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자답게 컸음에도 불구하고...

직장맘 조회수 : 1,825
작성일 : 2020-02-21 20:50:49

밑에 여자는 여자다운 성향을 가지고 있고 커야 된다고 하시는 분 글을 그 분과 정반대인 관점에서 적어봅니다.


일단 전 외모부터 여리여리하고 천상여자다 라는 소리를 듣는편입니다. 폭력 싫어하고 굉장히 감성적이라 나이50임에도

잘 울어 한편으로는 손해도 엄청보고 한편으로는 은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구석이 있어 도움을 잘 받습니다.(쓰잘데기 없는 도움이긴 하지만)

(그냥 눈물이 잘 나는편입니다. 오래 사귄 친구들 같은 경우 굉장히 이성적이라 평할정돕니다.)


여자집단에서 배척 당한다고 하며 인간관계에 굉장히 힘들어 하는데 인간관계라는게 원래 힘든 겁니다.

외모나 성향 때문은 아닙니다. 저 역시 엄청 힘들었지만 단지, 내색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성격이 활발하거나 좋거나 우울하거나 침울하거나 20대때는 그만큼의 자아가 형성 되어가는 시기이기에 힘든 것이 아니었는지 혼자만 앓는 몸살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목숨과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친구와의 우정, 평생 우러러 봐도 못 따라갈 것

같은 스승, 자신이 가진 모든 노하우를 전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상사가 한낱 소설속에 나오는 환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기 아닐까요?


공부만 하다가 책에 나오는 모든 것이 진리인양 외워대다가 막상 현실에 부딪힐떄의 배반감. 공부만 했던 남자처럼 선머스마였던 순전히 책 한자 안보고 놀았던 천상 여자였던 간에 그때는 우리가 힘들 시기였던 겁니다.


그렇게 그렇게 통과하고 사회에 한 구성원이 되며 자리 잡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무난무난한 관심과 취향을 맞춰서 어울리는 정도의 암묵적인 약속으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가끔 굳이 자신의 오타쿠적인 취향을 말하고 솔직하지 못하면 큰일 날것 처럼 너무 솔직해서 주변을 얼려버리는 분들.

보면 아직 저분들은 순수하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적당히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정보공개와 상처주지 않을 정도의 험담으로 제 사회생활은 유지됩니다. 가장 밑바닥까지 보여줬다가 배신감에 잠 못이루었던 수많은 밤들과 솔직이 미덕이라고 밀어붙이면서 피곤하게 만들었던 많은 관계들.

가끔 지금도 침대에서 이불킥 하며 얼굴 붉힙니다.


얼마나 서툴렀는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래서 후배들의 솔직함이나 무모함을 볼때 웃음이 지어질떄가 많습니다.


여자답지 못해서 관계가 힘들었다기보다 그 시기는 그 어떤 누구라도 자아형성으로 인해 힘들 수 밖에 없었음을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상 여자였던 저 또한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와 고민으로 엄청 힘들었던 시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역시 일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힘듭니다.

일은 정확하게 맞다 아니다 계약의 결과 유무 이익의 유무로 판단되지만 인간관계는 내가 아무리 옳아도 저 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고 내가 틀렸다고 해도 상대방이 용인해주면 성립되는 관계니까요.


그래서 그 스트레스가 싫어 무리보다는 개인을 선호하면서도 외로움에 자신 스스로의 단점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인간이라 다 그런것 같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80이 되신 저희 시어머니도 계모임 갔다오시면 늘 하시는 말씀이 다시는 그런 모임 가지 않으신답니다. 70대인 저희 친정엄마도 모임만 갔다오면 제게 전화로 난리도 아닙니다.

50인 저도 모임 나갈때마다 다 비우고 누가 무슨 소리해도 별 신경쓰지 말자 라고 하면서도 나갔다가 칭찬 한마디에

기분 좋다 살짝 비꼬인 말 한마디에 상처 받아 오곤 합니다. 그렇다고 또 생각해보면 그 말 한마디가 그리 틀린 말도 아니기에 또 풀어집니다.


그냥 여자답지 못하다기보다 인간관계는 평생 가장 힘든 관계인 것 같습니다.

