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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수 성향 남편이 어제 술먹고 고백했어요.

고백 조회수 : 24,650
작성일 : 2020-04-16 09:33:24

제가 사는 곳은 경상도구요. 남편은 그 중에서도 깡촌 출신이에요.
거기다 학사 장교를 해서 군대에 오래 있어 그런가 반공의식 투철해요. 나랑 남북관계 얘기하다 이혼까지 할뻔했어요.
이명박, 박근혜 찍었어요.
이명박은 나랑 만나기 전이니까 어쩔 수 없었지만 박근혜 찍은거 때문에 나한테 바가지 엄청 긁혔죠.
박근혜 탄핵당하고 다음 대통령은 내가 원하는 후보를 찍겠다해서 문재인 찍었어요.

제가 카톡으로 꾸준히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사 보내줬어요. 읽어보지는 않아도 타이틀이라도 보라는 심정으로 보냈어요.
네이버 메인이나 공중파에서 절대로 안 다룰 그런 기사들이요.

어제 개표방송 보면서 영남쪽 핑크색 천지인거 보면서 저는 많이 속상했어요. 그래서 술 마셨어요.
남편은 내가 일주일에 딱 한번만 음주 허락하니 이게 왠떡이냐 싶어 같이 마신거뿐이에요.
근데 술마시면서 그러더라구요.
문재인 찍었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켜보니까 허튼말 한마디를 안 하더라.
김대중 대통령은 연평도 사건 터져도 월드컵 폐막식 한다고 일본으로 가버렸는데 문재인이었다면 안 그랫을거 같다.
신뢰가 간다.
자기가 쭉 지켜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여지껏 대통령 중에 제일 잘 하는 거 같데요.
그런말 듣고 참 좋았습니다. 여당(민주당쪽) 정치인 칭찬한 거 결혼 하고 처음 듣는 거였어요.
비록 강원, 경상 등등 야당이 이겼지만 전체적으로보면 여당이 압승하지 않았느냐 위로도 해줬구요.
예전에 한나라당 압승했을 때 생각해보라고 그러면 정치인들 오만해져서 또 박근혜 꼴 난다고 적당히 표가 나뉘는 것도 중요하다구요.
우리 이낙연 전 총리님께서 총선 승리 후 '겸손'을 강조하신 거 보니.. 울 남편 성향에는 이낙연 총리님께서 대통령 이어가셔도 보수당 지지자들에게 좀 먹히겠다 싶었습니다. 이 전 총리님께서도 말실수는 커녕 차분하면서 뼈때리는 워딩이 큰 강점이시잖아요.

그래도 영남권 사는 사람으로서 좀 속상합니다. 대세를 거스르는 민심때문에 괴리감이 느껴져요. 우리 이웃이고 가족들인데 당분간은 너무 미울거 같습니다.

실망과 기쁨 그리고 남편의 뜻밖의 위로가 잇었던 총선이었습니다.

기분 참 오묘해요. ㅠㅠ 
IP : 123.248.xxx.42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
    '20.4.16 9:34 AM (118.235.xxx.1)

    ㅎㅎㅎㅎㅎㅎㅎ.아름다운 부부세요

  • 2. ..
    '20.4.16 9:36 AM (1.229.xxx.132)

    좀 쉬시다가 대선 겨냥에서 또 밭을 갈아야..

  • 3. 나무꽃
    '20.4.16 9:36 AM (124.197.xxx.242) - 삭제된댓글

    제가 문프를 사랑하고 열열히 응원하는 이유입니다^^
    남편분 멋져요 제대로 알아봐주셔서 ~

  • 4. 음..
    '20.4.16 9:37 AM (14.34.xxx.144)

    남편분 그래도 흐름을 읽을줄 알고
    그리고 분별력도 아주 좋은 분이시네요.
    멋져요~~아주 ㅎㅎㅎ

  • 5. 평화로운
    '20.4.16 9:38 AM (124.53.xxx.190)

    기분 좋으시죠^^
    맞아요 남편분의 그런 한표한표가
    이제 곧 엄청 빛을 발할 때가 옵니다.

    저는 경상도 강원도 연세있으신분들
    꿈쩍 안 하시는건 그럭저럭 이해하는데
    젊은 분들이 안 바뀌는것은 속상하더라구요.
    궁디 팍팍 두들겨 주시며
    당신이 그리 말해주니 기분좋다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남편들 디게 좋아합니다ㅋ
    민주당이 이런분들 마음 안 바뀌게 끝까지
    잘 하셔야죠 진짜

  • 6. ㅎㅎㅎ
    '20.4.16 9:38 AM (175.223.xxx.206) - 삭제된댓글

    그래도 밭이 갈리는걸 보면 아주 꼴통은 아니고 지성이 있으신 분이네요
    더많이 사랑하시고 행복하십쇼!

