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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은 화분과도 같아서..

ㅇㅇㅇ 조회수 : 3,220
작성일 : 2020-03-31 14:57:54

우정은 화분키우기와 같다고 하더라고요.


화분 돌보기처럼,

계속 같이 붙어 있진 않아도

물도 때 되면 주고, 볕도 봐주고, 한번씩 바람도 쐬게 해주고

식물마다 맞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서 이따금씩 들여다 보고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공간도 풍성해지고, 애정은 커지고요.


우리집,, 화분이 들어오면 첨에 좀 반짝 하다가 얼마 지나면 죽어있는데,

'화분 키우기에 소질이 없다, 할 줄 모른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제가 애정이 없는 거였어요.

근야, 내 방 구석 한쪽을 환히 밝혀주기는 원하지만

거기에 내 에너지는 쏟고 싶지 않은 이기심 정도,,

가끔 초록 이파리 보니 좋다~ 딱 여기까지인 거죠.

그러다 보니,  서서히 관심이 약해지고 어느날 보면 사망..


사람 관계에서도

'나는 먼저 연락 같은거 못해,,성격상,,대신 연락오면 잘나가'

 이런 말 하는 사람들 가끔 만나요.

첨엔, 그 말을 믿고,,아,, 성격이 그렇구나,,

하고 늘 사람에 관심많은 내가 먼저 손내밀고 했는데요.


시간 지나고 보니,

'그 관계에 애정이 없다, 쏟는 에너지가 아깝다' 인 경우가 많아요

우선 순위가 한참 뒤로 밀리기 때문일 뿐이에요.


혼자 있으면 외로울거 같으니

구색맞추기로 불러주면 나가기도 하고, 나름 즐거운 시간 보내지만

돌아서면 뒷방 창고에 화분 두고 돌보지 않아요.

자신의 일에 더 바쁜게 많아서 딱 거기까지인 거.


각자 사람에게 맞는 식물이 있쟎아요.

자주 돌보고 흙 젖었나 만져보고, 심지어 잎도 하나하나 애정담아 쓸어주고,,

여행갈 때도 화분 배려해서 다 안배해두고 가고,,,

이런 거 잘하는 사람에게 맞는 식물이 있고.


저 처럼 화분에 소질 없는  (실상은 애정이 없는) 사람은

자꾸 화분 들여서 죽이지 말고,

조금 삭막하게 사는 것도 책임지는 행동인거 같아요.

가끔 꽃이나 좀 사서 잠깐 좋고 말고,,

아님, 물 자주 안줘도 되는 선인장 같은거 좀 키우고..


자기에게 안맞는 식물 들여서 쩔쩔매거나, 괜히 죽이지 말고,,

자기를 좀 더 파악해서 관계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화분은 필요 없고,

나한테 맞는 화분 몇개랑 같이 늙어가는게 좋은 거 같아요

너무 큰 것도 너무 화려한 것도 버겁고,,소박~~하게.


덧:

화분은 자꾸 죽어 나가는데,

또 양파나, 무, 고구마, 감자는 잘 자란다는 아이러니.

지음은 만들기 힘들어도,,인간관계에 똥파리는 가끔 꼬이는 그런 걸까요..^^;;

IP : 221.140.xxx.23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3.31 2:59 PM (220.123.xxx.111)

    그래서 전 선인장도 안 키웁니다.
    일백프로 우리집에서 다 죽어나가요.

    저도 관심이 1도 없어서 마치 가구처럼 여기다 보니 ㅜㅜ

  • 2. ㅎㅎ
    '20.3.31 3:02 PM (221.140.xxx.230)

    가구라는 말도 공감이요

  • 3. ㅇㅇ
    '20.3.31 3:07 PM (218.233.xxx.193)

    좋은 글입니다
    우정 뿐 아니라 모든 관계가 그런 거 같긴 해요
    적당한 관심과 거리두기..

  • 4. 땡구맘
    '20.3.31 3:19 PM (221.140.xxx.6)

    요즘 인간관계에대해 생각이많은데 딱 저의 마음입니다. 화분같은~ 정리가되네요~ 넘 감사합니다.

  • 5. 좋은글 감사
    '20.3.31 3:19 PM (125.132.xxx.27) - 삭제된댓글

    우정은 화분과도 같아서

  • 6. 그렇군요
    '20.3.31 3:21 PM (175.119.xxx.209)

    화분도 못키우고

    친구도 못챙기는데...