IP : 222.118.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게...
    '20.2.21 9:01 PM (182.69.xxx.200)

    저는 두 글 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이전글은 그 암묵적인 약속을 모른채로 살았다는 것 같아요.
    제가 평생 자발적 아싸로 사는 이유가
    원글님 말씀하신 그 과정들이 싫어서거든요.
    적당히 할 줄을 이제야 알게 됐지만
    신경씀이 과도해서 전혀 즐겁지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
    평생 친구인 사람들이 몇명 있어요.
    무리로 어울리는 게 싫고 피곤한 것도 있고
    그 무리에서 떠도는 묘한 공기는 더 싫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나로 살고있고
    그러다보니 서로의 이끌림?ㅎ 으로 비슷한 사람들과
    깊이 오래 만나요.

  • 2. 20eo
    '20.2.21 9:35 PM (112.140.xxx.220)

    맞아요.우정 존격이 꺠지는 시기..안돌아가고 싶습니다.

  • 3. 원글
    '20.2.21 11:25 PM (222.118.xxx.139)

    ㅎㅎㅎ 그러고보니 20대 꼭 그리 행복하기만 한 시기는 아닌 것 같네요. 그때도 지금도 매 순간 매순간 마다 쉽지 않은 때가 있으니.... 다들 이제는 상처받지 않는 방법으로 조금은 둥글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4.
    '20.2.22 11:40 AM (175.117.xxx.158)

    성격이 ᆢ평생우울밝음을 좌우한다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6309 이선균 사건 연루 의사 "업소 실장 선처 노리고 허위 .. 4 000 2024/04/18 2,908
1586308 쇼핑몰 후기 보고 댓글 달아주고 싶은 적 없으신가요. 12 ... 2024/04/18 2,168
1586307 어라? 홍준표 sns 글 10 dkny 2024/04/18 4,068
1586306 남산 올라가기가 힘들까요 11 사과당근 2024/04/18 1,979
1586305 고3 먹일 영양제 추천 좀 부탁드려요 8 .. 2024/04/18 1,150
1586304 최은순 다음주에 또 가석방 심사한대요 5 거니엄마 2024/04/18 1,195
1586303 콩국수용 콩물. 냉동보관하면 맛 많이 떨어질까요 3 콩물 2024/04/18 783
1586302 멸균우유 머 드세요? 14 ... 2024/04/18 2,224
1586301 포토샵 쓰시는 분 대체품 뭐가 있을까요 13 .. 2024/04/18 1,079
1586300 노인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취득 11 2024/04/18 2,413
1586299 선재업고튀어 선재가 솔이를 11 ㅇㅇ 2024/04/18 2,695
1586298 바지안에 셔츠 넣어입을수 있으면 젊은겁니다.. 27 ... 2024/04/18 6,574
1586297 개독들 신박한 전도 방식ㅋㅋ 4 신박 2024/04/18 2,202
1586296 헐.. “치킨 한마리 곧 ‘4만원’ 됩니다”…전국적 불만 속출에.. 15 ㅇㅇ 2024/04/18 5,082
1586295 저는 4-5월 이 계절이 참 좋아요. 13 참좋아 2024/04/18 2,549
1586294 박영선이 총리 수락한다면 ..대권 도전도 할것 같아요. 12 블랙코미디 2024/04/18 2,963
1586293 조국혁신당 관련 새로운 소식 궁금한분 계세요? 8 저처럼 2024/04/18 1,569
1586292 커피를 달고살면 위장이 2 Ff 2024/04/18 2,304
1586291 "우크라이나 지원 본격 이행…연내 3억달러 집행&quo.. 15 ... 2024/04/18 1,773
1586290 전복내장 꼭 믹서기에 갈아야 하나요ㅠㅠ 9 아자123 2024/04/18 1,780
1586289 삼채 라는 채소 아시나요? 8 ,,,, 2024/04/18 1,862
1586288 매불쇼보는데 윤석열 거짓말 뽀록 6 ㄱㄴ 2024/04/18 3,217
1586287 어린이날 선물 뭐가 좋을까요? 5 ㅠㅠ 2024/04/18 713
1586286 워드로 문서 작성하는데 번호매기기가 잘 안됩니다. 2 MS 워드 .. 2024/04/18 343
1586285 올 해 여행 계획 있으신 분들 ?? 20 ... 2024/04/18 4,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