  • 7.
    '20.4.16 9:39 AM (211.59.xxx.122)

    우리 남편이랑 넘 비슷해요.
    경상도 출신에 군인출신에...
    울남편도 이렇게 고백했으면... ㅜ
    정치성향만 다르고 다 잘맞는 부부입니다.
    그래도 박근혜보단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한테 서서히 물들어 간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어요 ㅜ

  • 8. 님 남편 분도
    '20.4.16 9:40 AM (211.193.xxx.134)

    원글님 안만났으면 계속 핑크입니다

    원글님이 남편분 사랑하여 포기안하고
    계속 카톡 보내주신거 때문에 제대로 선거 하신거죠

    다른 핑크 찍는 분들에게는 진실한 뉴스를 톡으로 보내주는 사람이 없어요
    그것이 문제입니다

  • 9. ....
    '20.4.16 9:42 AM (108.41.xxx.160)

    맞아요. 문대통령은 믿을 수 있는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잡니다. 모든 말과 행동 정책 결정에 진정성이 있습니다. 그 진정성에는 항상 국민이 있구요.

  • 10. 00
    '20.4.16 9:47 AM (67.183.xxx.253)

    민주당도 너무 지나친 압승을 해버리면 오만해지기 쉽고 고이고 썩기 쉬워요. 그게 정치인들이죠. 남편 말처럼 정치색이 서로다른 정당이 어느정도 골고루 있어야한다는데에 동의합니다. 다만 여당의 검찰개혁은 꼭 보고싶어서 이번에 좀 공수처 설립하고 검찰개혁하는건 꼭 좀 보고싶네요. 우리나라 검찰 권력이 너무 쎄고 너무 싹었어요. 이번에 못하면 왠지 기회가 없을거 같아여

  • 11. ㅠㅠ
    '20.4.16 9:48 AM (61.74.xxx.39) - 삭제된댓글

    제가 왜 뭉클하죠ㅠㅠㅠ
    원글님의 정성과 포기하지 않는 노력, 그리고 남편분의 변화.. 정치를 떠나 두 분의 신뢰와 사랑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요...

  • 12. 뭐여
    '20.4.16 9:49 AM (203.100.xxx.248)

    원글님...여러가지 감정 드는 선거였겠어요. 그래도 가장 가까운 남편이 이제 알아주시니 정말 기쁘시겠습니다. 저도 대구 출신인데, 이번에 대구와 부산 핑크로 물드는거 보니 미쳐버리겠더라고요.
    저희 아버지가 박정희 완전 팬이거든요. 하.....아버지 돌아가셨고 엄마는 이제 문재인 지지자셔요. 제가 끊임없이 설득한 결과....

  • 13. ...
    '20.4.16 9:50 AM (119.192.xxx.203) - 삭제된댓글

    ㄴ 이번에 골고루 타령할 수 없을 만큼 절대적으로 이겨야할 절박한 상황이었잖아요.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완수 못하면, 다시 노무현, 열우당 재현됩니다. 앞으로 2년도 우리가 온몸으로 보호해 줘야 해요. 현정부와 민주당은....

  • 14. 남편분
    '20.4.16 9:53 AM (182.215.xxx.201)

    이제 밭갈기 시작합니다...
    훨씬 설득력있게 잘 가실 거예요.
    원글님이 격려해주세요.
    그곳부터 파란을 일으켜주세요.^^

  • 15. 원글님같은
    '20.4.16 10:17 AM (121.141.xxx.171) - 삭제된댓글

    분때문에 경상도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어요
    그래도 분홍색으로 물든 경상도 보니 한숨나오긴 합디다

  • 16. ㅇㅇㅇ
    '20.4.16 3:37 PM (203.251.xxx.119)

    이번 총선은 문재인대통령과 이낙연전총리님 보고 찍은 사람 많음
    문대통령 뒤를 이을 차기 대통령되실 이낙연의 든든함

  • 17. ..
    '20.4.16 4:37 PM (14.63.xxx.199)

    대구 지역 부부입니다.
    저희남편도 보수 성향 강해요.
    그래서 이야기하다보면 부딪힐때가 많아요.
    당은 둘 다 맘에 안든다 주의예요.
    하지만 대통령은 젤 낫다고.

    에지간하면 투표 가지고 이야기 안해요.
    남편이 저한테 그럼 너무 화날테니까요.
    근데 이번엔 제가 그랬어요.
    다 찍어도 돼. 하지만 한군데는 안돼.
    정책, 정치 맘에 안들수 있어. 하지만 최소한 사람 목숨까지 정치놀음에 이용하는건 용납하면 안돼.그랬어요.
    다행히? 남편도 이번엔 저랑 같은 선택을 했더라구요.
    이번 코로나 대구시장 하는 짓보고 그 당에너무 실망을 했더라구요.

    민주당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리더 두고 삽질하는 짓 안하고
    오락가락하는 사람들, 변화하는 사람들 마음을 제대로 잡고가기를 바랍니다.

  • 18. 내고향 대구
    '20.4.16 5:07 PM (211.217.xxx.121)

    서울사는 대구사람입니다
    그래도 조금씩 변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변할 겁니다 아마 지금까지보다는 더 빨리 변할거라고 생각합니다

  • 19. 이곳은
    '20.4.16 6:29 PM (175.207.xxx.238)

    진보 아니면 욕먹는곳이네요.

