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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큰고양이

우리집 조회수 : 2,004
작성일 : 2020-01-07 11:25:42
우리집 큰고양이는 참 성질이 안좋아요.
꼬리는 번개모양으로 꺾여있고 눈만 마주치면 화를 냅니다.
우리집의 모든 고양이 동생들은 비록 피가 안 섞였지만 잘 지내는데 얘만 나타나면 거실이고 방이고 지옥도가 펼펴집니다.
평소에 누구에게든 하악질을 하는 녀석이라 민심이 좋지 않고
놀이를 하자고 덤비면 고함을 지르며 오줌까지 싸며 난리를 쳐서 다른 애들도 이 큰 고양이가 본인들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다만 제 영역인 제 침대에 올라오고 싶으면 저를 정성스럽게 아주 뽝뽝 그루밍을 해주고 먀아? 하고 동그란 눈으로 쳐다봅니다.
그리고 그 침대는 제 영역이라 다른 아이들이 와도 얌전해요.
그리고 본묘가 밥을 먹을땐 꼭 제가 동행하거나 마음에 드는 집사에게 가서 먀? 먕? 이러면서 애교를 부립니다.
꼬리는 꺾였고 다리는 짧고 몸은 통통하죠.
그 몸으로 동실동실 걸러가 밥그릇앞에 앉아서 자기를 지켜달라고 말합니다.
원래 고양이들이나 야생의 동물들은 밥먹거나 응가할때 공격을 많이 당한다고 해요.
우리집에선 얘만 공격을 하지만 본묘도 언젠가는 당할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뒤에 앉아있어주면 냥냥 하고 이뿌게 먹어요.
그러나 조금 이따 다 먹으면 으르릉 대기 시작합니다.
마치 아직도 앉아있었냐. 너는 어쩌면 그렇게도 눈치가 없냐. 이런 말투입니다.
저는 그냥 이동합니다.
집사는 원래 그런 존재에요. 고양이가 화가 나도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이 고양이는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하루 전이라고 공고가 떠서 데리고 온 아이입니다.
벌써 십년이 되었네요.
그 보호소에서 한달된 이고양이를 손가락으로 집어 휙 던져준후 가지고 가세요. 하던것이 기억납니다.
그 보호소는 동물 병원을 겸하고 있었어요.
그때 같이 있던 그림처럼 예쁘던 고양이 형제가 기억납니다.
저는 그땐 고양이를 잘 몰랐어요.
예쁘단것도 몰랐고 다만 너무 불쌍한것이 내 눈에 들어와서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을뿐입니다.
지금은 십년이 지났는데 그 고양이들이 매일 생각이 납니다.
죄책감이 들어서요.
사랑이란게 참 웃깁니다.
사랑을 할 수록 가슴아픈일이 많아요.
웃을일도 많은데 진짜 가슴아플일은 확대되는거 같아요.
고양이 한마리를 사랑했는데 세상 모든 동물의 일이 가슴 아프고
내 아이를 그냥 낳았는데 그 뒤로는 아이들에 대한 기사나 사건만 보면 울게 되니까요.
어쨌든 그 보호소에서 저는 화가 났어요.
아니 무슨 애가 물건도 아니고 말이죠.
그래서 얘 검사좀 시켜주세요. 했어요.
기본 검사 말이죠.
집엔 어린애들도 있으니.
그랬더니 갑자기 그 의사분이
우리 큰 고양이를 모셔들고 야옹아 우쭈쭈쭈 이리오자. 검사하자. 구래쪄?
이렇게 고객을 모시는 말투가 되더라구요.
자본주의의 힘을 검사비 사만오천원에 크게 깨달은 순간이었죠.
어쨌든 꼬리 꺾인 큰고양이는 그 뒤로 역시 길냥이인 자기보다 나이 많은 고양이의 죽음도 겪었고 그 뒤로 간수치가 올라가 많은 걱정을 시켰지만
제 극진한 간호로 다시 성질을 부리며 살고 있습니다.
말귀를 다 알아들어
예를 들어 남편에게 아침에 뫄뫄가 글쎄 동생이랑 싸우다 토하고 똥도 보란듯이 싸더라. 라고 앞담화를 하면 바로 으르릉 대기 시작하고 지 방(사랑하는 제 아들인 오빠방. 족보가 고영이 족보죠. )으로 가 안나오더군요.
본묘는 고양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모든 고양이에게 화가 나고
다만 입양당시는 초등생이었던 이제는 대학생인 오빠는 자기 자식처럼 챙깁니다.
화장실갈때도 따라가야하고 목욕할때도 따라들어갔지만 그건 물벼락을 맞아 안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샤워할땐 밖에서 기다려요.
그루밍을 정성껏 해주고 밤에도 거의 안자고 오빠를 지킵니다.
오늘도 얼마나 시끄러울까 생각하며 있는데 저쪽에서 으르릉 대는 소리가 들리네요.
혼자 뭐 보고 화가 났나봅니다.
가서 풀어줘야죠.
우리집 큰고양이가 오래오래 살고
동생고양이들과도 사이가 좋으면 좋겠어요.
IP : 223.62.xxx.18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본묘
    '20.1.7 11:35 AM (125.184.xxx.10)

