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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대에 새로운 출발 가능할까요???

.... 조회수 : 6,226
작성일 : 2020-02-01 23:56:55
올해로 42살이 되었어요. 외국에서 박사까지하고 한국에 들어와 대학 강의를 몇년 했는데 전공을 살려서 창업이 하고 싶더군요. 제 분야에서는 아직 국내에 저같은 전문가가 드물어서 자신도 있었고 같이 일할 사람도 있었어요. 일단은 저 혼자 구상을 좀 해야해서 강의를 그만두고 준비 기간을 가졌는데 지난 2년동안 아무것도 못했어요.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도 많고 그걸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방법도 다 세웠는데 실행을 도저히 못하겠는거예요. 처음에는 번아웃인가 싶어서 일단 쉬자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나니 삶의 위기까지 느껴지면서 자학만 하게 되네요.

외국 명문대에서 박사까지 받아서인지 주변에서는 저를 똑똑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런 시선에 동의해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무기력한 사람이 될줄도 몰랐거든요. 근데 진짜 아무것도 실행에 옮길 수가 없고 손 하나 까딱하기가 싫어요. 2년동안 이 상태로 지냈더니 만성이 된 것 같아요.

정신 차리려고 운동도 해보고 산책도 나가고 독서도 시작했지만 얼마 못가 그만두고 또 허송세월하게 되네요. 정신과 상담도 다니는데 의사 쌤은 제가 원래는 제 할 일을 잘 해냈던 사람이니 맘만 먹으면 금방 일어설거라는 말씀만 반복하세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2년이나 무능한 백수처럼 지내니 다시 뭘 할 수 있을지 감도 오지 않아요. 원래는 완벽주의자에 제게 맡겨진 일은 건강을 헤치면서까지 해내는 스타일이고 욕심도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무기력하고 제 자신에 대한 불신만 쌓여가는 상태죠.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절망스러워 82에 글 남겨 봅니다. 창업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고 어떻게든 시작이라도 하고 싶은데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75.223.xxx.148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크리스티나7
    '20.2.2 12:00 AM (121.165.xxx.46)

    그럼요. 가능하죠.
    각종 창업지원금 많으니 꼭 받아 시작하세요.

  • 2. ...
    '20.2.2 12:05 AM (49.173.xxx.80)

    번아웃증후군 아닐까요
    평생 노는 사람도 있는데 2년 쉰 것을 너무 자학하며
    스스로 몰아가시는 것 같아요 ㅜ
    그냥 인생의 2년 안식년이었다 생각하시고
    살면서 그런 시간이 결코 허비가 아니라 멀리 보면
    숨고르는 하프타임이었을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엄청 스마트하신 분이니 창업관련해서 써칭해보세요
    2년동안 경제활동없이 쉴 수 있는 그 여유가 부럽네요!
    화이팅

  • 3. ..
    '20.2.2 12:08 AM (175.223.xxx.148)

    네. 감사해요. 창업지원도 알아봤었는데 더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겠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데 일을 시작하는 것을 미루고 아무것도 안하려 하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금전적인 부족함 때문에 시작을 두려워하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창업지원 꼭 알아보겠습니다.

  • 4.
    '20.2.2 12:08 AM (223.33.xxx.178)

    냉정히 말해 절실하지 않아서에요
    아님 능력 이상의 프로젝트거나

    아님 우울증

    응원보단 객관적 자가 판단이 절실합니다
    아니면 2년 후 같은 글 쓸지도...

  • 5. 그럼요
    '20.2.2 12:10 AM (124.49.xxx.61)

    꼭하세요
    거늦으면 아예 의욕도 없거든요.

  • 6. ㆍㆍ
    '20.2.2 12:12 AM (122.35.xxx.170)

    공부머리랑 사업머리랑 다르죠.
    석사고 박사여서 사업 잘 하는 게 아니란 걸 스스로 잘 아니 주저하고 망설이시는 거...