    흠..ㅠ

  • 7. 화분 식물들
    '20.3.31 3:22 PM (123.213.xxx.169)

    고개가 모두 햇볕 드는 쪽으로 되어 있어요.
    자연의이치!!

  • 8. 화분 죽이면
    '20.3.31 4:03 PM (112.221.xxx.250)

    우정도 죽이는가요
    내버려둬도 잘 자라는 화분도 있고
    내버려둬도 죽지 않는 우정도 있겠죠

  • 9. 노노
    '20.3.31 4:18 PM (221.140.xxx.230)

    화분 키우는 스킬 없는 사람이 관계도 못맺는 다는 뜻은 아니고요.
    각자 자신에게 맞는 관계가 있다는 뜻이에요.

    내버려둬도 맘대로 자라는 잡초같은 우정,
    무심히 앉은 풀씨가 싹을 틔운 그런 우정이 맞는 사람은
    또 그런 관계를 열심히 즐기면 되겠죠.
    조금 거칠어도 쌍방이 만족한다면 그만.

    얼마 전에, 싱크대 구석에 수세미 두는 칸의 구멍에서부터
    풀이 자라나더라고요.
    와,,관심도, 영양도 안줬는데 혼자 몇 센티를 자라는게 얼마나 귀해 보이던지,
    설거지할 때마다 한번씩 봐주곤 했는데,,
    세제가 독했던지,,
    설거지 물에 쓸려갔는지,,
    올 때처럼, 사라졌더라고요.
    아무도 모르게 오고, 아무도 모르게 가버린. ㅎㅎ
    그런 우정도 있겠죠^^
    선물처럼 오더니, 어느 날 보니 이미 가고 없는.

  • 10. 뭐였더라
    '20.3.31 4:41 PM (211.178.xxx.171)

    우정은 화분처럼.. 가꿔줘야 하는 거 공감합니다.

  • 11. 맞다고요.
    '20.3.31 4:55 PM (175.223.xxx.105)

    잘 읽었습니다.~

  • 12. 혹시라도
    '20.3.31 5:18 PM (221.140.xxx.230)

    화분이 없이 잘 지내는 사람도 있고
    화분이 많아도 잘 거느리고 지내는 사람도 있고
    딱 한 개만 두는 사람도 있쟎아요.
    어느 게 가장 좋다고 절대화할 순 없는것 같아요.

    다만, 저는 제 인생에서
    화분이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고, 어떤 화분을 가꿀 때
    가장 좋은지 시간이 갈 수록 명확해 집니다.
    또, '난 널 좋아하는데, 먼저 연락은 못하겠어'란 말은
    이제는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의 화분이구나...라고 멀찍이서 대하는게 좋겠다고 여깁니다.
    나에게 맞는 화분이면 족합니다.

    어떤 사람은 남이 기르는 화분 잠깐 즐겨보거나,
    브라운관으로 보거나, 조화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사람 있을거에요.
    각자 알아서 가꾸면 되는 것...

  • 13. ^^
    '20.4.1 12:29 AM (121.157.xxx.112) - 삭제된댓글

    화분 잘 죽여서 저층살아요~~
    내가 안가꿔도 관리소에서 때마다 약뿌리고 가지쳐주고 싸주고 영양제 주고~~
    선인장도 죽이는 제푼수를 알게 되니 더는 키우겠다고 들여서 말려죽이고..말라죽은뒤에도 바로 처리안해주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어요

    저도 친구관계에 공들이는것도 잘 못하네요~
    나이들어갈수록 덧없기도 하고...
    형편따라 의도치 않게 상처받기도하고 주기도 하고.....

    변하지 않는 건 없는거 같아서 .....
    형편같을때는 딱히 공들인다는 느낌없이 좋고 편해서 찾았었는데...
    형편달라지고 보니 사는 세상도 다르고...씀씀이도 다르고...
    어느새 그게 상처도 되고 속상함도 되고...
    쿨하지 못한 못난 내가 싫어서 노력해보기도 했는데 ...
    역시 아닌건 아닌건가 싶은게...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어느새 좁혀지지 않는 거리를 보면서.....
    이제 그만 노력하자...편히 살자 하고 놓아버렸는데,
    그게 또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쓰다보니 참....
    원글님글의 어떤것이 제 마음을 푹 찔렀나봅니다..... ㅠ

    이상은 화분킬러 아짐의 넋두리입니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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