷 사주시고..
    아빠가 올해 벌써 80이신게 부정하고싶네요..
    두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음 좋겠어요.
    지금은 제가 자수성가해 부유한편이라 물론 부모님도 노후가 다 돼있지만 돈으로 할 수 있는건 해드릴수 있어서 좋아요. 아끼고 모으느라 힘들게 살던땐 돈 십만원도 안받으시더니 이제 딸 잘 벌고 잘 산다고 가끔 드리는 용돈 잘 받으시니 넘 좋아요. 그걸 모아 도로 제게 또 주시는거 같지만 ㅜㅜ
    넘치는 사랑을 받아서인지 남편이 나를 무지 사랑하고 챙겨주는 모습이 남들이 보기 부러울정도였다는데 솔직히 저는 당연한거라 생각해 몰랐어요. 결혼 20년 지금도 여전히 남편에게 사랑 많이 받고 애 셋이랑 화목하게 잘 삽니다.이게 다 부모님덕인거는 믿어의심치 않아요.
    이따 오신댔는데 보고싶네요.댓글들 보니 저는 부모님이 아직 살아계심에 특히 더 감사하게 되는 날이네요.

  • 28. 아악
    '20.5.22 10:33 AM (175.223.xxx.224)

    댓글 읽다 눈물 펑펑

    어린시절의 따뜻한 기억들 넘 좋다요 ㅠ

  • 29. ...
    '20.5.22 10:34 AM (1.253.xxx.54)

    없어요. 아빠의 주사를 묵묵히 참고 다 받아주는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만..
    위 댓글들처럼 티비만화나 놀이터 친구들..소풍 등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추억들이 나한테도 분명있었지만..집안의 불행함.. 오늘은 또 무사히 지나갈까 하는 걱정이 항상 내머리의 가장 큰 부분을 지배하고 있었기에 그런 소소한 행복을 올곧이 느낄 여유가 없었죠.
    그래서 지금도 현재가 좋고 행복한 일이 생겨도 온전히 기뻐하질 못하고 또다른 걱정, 불안함을 늘 가지고 사는게...어릴적 사고의 습관화가 되서 그런거같아요. 항상 언제벌어질지모르는 나쁜일에 대비를 하고있어야하고, 최악으로,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해야 조금이라도 내 안전을 지킬수 있다는 무의식..

  • 30. ㅇㅇ
    '20.5.22 10:37 AM (221.154.xxx.186)

    잔디에, 장미나무에, 하얀 벤치에, 흰 강아지에,
    젊은 아빠가 매주 한가지씩 사와서 집을 꾸미셨어요.
    그런 집에 사는 우리는 진짜 공주님.
    하루종일 집안에서 널직한 마당에서 놀고 산에가고.
    세들어사시는 젊은부부 할머니도 너무 잘해주시고.
    주말엔 등산가고 교회가서도 고무줄놀이.
    진짜 원없이 실컷 놀았네요.
    친척들 오시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케이크나 과자 종합선물셋트.
    아빠도 기분 좋으면 팝오렌지쥬스,훼미리쥬스 사오시고.

  • 31. 밀키밀키
    '20.5.22 12:17 PM (125.142.xxx.241)

    댓글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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