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까지 하루 세끼 집에서 먹으니 매일 적어도 아홉끼는 차려야 해요. 저는 남는 거 아무거나 거둬 먹는다고 쳐도 세 명이 각자 다른 메뉴를 원하거든요. 아버지는 암환자시니 안 그래도 입맛 없으신데 한끼한끼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 맞춰드리고 있고. 아이는 한창 클 때니 함부로 차려줄 수 없어서 신경쓰고. 제일 화나는 건 친정엄마네요.
아무리 치매라지만 그래도 엄만데 그나마 저를 도와주거나 제 입장을 이해해 줄 수 있을 사람이 엄마라고 믿었는데, 반찬투정이 제일 심해요. 맘에 드는 메뉴 아니면 쳐다도 안 보다가 밤에 나와서 아이 과자랑 아이스크림같은 걸로 배를 채우고요. 당뇨도 심한데. 오늘 저녁도 메뉴가 뭐냐길래 아이는 카레 아버지는 비빔밥이라고 했더니 본인은 둘다 싫다고 딴 거 한 번 재주껏 차려 보래요. 맘에 들면 먹고 아니면 관둔다고요. 아이같으면 그래? 그럼 먹지마, 할텐데 엄마니까 그럴 수도 없고, 이 싸움을 매일매일 어쩌죠?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시면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