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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국어시간에 배웠던 창 내고자, 시조 아시나요? ㅋ

ㅇㅇ 조회수 : 1,964
작성일 : 2020-04-24 08:18:03

80년대 생들이 중학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걸로 기억해요.

현재 코로나로 은둔 생활중이다보니, 생계도 중단되어 막막...~~
밖에 쉽사리 나가지도 못해 갑갑함이 더해지네요.

그래두 이럴때 읽으면 공감되는 창 내고자 시조 읽으며
이 시기가 술술~ 잘 넘어갈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익숙하시죠들? 해학적인 비유가 있는 시조같애요 ㅋ)


- 창 내고자 -


창(窓)을 내고자 창(窓)을 내고자

이 내 가슴에 창(窓)을 내고자

고모장지 세살장지 들장지 열장지

암돌져귀, 수돌져귀! 배목걸새, 크나큰 장도리로

뚝딱 박아 이 내 가슴에 창(窓) 내고자

이따금 하 답답할 제면

여닫아 볼까 하노라.
IP : 110.70.xxx.44
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뭐였더라
    '20.4.24 8:21 AM (211.178.xxx.171)

    80년대 학번이라 못 배운 시조네요.
    재미있는 시조군요.

  • 2. 십년전세대는
    '20.4.24 8:24 AM (1.237.xxx.156)

    남으로 창을 내던..

  • 3. 가끔
    '20.4.24 8:25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전 70년대생...

    주입식 교육이 좋다는 생각 (설마...) 들어요

    제목 보자마자 고모장지 세살장지 까지

    반사적으로 튀어나왔쓰...요


    이 맘때면 신록예찬 떠오르고 ㅎㅎ

    6월에 비오는 날에는 정지상의 송인이라는 시도 그냥 막 튀어나와요...

  • 4. ㅇㅇ
    '20.4.24 8:26 AM (110.70.xxx.44)

    80학번은 이 재미난 시조를 안 배우셨나봐요.
    글에서 비유하기에는 내 가슴에 창을 내고싶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지만..
    아시다시피 서민의 슬픔과 애환을 담겨있는 시조예요.

    고모장지, 세살장지, 들장지. 열장지~부터
    이 부분 쭉~~ 읊어나갈때 운율이 재미져요 ㅋ

  • 5. 70대생
    '20.4.24 8:29 AM (121.161.xxx.231) - 삭제된댓글

    90번대 학번 학생 ㅎㅎㅎㅎ

    어휴.... 저런거 자동재생입니다

    국민교육헌장도 2/3정도까진 줄줄 입에서 나옵니다
    각종 기념식노래.. 삼일절노래 광복절노래 그런거 음악책 앞뒤로있던거 줄줄 입에서나오고 ㅎㅎ
    주입식교육 안좋아하지만
    시 시조 그런거 입에서 줄줄 나오면 아이가 신기해합니다 낭만적인엄마로 보려나 ?? ㅎㅎㅎ

  • 6. ㅇㅇ
    '20.4.24 8:31 AM (110.70.xxx.44)

    주입식 교육의 산물..아흑.. 마저요 ㅋㅋ (끄덕끄덕)
    저도 정지상의 송인.. 참 좋아합니다.

    우헐장제초색다..
    송군남포동비가..
    대동강수하시진..
    별루연년첨록파..

    저 기억력이 안좋은데.. 이상하게 이 시는 복사기마냥
    한자어 그대로 기억이 나요. 들입다 외우기 덕인가 ㅋㅋ

  • 7. 70대생 님
    '20.4.24 8:33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아 몰라요...
    님께서 말씀하신 것들 지금 막 떠올려 봤는데...
    또 막 튀어나와요... ㅎㅎ

    주입식 교육 싫다고 싫다고 그랬는데
    이상한 순기능의 부작용인가봐요

  • 8. 송인
    '20.4.24 8:37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송인은 첫 구절 아름답잖아요 !! ^^

    이 비 그치니 강둑에 풀빛 더 짙어오네

    아... 원글님 글 쓰신데서 막 딴소리 하도 놀고....
    죄송합니다 원글님!! ^^;;

  • 9. ㅇㅇ
    '20.4.24 8:38 AM (110.70.xxx.44)

    ...한자어와 해석은 송인 좋아하시는 다음분께 넘길게요 (헥헥~)

    80년생이 눈앞에 두고보기에 70년대생의 가장 딱했던게
    악명높은 국민교육헌장 외우기였죠:;;
    군사정권 시절이라 이거 술술 못외우면 손바닥 맞고 벌받고 그랬다는디요.