  • 7. ..
    '20.2.2 12:20 AM (175.223.xxx.148)

    댓글 주신 분들이 지적해주신 부분들이 거의 맞는 것 같아요. 10대 시절 부터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서 사느라 우울증이 있었고 외국에서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어요. 창업에 대한 간절함이 있긴하나 굳이 안해도 혼자서 먹고 사는데는 지장 없지 않을까하는 대책없는 생각도 가끔 하기도 하고 제가 구상하고 있는 일이 혼자서 하기에는 벅찬 것도 맞구요.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도 맞지만 그래서 작게라도 시작은 좀 해보고 싶어요. 너무 아무것도 안하니 살아있다는 느낌마저 잘 안들거든요.

  • 8. ..
    '20.2.2 12:22 AM (175.223.xxx.144)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2년동안 아무것도 못한 이유가 뭔가요?
    사업시작 두려움?
    자금부족?
    솔직히 하기싫음?
    단순한 귀차니즘?
    게으름?

    뭘까요?
    궁금하네요.

  • 9. 힘내세요.
    '20.2.2 12:28 AM (1.244.xxx.21)

    병원다니시는것은 잘하셨어요. 힘들면 도움받아야지요.
    그간 살아오고 공부한 것들 어디 안간답니다.
    다 님 안에 머물러있어요. 어서 불을 당겨 시작해보세요.
    배워 온거 이제는 한국에 뿌려야죠.
    응원합니다.

  • 10. ㅇㅇ
    '20.2.2 12:29 AM (39.7.xxx.8)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도 많고 그걸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방법도 다 세웠는데 실행을 도저히 못하겠는거예요.
    ㅡㅡㅡㅡ

    생각과 실행은 다른 거라고 봐요. 100미터 10초에 뛰려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 하고 생각 다 해놔도 내 몸이 실행을 못하면 이루지 못하잖아요.

    공부는 생각의 영역에 가깝고 창업은 실행의 영역이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태기 대인관계력도요.

    박사까지 받은 좋은 재능을 2년이나 녹슬게 둔게 아쉽네요. 쉬는 시간 동안 푹 쉬고 비우고 새롭게 채워지는 시간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쉬지만 쉬지 않은 시간이었나봐요

    매일 매일 걷기를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생각만 하지말고 몸을 움직이세요 등산을 하시던지요

    늘어짐이 습관이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 11. ..
    '20.2.2 12:30 AM (175.223.xxx.148)

    175.223님 제가 스스로 생각하는 이유는 자금부족이나 시작에 대한 두려움 그런 것 보다는 너무 원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하기가 싫고 준비 과정이 귀찮기도 하고 제가 게으른 것..이런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근데 그렇게 욕심 많고 목표가 있으면 결국 이뤄내던 제가 더 중요한 목표를 앞두고 갑자기 귀차니즘과 게으름, 하기 싫은 마음 등이 쏟아져 나와 2년이나 허송세월하게 되어 너무 당황스러운거죠. 다시 시작할 방법조차 생각이 안나구요.

  • 12. ........
    '20.2.2 12:32 AM (119.56.xxx.92)

    2년 잘 버틴 경우입니다 부모재산 믿고 막 그냥 창업 하는 젊은이들 너무 많아요 허름하게는 못하고 그저 아이디어라면서 돈을 쳐 들입니다 알바가 좋은디 경험을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대기업 부장들이 나오면 뭘 하지를 못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 부터 돈 들이지 않고 무조건 나갈 수 있는 취미면 무조건 해야 합니다 폼생폼사 죽어도 일로 연결 못하는 사람 있어요 공부와 일은 절대 따로 입니다 브레이커를 밟을 수 있는 용기 님은 2년 동안 잘 쉰거예요 차려서 망한 젊은이들이 더 많아요 김밥파는 여자 사연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김미경샘 강연 강추 야 들아 너무 좋아 아이들 다 키우고 나니 시간이 많고 무서울 것이 없어 자책이 가장 문제야 자책하지마 그냥 막 살아보는거야

  • 13. 부럽네
    '20.2.2 12:33 AM (223.62.xxx.197)

    동갑이에요.
    해외 박사인 것도 부럽고,
    그렇게 할 수 있던 환경인 것 같아 부럽고

    무엇보다 창의력과 열정이 남은 게 부럽네요.

    직장 16년차 번아웃은 수년전이네요..,

  • 14. ㅠㅠ
    '20.2.2 12:35 AM (110.70.xxx.83)

    저도 비슷한 상황이예요.

