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담기 조금 부끄럽고 하여
그냥 글로라도 남겨 봅니다.
단독주택에 살고 집에 수리할곳이 있었는데
남편이 꼭 자기손으로 수리를 해야한다고 고집을 부렸어요
( 사실 키도 저랑비슷하고 몸무게는 제가 좀더 나가요 ..66사이즈)
너무 안스러워서 업체에 맡기자고 했는데
우리집이라고 꼭 자기손으로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
더 이상 안 말렸어요
워낙 꼼꼼 완벽주의라서 한달정도 공사기간이 걸렸고 마무리단계인데
어제 근무중에 전화가 왔어요
조금 다쳤는데 어떻게 하냐고
어디 병원에 가야되는지 모르겠다고 ..
남편은 50후반인데 여태 한번 꿰맨적도 없는사람이라 많이 놀랐나봐요
잠시 직장외출달고
병원에 같이가서 꿰메는데
겁을 먹은 눈빛이라 손을 꼭잡아주고 토닥여줬어요
진료끝나고 약타서 집에 오는길에
걱정끼쳐서 미안하다는 남편한테
조금만 더 어긋났으면 신경도 다치고 인대도 끊어질뻔했지만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라고 안심시켜주었습니다.
집에 와서 제가 손이 갈 일이 너무 많아지긴 했지만
또 남편이 다쳐서 아파해서 속도 상하지만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고
다쳐서 제일 먼저 생각나서 전화하고 기대는 모습도
또 제가 남편 손이 되어서 많은 것을 보살펴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고
우리는 둘 다 서로에게 제일 소중한 존재들이구나하는 생각과
이런 기분도 행복이구나 싶어 잠시 울컥했습니다.
우리 부부 좀 별스럽게 보실수도 있는데
지금도 약 먹고 아프다고 엄살 살짝부리다 잠시 졸고 있는 남편은
엄마 아버지 다 안 계시고
50 갓 넘어서까지 싱글로 있다가 저를 만나 가정을 꾸렸어요
저를 안 만났으면
또 저도 이사람 안 만났으면
서로 조금은 지금보다 덜 행복하게 살았겠다 싶어요
남편이지만 이럴때는 꼭 아들이나 남동생같은 이사람
상처 다 나을때까지 잘 챙기고
끝까지 행복하게 잘 보살펴 줄 거에요
저의 오랜친구 82쿡에 감히 맹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