    70년생 언니가 죽어라 노트에 쓰면서 외우기에~
    ㄷㄷㄷ 했는데 4년뒤 저희 때는 깔끔하게 사라져 있더군요 ㅎㅎㅎ

  • 10. ㅇㅇ
    '20.4.24 8:41 AM (110.70.xxx.44)

    비슷한 맥락인데 ㅎㅎ 박명수가 해투에서 아노미 현상이니
    하며 교과서단어 줄줄 읊어댈 때 진짜 웃겼어요 ㅎㅎ
    저도 멍하니 있거나 뜬금없을때 생각나는 경우가 있어서..~

  • 11. ㅎㅎ
    '20.4.24 8:41 AM (211.206.xxx.180)

    '창 내고자'와 '송인' 지금도 고전시가 장르별 필수 작품입니다.
    물론 수능세대들은 한시 독음까지 외울 필요는 없겠습니다.

  • 12. ㅇㅇ
    '20.4.24 8:46 AM (110.70.xxx.44)

    아녀요 윗님ㅋ 딴소리는 제가 먼저였거든요 ㅋ
    저두 송인의 국어해석~~!! 무지 좋아라합니다.
    오버해서 말씀 드리면, 한국 고전시가중에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가 아닌가 싶어요.
    머릿속에 그 초록빛 강둑이 연상되는거 같아요 ㅎㅈㅎ
    .
    .
    . 저희 통했나요??
    사양 마시고 여기서 실컷 놀다가셔유~~
    (동백꽃 용식이 버전)

  • 13. ㅇㅇㅇ
    '20.4.24 8:53 AM (110.70.xxx.44)

    고전시가 장르별 필수군요.^^
    아~~저희 때도 외우란 법은 없었구요.
    대학 들어가서 고전문학섭 중간고사때 급~!! 송인의
    전문과 내용 해석을 하라는 출제됐더라구요.

    공부도 내팽겨치고 놀던 제가 일필휘지로 자신있게
    써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v ㅎㅎㅎ

  • 14.
    '20.4.24 9:05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그럼 저 좀 더 딴소리 하다 갈께요!
    고맙습니다!

    일단 211.206님께 질문
    선생님으로 추측하고 있는데 ^^;;
    추사 김정희의 졸과 고졸을 말한 글이 국어 교과서에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요. 졸과 고졸의 개념이 나이들수록 더 깊이 다가오는데, 그 문장을 다시 보고 싶어요. 혹시 아시면 부탁드려요.

    원글님
    그렇죠. 어떤 자연현상을 보면 즉각적으로 그 상황에 맞는 시들이 주입식 교육의 순작용 덕분에 ㅎ 떠오를 때가 많아요. 그 중 송인의 첫구절은 정말 멋진 것 같아요.

    비온 후 더 짙어지는 풀빛 거기에 풀냄새도 자연스레 떠오르고 ㅎㅎ

    어릴 때는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쓸 때, 청록파들은 왜 자연만을 논하는가 하는 뻔한 생각도 했지만, 나이 드니 그 시절에 그런 작품들이 다른 모습의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원글님께서 제 입에 창을 내주셔서 덕분에 신나게 떠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15. 나나
    '20.4.24 9:12 AM (182.226.xxx.224)

    아침부터 좋은 시 듣고 갑니다^ ^

  • 16. ..
    '20.4.24 9:15 AM (175.119.xxx.68)

    남으로 창을 내겠소 시 인줄 알고 들어왔어요

    저도 처음 들어보네요

  • 17. ㅇㅇ
    '20.4.24 9:17 AM (110.70.xxx.44)

    ㅎㅎ 전 송인의 뒤를 더 퍼오실 걸로 기대했는데..
    그 뒤를.. 제가 마저가져왔사옵니다 ㅋㅋ
    한국인이 사랑하는 한시로 손에 꼽히지 싶어요^^.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大洞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波(별누연년첨녹파)