    전 일 생각만 하면
    숨도 막히고
    머릿속이 하얗고
    극심한 공포?가 생겨요.

  • 15. 창업 지원은
    '20.2.2 12:35 AM (125.142.xxx.145) - 삭제된댓글

    만 40세까지로 알고 있는데 나이에서 좀 걸리네요.
    혹시 모르니 더 찾아 보시길

  • 16. ..
    '20.2.2 12:41 AM (175.223.xxx.148)

    다들 따뜻한 댓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랜만에 맘이 따뜻해지네요. 저기 윗분 말씀처럼 지난 2년동안 운동 꾸준히 하면서 건강 챙겨놓고 푹 쉬기라도 했으면 이렇게까지 자책이 깊지 않았을텐데 사업에 대한 고민과 실행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원망하느라 2년동안 잘 쉬지도 못했어요. 오히려 마음의 병만 깊어졌죠. 저랑 동갑이신 분, 저는 16년차 직장이 있는 님이 부러운걸요:) 제 능력에 비해 어려운 공부 한답시고 결혼할 때도 놓치고 나름 포기한 것들도 많은데 이제는 믿고 있던 학위마저 제대로 이용도 못하고 사니 내가 자꾸 미워지려 하네요. 이런 거 정말 싫은데 말이죠.

  • 17. 제 생각엔
    '20.2.2 12:47 AM (125.142.xxx.145)

    시간이 흘러서 강단으로 돌아가기도 애매하고
    사업은 한번도 안해봤던거라 위험 부담이 느껴지고
    그래서 제일 안정되어 보이는? 현상 유지를
    하신 것 같네요.
    솔직히 인생에 답은 없어요.
    님이 하실 수 있는 만큼의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야죠.

  • 18. 민트
    '20.2.2 1:04 AM (122.37.xxx.67)

    너무 원하는게 사업이라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원하시는건가요?
    그리 원하는거면 옆에서 뜯어말려도 풍덩 뛰어들게 되어있거늘....
    어느정도는 그 일을 하는 과정자체가 끌리거나 또는 그 바닥에서 구르며 배운 경험과 지식, 시간의힘으로 몸에 딱 붙은 자신감도 있고해야 추진력이 생기잖아요
    심리적문제가 뿌리깊은 분이 아니라면 학벌 스펙과 별개인먼가 거친 세상 경험의 부족? (두루두루 부딪하고 깨지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것)때문에 회피하는 건 아닐까요?
    사압을한다는것(제목이 맞는지 가물가물한데)이라는 책이 있더라구요
    사람들은 전문적인지식과 기술 자본 인맥 등이 있으면 사업이 잘되리라 생각하는데 진짜 사업에서 필요한 역량은 위기관리능력 낙천성 이런 자질이래요
    타고나기도 해야겠지만 결국은 다양한 경험이 이런 역량의 기초기되지않을까 싶어요 뭐든 닥치는대로 이것저것 해야 몸에 새겨지겠죠

  • 19. 민트
    '20.2.2 1:05 AM (122.37.xxx.67)

    사업을 한다는것-오타수정-

  • 20. 꽃보다생등심
    '20.2.2 1:08 AM (121.138.xxx.213)

    원글님.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저도 마흔 넘어 다른 분야의 일에 뛰어들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막막했는데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다보니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두려웠지만 내가 여기서 더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순간 닥치는대로 일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결과도 나온 것 같아요.
    원글님은 사업이라는 것에 대한 압박을 스스로 너무 크게 느끼고 계시기 때문에 첫 걸음을 오히려 딛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업지원금 찾기 보다 차라리 근처 학원 강사로 먼저 뛰시면서 종잣돈 마련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시동을 먼저 걸어보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1. ..
    '20.2.2 1:20 AM (110.70.xxx.246)

    122.37님, 제가 전공한 분야가 원래 사업적으로도 실용성이 높아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보다는 사업으로 발전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학생일 때 부터 했었어요. 국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기도 하구요. 대학을 떠나 창업 준비할 때만 해도 전문지식 뿐 아니라 자신감도 넘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것도 못하겠고 하기도 싫고 점점 무기력하게 변해갔어요. 지금 생각에는 그때 준비 기간을 너무 길게 잡지말고 그냥 시작을 일단 할걸 그랬나 또는 강의를 계속 하면서 준비를 천천히 할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해요. 근데 제가 후회하거나 과거의 잘못을 곱씹는 것을 정말 싫어해서 이제와서 그런 생각은 되도록 안하려고 하거든요. 작은 거라도 루틴을 만들어 실천하고 조금씩이라도 일을 준비하는 습관부터 기르고 싶은데 이렇게나 아무것도 하기 싫을 수가 있나 싶어요.

