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로 하는 게 좋을까?
전에 살던 집에서는 그런대로 주차장이 있어 매일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거나 주일예배를 보러 갈 때 마누라가 차를 몰고 가는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헌데 2년여 전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나서는 지은 지가 오래된 아파트라 지하주차장은 없고 지상 주차장이 협소하여 주차선이 그려진 안으로 차를 병렬로 주차를 하고 그 후미에 1직선 직렬로 또 주차를 한다.
그러니 매일 새벽에 차를 운행해야 하는 마누라는 항상 주차선 밖 후미에 1열주차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새벽에 나가보면 앞뒤 차가 달라붙다시피 1열주차를 하고 있어 앞 뒤차 몇 대를 밀어서 틈을 내 줘야 차가 간신히 빠져나올 수가 있고 아무리 소형차라도 마누라혼자서는 앞뒤차를 밀기가 힘 들어 꼭 서방인 내가 따라 나가 차가 빠져나올 틈을 만들어 주고 마누라가 차를 몰고 교회로 향하는 것을 보고 나는 바로 안양천둔치의 체육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주차선 후미에 1열주차를 하는 차량은 브레이크를 잠그지 않는 것이 불문율-화 되어있고, 깜박하고 브레이크를 걸어 놨으면 밤 열두시라도 군말 없이 불려 나와 브레이크를 풀어놔야 한다.
마누라 교회 가는 차의 조수 노릇을 2년여 충실히 하고 있으니 같이 교회에 나가자는 마누라의 엄포에 눌려 아파트로 이사를 오고서는 새벽기도는 아니더라고 주일예배는 목줄 맨 강아지 졸랑졸랑 따라가듯 끌려가고 있다.
그렇게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지 한 반년쯤 지나 2018년도 3.1절(목요일)이 지나고 맞는 주일이었다.
교회성도(그 교회에서는 “신도”를 “성민”이라고 함)들에게 예배 전에 소형 태극기를 하나씩 나누어 주고 예배가 끝나자 삼일절 만세삼창이 시작되었다.
아- 그런데 목사님(육십대 중반의 남성)이 “윤재학성민 앞으로 나오셔서 만세삼창을 선창하십시오!” 하시는 것이 아닌가!
엉겁결에 앞으로 불려나가 만세삼창을 선창해야 했다.
1창 ; 판에 박은 대로 “대한독립만세!”
2창 ; 생각 내키는 대로 “평화통일 만세!”
3창 ; “세계평화 만세!”하고 선창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3.1절(금)이 지나고 2틀 뒤 주일예배
역시 성민들에게 태극기가 나뉘어져 있었다.
또다시 목사님께서 나를 지목해서 만세3창을 선창할 것을 명하실 것 같아 좀 준비를 해 두었다.
예배가 끝나고 역시 목사님이 만세3창을 선창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전달하셨다.
1창 ; 대한민국 만세!(독립이 된지 오래임으로 “독립”을 “민국”으로 바꿨음)
2창 ; 평화통일 만세!
3창 ; 대마도와 옛 고구려 영토였던 만주가 알토란같은 우리 영토였음을 사설하고 나서 “대마도와 만주벌판 수복 만세!” 하고 힘차게 선창을 했습니다.
만세3창이 끝나자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고 많은 성민들이 앞 다투어 악수를 청해왔습니다.
자- 2020년 3.1
올해는 마침 3.1절이 일요일입니다.
선창구호를 뭘로 한다?
물론 1창(대한민국만세!)과, 아직 통일이 요원함으로 2창(평화통일 만세!)은 불변입니다.
3창은 뭘로 한다?
작년에 너무 큰 것을 써 먹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를 않습니다.
뭘로 하면 좋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