    -비 갠 강둑에 풀빛 짙은데
    남포로 임 보내는 슬픈 노래여
    대동강 물은 언제 다 하는가
    해마다 이별 눈물 보태지는 것을

  • 18. ㅇㅇ
    '20.4.24 9:20 AM (110.70.xxx.44)

    네 파노라마처럼.. 낭군을 보내는 여인의 마음이
    드라마처럼 그려지네요.
    (혹시 송인에 대해 잘 아시는 분~~시의 화자가 여인네...
    맞나요? 해석된 어조나 수동성 같은걸 생각해보니 여성의 모습이 떠올라서요 )

  • 19. 송인
    '20.4.24 9:26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자 70년대 생의 해석들어갑니다~~

    비 그치니 강둑에 풀빛 더 짙네
    - 한문 선생님이 한자 '많을 다'를 더 많다로 해설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 때의 단순히 짙다 보다 더 짙다가 뒷구절과 맞물려 더 멋지게 다가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대를 남포로 보내니 슬픈 눈물이 절로나네
    -마찬가지로 '움질일 동'에 의미부여하여 절로 나네로 해석-

    대동강물은 언제 마를것인가
    해마다 이별의 눈물이 더해질테니


    아... 자유로운 영혼인줄 착각하고 살았는데... 주입식 교육의 영향을 지금까지!!!

  • 20. 홈런
    '20.4.24 9:29 AM (121.159.xxx.29)

    그럼 알지요~그땐 무조건 외웠는데..시상이며 작가의 생각 등. 지금 보니 느껴지네요. ㅎㅎㅎ
    신록예찬도 그땐 몰랐어요.

  • 21. ㅇㅇ
    '20.4.24 9:32 AM (110.70.xxx.44)

    71.184님 예전에 일제시대 당시 시집을 모은 책 서평에서
    서정파. 청록파에 대한 현실도피, 자연을 노래한 시들을
    비판하는 평론도 읽었습니다.
    전 감상주의자라..내심 그런 의견에 마음이 상하고 못마땅했거든요. ㅋ

    그런데.. 어려운 시대에 그런 모습들이 독자들에게 현실의
    저항시파와는 또다른 형태의 위로를 줬을 거라는 님의 말씀을 들으니 다친 마음에 연고를 발라주신 느낌이 들어요..ㅎ
    연륜있고 성숙한 해석 잘 보았습니다.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 있으신 님~ 유치하다고 비웃지 말아주세요.. ㅎㅎ

    (P.s 저도 오랫만에 입으로 글로 창을 내었어요. 덕분에^^
    사소한지 몰라도.. 누군가들에겐 말과 글의 위력이 크단 생각이 듭니다. 이만 총총~ )

  • 22.
    '20.4.24 9:33 AM (125.132.xxx.156)

    남으로 창을 내겠소

    이 시는 뭐더라요?

  • 23. 아...
    '20.4.24 9:35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역사시간 교육받은 이야기 나갑니다.

    왕권중심 서경천도파 정지상과 권신귀족 김부식


    아 여기까지 기억이 나네요. 묘청의 난과 더불어 정지상등의 서경천도파 몰락


    그런데 저는 이 송인의 화자가 왜그런지 남자로 느껴져요.
    눈물 얘기 나오면 의례히 화자가 여자일 것 같은데, -시대적 편견으로 - 제 머리 속에는 소 눈망울에서 뚝뚝 커다랗게 떨어지는 남자 눈물의 이미지가 그려져요.

  • 24. 남으로
    '20.4.24 9:38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왜 사냐건 웃지요

    기억이 맞다면 이 시 같은데...