  • 20.
    '20.4.16 7:05 PM (116.36.xxx.198)

    부산은 보니 지더라도 민주당 득표율이 꽤 높더라고요
    4년 후에는 좀 더 변하길 기대합니다

  • 21. 정말
    '20.4.16 7:41 PM (121.165.xxx.2)

    핑크당 보면 외계인 보는 것 같고 화나고 답답한데
    그 정쟁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부처님도 놀랄만한 인내심과 선견지명을 가지고
    국정운영을 하는 문대통령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어느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기치고 나랏돈 빼내가는 짓도 하고
    또 어느 대통령은 방문 걸어잠그고 뭐하는 지 죽어가는 목숨도 구하지 못하고
    그 대통령을 대신해 찜질방에서 시녀들모아놓고 국정지시하는 여자에게 나라를
    맡기는 멍청이 짓 해도
    대구 경북은 그저 무조건 지지라니요.
    코로나 사태에 허둥지둥 하는 권시장의 처사를 보면서
    어떻게 같은 식구라 덮기만 하는 지요.

    대구 경북은 쳐다보기도 싫고 여행도 가기 싫어요.
    대구 경북에서는 왜 온전한 정신의 정치인으 배춯하지 않는지...
    이념적으로 보수여도 제정신인 사람을 뽑으면 되는데 무조건 빨갱이, 박근혜만 외치는지..
    그래도 원글님같은 대구경북시민들이 좀 더 버텨주시면 언젠가 우리도
    합리적인 정치인들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겠지요.

    이번 강남의 태구민 당선에 기함하면서
    랍구정, 청담동에서 진성 빨갱이에게 7-80% 지지를 보내는 현상을 보며
    우리나라 통일은 의외로 강남에서 제의할 것같아 웃어봅니다.

  • 22. **
    '20.4.16 8:11 PM (175.116.xxx.175)

    다들 유능하시네요. 전 왜 남편 설득을 못 할까요. 울 남편은 본인은 중도라면서 저보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하네요. 저요 창피하지만 정치는 정치인에게...직장다니면서 애들 키우기도 겁나 힘들어서 다른데 신경쓸 여력이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해도해도 너무해서 정치에 신경쓰게된 거라고 나 좀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 자기는 중도라면서 절대 제말 안 듣습니다. 벽이예요. 출생지는 경기도인데 조상대대로 DNA가 보수쪽이네요. 절대로 안 바뀝니다. 같은 쪽을 바라보는 부부가 부럽습니다.ㅠㅠ

  • 23. 우리 가족
    '20.4.16 8:33 PM (220.81.xxx.26)

    도 정치성향은 정상적입니다.
    사는곳이 대구.. ㅡㅡ;

  • 24. 맘고생이 믾네요.
    '20.4.16 8:53 PM (175.194.xxx.191) - 삭제된댓글

    부부 알콩달콩 언제까지나 행복하시길..

  • 25. ````
    '20.4.16 10:02 PM (124.50.xxx.61)

    랍구정한양 리편한세상 력삼자이라고 부르네요ㅋㅋ
    그쪽은 조롱당해도 싸지요

  • 26. 저도
    '20.4.16 10:56 PM (180.230.xxx.96)

    문재인 대통령님 선거운동할때 티비토론도 봤지만
    사실 맘에 들진 않았었어요
    그래도 당 때문에 문재인님 찍었지만
    당선 딱 되자마자 들려오는 모든 일들이 제가 이상적으로
    바라던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더라구요
    그뒤로 전 문재인 대통렴님 팬 됐어요

  • 27.
    '20.4.17 6:23 AM (1.248.xxx.113) - 삭제된댓글

    뒤늦게라도 알아보시는 분들은 사리분별이 되는 거라는. 짝짝짝

  • 28. 초록
    '20.4.17 8:09 AM (59.14.xxx.173)

    그렇죠. 원래 사리분별되는 착한 남편이라 가능했던거여요. 박근혜 찍었다고 바가지 엄청 긁히고,
    문통 기사 카톡보내도 암말 없고,(다른부부는 이것도싸움되죠)
    일주일에 1번 술이 허락되는 남편이면(헐 주1회,술허락이라니!놀랍니다.)
    이미 게임 끝이죠.

    원글님 남편이 바뀔 수 있는
    그런 밭인거여요. 좋으신 남편,원글님덕에 더 좋게 바뀌시겠어요. 잘해주세요.
    짝짝짝

  • 29. 진짜
    '20.4.17 8:10 AM (59.14.xxx.173)

    밭이 좋아서 가능했던거 사리분별없는 이에겐
    말도 아니 씨알도 안 먹히는 얘기...

  • 30. 사람안변한다죠
    '20.4.17 8:26 AM (116.46.xxx.42)

    저 정도면 그래도 참 대단합니다
    보통은 티끌만큼 변하기도 어렵죠

  • 31. 대정문
    '20.4.17 9:31 AM (222.110.xxx.144)

    요즘 이 말이 유행이라던데...대가리가 정상이면 문재인을 지지하게 된다는
    과거에 이런저런 환경에서 편향된 생각 가질 수 있는데 색안경을 벗고, 있는 현상 그대로만 판단해도 문재인을 지지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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