  • 22. ..
    '20.2.2 1:39 AM (110.70.xxx.246)

    여러분이 주신 댓글을 취합해보니 그동안 제가 스스로 생각 못했던 원인이 한가지 더 발견됐는데 바로 세상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두려움이네요. 거의 평생을 학교 안에서만 지냈고 학생의 신분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도 결국 아카데미였으니 사업을 통해 전혀 다른 세상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도 같아요. 위에 댓글 주신 것 처럼 종잣돈을 보탤 수 있는 일을 찾거나 뭐라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되면 좋겠네요. 원래 목표는 사업이지만 지금은 무언가를 행한다는 느낌을 주는 일이면 뭐라도 해보고 싶어요. 오늘밤은 82 덕분에 맘이 좀 편하네요. 정말 감사해요.

  • 23. ㅡㅡ
    '20.2.2 3:49 AM (58.176.xxx.60)

    박사 어렵지만 정해진 길 가는 행복하고 어쩌면 수동적인 코스잖아요..탑저널도 정해져있고 핫한 주제들도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 난 그냥 잘.하면되는
    사업은 완전히 다른 차원같아요. 예측 불가능한 다이나믹스..주변도 보면 사업가랑 박사들은 성향 자체가 반대죠. 자꾸 머리로 뭔갈 하려고 하는걸 그만두시고 몸을 많이 움직이시고 데드라인을 억지로 정해서 작은거부터 하나씩 성취해 나가시기를..
    운동 주3일 특히 수영 꼭 하시고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시고요
    사람들을 꼭 만나러 다니시길 권합니다
    공부오래 하셨다면 포모도로pomodoro 아시나요? 전 작은 전자손목시계 25분 타이머 맞추고 진동올때까지 몰입하는데 요즘 이걸로 활기와 의욕을 되찾았네요. 시간이 아깝다는것도 느끼게 됐고요. 무기력 벗어나는 데에 추천합니다.

  • 24. ..
    '20.2.2 4:20 AM (124.50.xxx.42)

    완벽주의자들이 일을 시작하는데 오래걸리더라구요
    어느정도 계획이 섰다면 일단 창업교육이라도 들어보시면서 시작해보세요
    사업이라는게 타이밍도 중요하더라구요 화이팅!!

  • 25. 산과물
    '20.2.2 9:49 AM (112.144.xxx.42)

    시작이 반입니다. 이미 시작하셨으니 반은 된것이니 나머지 실행하세요

  • 26. 민트
    '20.2.2 9:50 AM (122.37.xxx.67)

    제가 질문을 드린 이유는 그 분야가 실용적인 학문이고 원글님의 오랜 꿈이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이것보다 더 먼저 원글님 자신이 왜 거기 꽂혔는지가 궁금해서였어요. 시험답안같은 말 말고 그런 생각을 품게 되는 시초는 대개 자신의 '욕구'와 관련이 있거든요.

    사업을 하고 싶다는게 뭔가 '유능한'사람이 되고 싶은, 혹은 많은 사람을 거느린 유능한 사람에 대한 선망이었는지, 아니면 집안의 분위기와 가족들의 직업이 그쪽이 많아서 영향을 받고 자연스럽게 그런 욕구가 많아진 것인지, 아니면 국가미래에 필요하다는것이 대의를 위한 일에 뛰어들고싶은 욕구가 강했던 탓인지 등등..... 생각의 출발점으로 깊이 돌아갈 필요가 있어요

    또 자꾸 '이런 나를 싫어한다'고 하면서 뭔가 좌절하고 우울해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시는데 그렇다면 40대가 되도록 우울하고 좌절하고 '아무것도 안하는', 혹은' 아무 존재도 아닌' 사람으로 살아본 적이 단 한번도 없으셨나요? 그렇다면 그것도 의미있는 부분일 것이고, 정신과 치료를 유학중에 받으셨다는데 그건 어떤 이유로 받으셨는지 궁금하구요.