  • 25. ㅇㅇ
    '20.4.24 9:45 AM (110.70.xxx.44)

    많을 다가 짙다, 움직일 동이 (눈물이)절로 나네, 더해진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거네요.
    71.184님 디테일한 해석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ㅋ

    마음에 든다고 자동으로 익혀진 한시가.. 한자어 해석을
    통해 다시 보이고 되살아났어요 ㅎ

    블로그에서 퍼온 글보다 님의 해석본이 더 멋드러지게 보이는건 기분 탓일까요. ㅋ 저도 한수 배웠습니다 대인!
    (중국영화를 많이 봤나봐요. 강호의 대인이 떠오르고 난리)

    자유로운 영혼인줄 알았던 그녀??의 정체는...슬프게도...
    주입식 교욱에 얽매인 영혼이었군요..ㅜ
    저 역시 자유로운 영혼을 지향했사오나...주입식과의 괴리로..
    믈이도 괴리도 없이(한글표기 몰라요) 청산별곡으로 떠납니다 ㅎㅎㅎ

  • 26. ㅇㅇㅇ
    '20.4.24 9:53 AM (110.70.xxx.44)

    아 그런가요; 들어는 봤지만 남으로 창을 내겠소는
    누구의 시인지 제 두뇌 기억창고에 저장이 돼있질 않았어요..
    그리 인상적이었던 시도 아니었나봐요. 죄송 ㅎㅎ

    저는 정지용의 향수, 유리창,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이 시에서 받는 느낌들이 참 좋았어요.
    시를 읽으면서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따뜻 은은하고~
    여리고~ 부드럽고 동그랗고 몽실몽실한~ 그런 느낌들이랄까요.ㅎㅎㅎ

  • 27. 헤헤헤
    '20.4.24 9:59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전 미국에서 코로나 백수된 처지여서 요즘 82에 잉여력 발휘하고 다닙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정말 좋아요.

    저는 송아지만한 개 두 마리 키우는데, 녀석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 행복이라는 관념이 털뭉치로 형상화 되는 느낌 받아요.

    같은 맥락으로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그 나른하고 흐느적흐느적 거리는 봄의 느낌!

  • 28. ㅇㅇ
    '20.4.24 10:06 AM (110.70.xxx.44)

    그런데 저는 이 송인의 화자가 왜그런지 남자로 느껴져요.
    눈물 얘기 나오면 의례히 화자가 여자일 것 같은데, -시대적 편견으로 - 제 머리 속에는 소 눈망울에서 뚝뚝 커다랗게 떨어지는 남자 눈물의 이미지가 그려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송인에 대해서 쬐깐만 더 말씀드리자면, 시인 정지상과
    무신정권의 권력자 김부식에 대한 야사는 이미 알고계시죠?
    김씨가 시인을 죽인 이후 똥간에 갔는데..정의 귀신이 나타나 fireball 어쩌구 저쩌구요. 그거 듣고 엽기? 넘 황당하고 웃겨서요 ㅎㅎ

    저도 사실은 화자가 여자라고 단정짓기 이전에 조심스러웠어요. 당시 정지상 시인이 살았던 고려시대는 여성의 권리와
    지위가 높았다 들었는데..정서와 감정이 잔잔하며 감상적이라고 해서 그 화자를 여자라고 단정짓는건.. 페미니즘에서
    말하는것처럼 여자를 수동적인 존재로만 전락시키는건 아닐까 해서요.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생각을 한..;;)

    결론적으론 제 기억에 학교에서 배웠을땐 화자가 여자로
    설정 돼있었던 모양이예요..??

  • 29. .....
    '20.4.24 10:15 AM (218.237.xxx.247)

    봄은 고양이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입니다^^
    고등학교때도 쌤이 자꾸 틀리게 말씀하셔서 손들고 정정했던 기억이~~~ ^^

  • 30. 하하하
    '20.4.24 10:20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218 님 맞습니다!

    손들고 정정하는 똘망똘망한 학생의 모습이 절로 그려집니다

  • 31. ㅇㅇ
    '20.4.24 10:20 AM (110.70.xxx.44)

    그런데 말씀 듣고나니 그 해석을 편견으로 볼수도, 다른
    다양한 해석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인이 남자니...자기 자신을 대입시키거나, 가상의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을수 있을것 같아서요.

