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부모복은 1도 없었다고 생각해요.
어찌보면 부모가 없었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할 정도거든요.
제가 우리 부모님을 원망하는건 아니예요.
두분 다 각자의 개인적인 문제로,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사셨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자신의 문제때문에 거기에 매몰되어서
비합리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사셨거나,
스스로 내린 판단을 실행하기에는 인간적으로 너무 약하셨다고 봐요.
제가 절실히 도움이 필요해도
우리 부모님은 전혀 도와줄 수 없었거나 도와줄 생각도 없으셨어요.
길고 긴 세월동안 혼자서 헤쳐나가면서
왜 나는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지 모든 게 다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내가 나를 기르지 않으면 내게는 아무도 없다는거,
그러니까 내게는 부모도 없는거나 마찬가지고
나를 도와줄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걸 철저히 깨달았기에
넘어지면 지푸라기라도 짚고 일어서는 심정으로 살아왔거든요.
나는 부모님이 내게 무관심했기 때문에 안타까운건 아닙니다.
부모님이 자신의 문제에 매몰되어서 부모로서의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러기에 결과적으로 제게 무관심했고 도와줄 이유도 방법도 없었다고 봐요.
그러니까 인간으로서 우리 부모님을 판단할 때
두분 다 훨씬 더 행복하게 사실만한 자질이 충분하셨는데
자신의 걸림돌을 넘어서지 못해서 통찰력을 가질 수 없었기에 부모로서의 가치관이 없었고
그 결과로 가족과 나누는 행복과 평화를 누리지 못하시게 되어서
안타깝고 아쉬운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능력이 많아야 가까운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기본적으로 독립된 경제생활을 이끌만한 능력이면 기본조건은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에 대한건 어디까지나 제 판단일뿐,
우리 부모님은 생각이 다르실지도 모르죠.
이젠 두분 다 돌아가셔서 물어볼 수도 없고
설사 살아계실 때 물어봤다한들 그분들이 그런 것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거다 싶어요.
오늘 문득 든 생각이
우리 애들은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까 싶어요.
나중에 내가 늙어 죽고난 후에
애들이 기억하는 나는 무엇일까...
나도 잘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많이 모자른 면도 있지만,
애들에게 나는 무엇일까,
어떤 엄마로, 나아가서 어떤 사람으로 떠올려질까..
이런 생각을 하니 나의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언제 어떻게 생을 마감하게 될지 누가 앞일을 알겠어요.
하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가족과 더욱 더 마음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