    원글님은 매우 계획적인 사람이고 그걸 묵묵히 잘 해내는 의지와 책임감을 가진 사람인것 같은데
    사업은 기질적으로 좀 반대의 사람들에게 잘 맞는것 같아요.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천재적인 스티브잡스나 빌게이츠도 명문대 가서 다 때려치잖아요. 사업의 피가 들끓는 사람은 아카데믹한 환경의 정제되고 일정한 프러세스대로 흘러가는 분위기가 답답해서 못견디는것 같아요. 몸이 근질댄다고 할까....
    사업은 계획한대로 흘러가는 것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가외 변수에 의해 혼돈상태로 소용돌이치는데 사업가적 기질을 가진 사람은 그걸 더 좋아하고 즐기는 것 같구요
    원글님이 그런 기질과 소망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고 해도 너무 오랫동안 학문적 환경에서 살아왔기에 그 세계와 멀어져서 이미 아카데믹한 환경에 적합한 사람으로 젖어있을 가능성이 많아요.
    이제부터 '생각'과 '계획'은 좀 내려놓고, 뭐든 '행동'으로 옮겨서 하시되, 좀더 원글님의 기질과 성향에 가까운 & 그동안 몸담아온 환경에서 너무 갑자기 동떨어지지 않는 방향으로 가시면 낫지 않을까 싶어요.
    원글님이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것 같은(꼭 대학 강의가 아니라, 사실 대학 강의는 정제된 환경의 지루한 면이 없지않죠) 덜 위험한 방향으로 발을 떼시는 것은 어떨까요?
    사업은 아무리 준비가 잘된 자에게도 정글의 세계인것은 맞고 원글님이 살아온 세상과는 매우 다른 세계로 문을 여는 것이니 그래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고 위험요인에 대처할 수 있따고 생각하는 곳을 선택하세요.
    더 중요한 것은 그냥 겪는겁니다. 마치 선택권이 없는 사람처럼....
    옛말에 아는게 병이다 라고 했어요.
    아는게 많은 사람은 생각이 많아서 무식하게 돌진을 못하는데 사업은 이런 사람들이 잘하더라구요. ㅎㅎ
    물론 망하기도 하죠. 근데 어쩄든 작게 망해봐야 크게 성공할 거 아닙니까...

  • 27. ..
    '20.2.2 11:00 AM (175.223.xxx.95)

    한분 한분 적어주신 댓글에 모두 답을 적고 싶고 다시 올려주신 물음에도 설명 드리고 싶은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망설여지네요. 저는 원래 충동적이고 도전정신이 강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기질이라 사실 오랫동안 학교에 있는게 힘들었어요. 거기에 '대의를 위한 일에 뛰어들고 싶은 욕구' 또한 강했는데 이건 제가 십대 때 부터 교육받고 자란 나라가 사회복지국가라서 영향을 받은게 크구요.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강의가 아닌 창업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학부 때 부터 컸던거죠. 석박사 과정까지 밟은 것도 창업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더 쌓고 싶어서였지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오랫동안 공부만하며 제 기질을 죽이고 살았던데다 가족과도 거의 30년을 떨어져 살았으니 우울증이 올 수 밖에 없었나봐요.

    추가된 댓글들을 읽어보니 일단 뭐든 시작해 보라는 의견이 많으신 것 같고 저도 동의합니다. 시간과 계획을 정해서 작은 거라도 실행해보고 일도 부딪혀봐야 겠다는 결심이 생기네요. 가족과 오래 떨어져 살았어서 지난 2년동안은 부모님 집에서 편하게 지냈는데 이제는 환경을 바꿔 다시 혼자 살며 경제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일 관련해서 사람들도 만나고 다녀야겠어요. 여러분이 주신 댓글은 모두 몇번씩 읽으며 위로 받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의견 주신 것 처럼 제가 큰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라도 시작을 해봐야 겠어요. 정말 모두 감사드려요. 이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네요. 뭐라도 꼭 실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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