    문득 고민정 아나의 남편 조기영 시인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일리가 있는 해석이다! 싶었어요 ㅎ
    소처럼 커다란 눈망울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 물론...남자도 눈물을 흘릴수 있죠^^,;.
    개인적으로 감정표현 적고 뚝뚝 건조한 남자들 속에서
    살아와서, 그런게 썩 익숙치는 않지만요^^

    암튼 소 같은 눈으로 눈물 흘리며..강가에서 떠나는 여자를
    배웅하는 남자를 생각하실수 있다니..
    진정으로 자유로운 영혼 맞으세요 ㅎ

  • 32. .....
    '20.4.24 10:23 AM (218.237.xxx.247) - 삭제된댓글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이장희(1901~26)
    1924년에 발표된 시....푸르던 나이의 시인은 2년 후 음독자살이네요 ㅠㅠ

  • 33. 보네르
    '20.4.24 10:29 AM (218.237.xxx.247)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이장희(1902~28)
    1924년에 발표된 시....푸르던 나이의 시인은 음독자살이네요 ㅠㅠ

  • 34. ..
    '20.4.24 10:33 AM (125.178.xxx.90)

    아 좋네요 원글도 댓글도 ^^
    저도 고등 모의고사에 출제됐던 시 한편 올려요
    애들 국어지문 어려워하지만 너무 좋은 문학작품들이 자주 지문으로 나와서 좋아요



    장석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를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러이며

    온종일을 떠 있다.

  • 35. ..
    '20.4.24 10:35 AM (125.178.xxx.90)

    시 제목이 빠졌네요 ㅜ
    '배를 매며'라는 제목이에요

  • 36. ㅇㅇㅇ
    '20.4.24 10:36 AM (110.70.xxx.44)

    ㅎㅎㅎ 실수를 했네요. 고양이로소이다를 고양이로다,,로
    정정할게요. 어쩐지 찝찝했어ㅜ ㅎㅎ

    저도 짐 열일 다 제쳐두고 대화에 빠져, 잉여력 발휘하구 있네요ㅠ
    동물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개고양이 다 좋아하는데
    사정상 집에서 못키우니...동네에 요즘 귀여워하는 고양이(들)이 생겨서요..ㅎㅎ

    71.184님의 든든한 반려동물 자랑질? 들으니 저도 애교쟁이
    녀석 급영접하러 가고 싶습니다ㅎㅎ 아~~어제 해질무렵
    봄볕아래 저 멀리서 호박색, 깜장색, 얼룩소무늬의...동글
    동글한 털뭉치들이 저~~멀리서 제 쪽으로 부드럽게 다가
    오던 모습들이 리플레이 되네요^^

    학창시절에 지대루 공부하신 님 만나서..새로 알게된 것도
    있었고 ㅋ 대화로 하는 공부(×) 익힘(ㅇ)이 재미 있었어요 ㅎㅎ
    모처럼 대화통하는 분을 만나서, 빠져들어 있다가 재미있게
    얘기 나누고 가요^^

  • 37. 제가
    '20.4.24 10:42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제가 그려보는 송인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떠나가는 님의 뒷모습을 남들에게 들키지 않으려 멀리 긴 강둑 위에 한 남자가 서 있습니다.
    남들에게는 의심받지 않겠지만, 떠나는 님에게는 그가 멀리서 하나의 점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비 온 후에 풀의 색이 또 그 향이 더 짙어 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입니다. 고개를 숙여 짙어진 풀을 보는데,
    거기에서 짐짓 무너졌던 것 같습니다. 의지와 상관없이 툭 툭 떨어지는 자신의 눈물이, 막아두었던 감정을 터트리고
    이제 휘몰아 치지만 담담해야 하는 자신의 마음을 그냥 인정해 버립니다.
    나는 매년 이 즈음에는 떠나간 님을 그리며 이 곳에 서 있겠구나...

    제가 송인을 읽으며, 그렸던 그림이에요.
    좀 신파죠? ^^

    아 그리고 고양이로소이다 라고 하고 싶었으나 고양이로다

    이 감각 향연의 극치인 시를 홀로 읊을 때는, 내가 고양이가 된 듯 고개도 비틀고, 새침히 꼬아보기도 하다가
    글로 써진 것을 보니 다시 밑줄 짝 빨간펜으로 정적표현 동적표현 적어내리던 그 때가 그대로 생각나
    모니터에 줄 그을 뻔.....