    하하 재미지네요
    맞아요
    고양이 한마리 사랑했을뿐인데 온 세상 동물이 다 내새끼아서리 맘이 아플일이 더 많아요
    넘 이뿌신 가족이세용
    앞으로 죽 멋진 사랑 하세요~~

  • 2. 동실동실
    '20.1.7 11:42 AM (211.112.xxx.251)

    걷는 본묘 보고싶어요! 사랑할 수록 가슴아플일이 확대된다 2222 저도 두녀석 모시고 사는데 정말 공감해요. 저희 큰냥이도 외동딸로 태어나 둘째 오기전까지 저희집에서 공주로 키워 아주 캐당당하시고 오만하시기 이를데가 없으시죠. 이따 발톱 깎여야 하는데 어찌 달래서 깎나 하고 있는중이에요. 화내도 너무 예뻐요. 그저 모실뿐♡♡♡

  • 3. 하하
    '20.1.7 12:01 PM (218.49.xxx.55)

    글을 너무 재밌게 쓰셔가지구 실실 웃으면서 읽었네요
    저도 세마리 고양이 모시고 있어요~~

  • 4. 사진
    '20.1.7 12:01 PM (112.157.xxx.5)

    글을 잘쓰세요
    인줌아웃에 올려주시면 좋을텐데..뫄뫄가 궁금합니다.

  • 5. 동물
    '20.1.7 12:08 PM (59.6.xxx.191)

    개나 고양이 중에 자기가 사람인 줄 알고 동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더라고요.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자기도 개면서 품에 안겨서 길에 다니는 강아지만 보면 어찌나 컹컹 짖으며 화를 내는지 황당했던 적이 있어요. 반전은 덩치 큰 개를 보면 암껏도 못 본 척한다는 거죠. 큰 고냥이 너무 귀엽네요. 집사님도 눈치껏 잘 처신하셔서 사랑 많이 받으시길,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6. ㅎㅎ
    '20.1.7 12:22 PM (110.175.xxx.123)

    우리집에도 성격 삐뚤어진 냥이가 계십니다.
    냥 전용 방이 하나 있구요. 다른 애들은 잘 지내는 데 자기 친동생 턱시도 냥에게도 가끔 하악 거려요~ 또 그런 대로 호러감 주는 재미도 있고 그러네요 ㅎㅎ

  • 7. 미소가 지어지는
    '20.1.7 12:48 PM (211.36.xxx.192)

    글이네요 울집냥이는 아침에 사랑하는 형 침대에 토한죄로 방밖으로 쫒겨나서 어찌나 처량한 표정으로 에옹거리던지..견디다못한 형아가 다시 들고 들어갔어요 ㅎㅎㅎ

  • 8. 아흑
    '20.1.7 1:50 PM (222.120.xxx.234)

    만만찮은 우리집 큰묘도...
    15년 모시고 보니 곁을 주십니다.
    심지어 무릎냥도 하세요.
    눈물날 만큼 감사해서
    황송해 죽을 지경...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말입니다.
    이분이 늙어서 추위를 오지게 타더니,
    이젠 집사품에라도 안겨야겠다고 용단을 내리신듯하지 말입니다.
    7키로에 육박하는 그덩치로
    마구 안기지 말입니다...

  • 9. lsr60
    '20.1.7 4:51 PM (106.102.xxx.75)

    동화같아요
    사랑할수록 가슴아픈일이 많아요^^;;;

  • 10. 양이
    '20.1.7 6:40 PM (118.32.xxx.104)

    난 왜 눈물이 나는가..ㅜㅜ
    사랑을 할 수록 가슴아픈일이 많아요...너무 공감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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