  • 38. ㅇㅇ
    '20.4.24 10:47 AM (110.70.xxx.44) - 삭제된댓글

    아..백석은 ㅎㅎ 대학때 전공과 교수님이 백석을 발굴한
    매니아로서 깊이 연구를 하셔서 조금 접했던 적이 있어요.
    구슬픈 분위기의 시인데 도라지꽃...여인...서럽다 딸래미
    무덤가? 그 단어만 드문드문 생각나네요 ㅎㅎ 디지털 치매인가ㅎㅎ 웃음으로 떼우기ㅎㅎㅎㅎ

    나타샤..시는 대학생일때 당시에 읽어봤는데 한창 방황기라..
    문학이 현실에 도움이 안된다 싶어..학문적으로 깊이는 알지못했구요 관심이 적었는데..^^;;

    나이먹고 이제 다시 읽어보니 세상을 버리고
    산골로 가고픈 시인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구절이 있고..
    순수속에 있고싶어하는 인상? 보다 새로운 느낌이네요.
    시를 한번 싹 읽고나니 순백의 느낌에 정화되는 기분이 들어요. ㅎㅎ 신기하네요.

  • 39. 배를 매며
    '20.4.24 10:49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정말 아름다운 시 감사합니다.

    원글님과 여러 댓글님 덕분에 제가 있는 곳 시간은 지금 밤 9시 50분이에요. 이 밤에 한껏 웃고, 기분 좋은 대화 나누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40. ㅇㅇ
    '20.4.24 10:56 AM (110.70.xxx.44)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전 이만 가볼게요~~
    시조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얘기가 길어질줄은 몰랐는데
    올만에 정신, 생각이 통하는 즐거운 대화나눴습니다~!ㅎ

    올려주신 시들은 나중에 저녁에 와서 여유롭게 읽을게요^^
    이후에도 자유롭게 하고싶은 얘기들, 대화가 통하는 시간들 갖으시구요~
    에 또~~이장희 시인의 애송시를 편히 볼수있도록 가져와
    주셔서 미리 감사합니다~!!
    마침 또 봄날이라, 고양이.. 시를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질것 같아요.

  • 41. ㅇㅇ
    '20.4.24 11:03 AM (110.70.xxx.44) - 삭제된댓글

    주입식 교육은 그렇게 우리의 뇌리에 강렬하게 새겨져있었군요.
    저도 언젠가 또 머리속에 갑자기 떠오르는 교과서 용어를
    정리하면서 박명수 놀이에 빠져있을거 같아요 ㅋ

    저두 자유영혼.. 코스프레자라서~언제라고 시간 정해놓기는 그렇지만.. ㅋㅋ
    또 댓글 달게요 ㅋ
    (시 얘기든 다른 대화든 편하게 더 나누셔도 돼요^.^)

  • 42. ㅇㅇ
    '20.4.28 8:48 PM (220.94.xxx.210)

    https://www.youtube.com/watch?v=U8RskGDLoOo
    이상은의 공무도화가...혼이 살아있네요.
    아티스틱 합니다. 들어보세요..

  • 43. ㅇㅇ
    '20.5.3 11:13 PM (125.132.xxx.103)

    고시들도 좋고
    링크해 주신 음악들도 내일 꼭 들어 볼래요
    밤이거나 낮이거나 모두 좋은 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 44. Wallace
    '20.5.4 6:42 AM (71.184.xxx.65) - 삭제된댓글

    원글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나요?
    오래된 인연처럼 그렇게 정겹게 인사를 드립니다.

    이상은 6집 정말 좋아하던 앨범이었어요.

    이상은의 6집을 처음 들을 때, 사람이 정말 멋지게 변하는구나
    좋다 참 좋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멋지게 변하는 사람들을 보며, '발전'이라는 단어가 참 긍정적으로 느껴졌어요.

    공무도하가 정말 정말 좋은 노래
    그리고 저는 같은 앨범에 있는 삼도천이라는 노래도 무척 좋아했어요.

    너와 나 사이에 물이 흐르고 있구나

    인간관계의 본질이 한 문장에 담겨진 느낌
    사이에 있는 물의 폭이 관계마다 넓을 수도, 좁을 수도
    또 그 사이에 흐르는 물이 어느 때는 그저 맑은 물일 수도, 때로는 오물도 섞일 수 있고

    원글님 덕에 좋아하던 노래들 다시 듣네요.
    오늘도 역시 고맙습니다.

    그리고 125.132님
    덕분에 오후의 이 시간 편안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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