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다녀오신 분들은 잘 아시죠? 액션이라는 말에 담긴 새로운 뜻을요.
액션과 실행은 엄연히 다른 겁니다.
오늘 검찰 발표는 액션이죠. 처음 검찰의 개혁안 발표라고 특수부 폐지 들었을 때 어떠셨나요?
저는 어? 그거 법무부껀데? 그리고 든 생각. 왜 이리 뜬금없지? 그거 하라고 촛불든 거 아닌데?
그래요. 지금 내놓았어야 할 발표는 수사기밀, 피의사실, 압색정보 누설한 검사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죠. 새로 임명될 감찰부장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 총장 자신을 포함해서 철저한 감찰을 지시하겠다. 뭐 이런 워딩이랑 같이 말이죠. 그러면 자연히 조장관 수사가 종료되는 수순으로 가는 거고 거기서부터 진짜 개혁이죠. 우리가 보고 싶었던 것들.
그런데 지금은 시간끌기, 시선돌리기, 국면전환 시점까지 기다리기를 시전하는 느낌이에요.
어제 총장 검사장들이랑 만찬했다고 하죠. 찬찬히 검토해보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나왔고, 오늘 발표도 언론에 발표했죠. 부소속 일개 청 주제에 법무부를 상급기관이 아닌 관계기관으로 설정하고요. 상황을 굉장히 한가롭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을 어떻게 피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도가 가득해요. 따라서 저는 정경심 교수 금요일날 소환한다고 봅니다. 1층에서 포토라인 앞에 세워서요.
굉장히 비열하고 짜증나는 행태를 그날 저지를 수 있다고 봐요.
금요일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10월 3일 자한당 집회가 그 전날이니까요.
지난 주 촛불집회가 자한당 집회를 그들의 사생결단 지점으로 만들었어요. 배트맨이 강력해질수록 더 몸집을 키워가는 조커처럼 말이죠. 저는 지난 주 민주당에서 동원문서 깠을 때 10월 3일 집회는 날아갔다고 봤어요. 그리고 촛불집회로 완전히 밟았다고 믿었죠. 그런데 우와, 이 놈들이 2만원 알바와 시청기독교 집회로 연결하는 그런 수를 쓸 줄이야. 두 집회 다 꽤 오래전에 허가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촛불집회 없었으면 큰일날뻔 봤죠. 뒷골에 소름이 돋네요. 촛불집회가 정말 10~20만 정도 하고 이 두 집회를 하나로 묶어서 행진하는 그림을 그린 뒤 대세가 넘어갔다고 밀어붙이면 하아...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몽둥이 들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홍준표가 한달전부터 개천절 개천절 노래를 불렀던 거고. 호오... 어쨌든 촛불집회 때문에 그들도 이 집회에 정말 모든 걸 다 쏟아부어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이 왔습니다.
오늘 황교안이 검찰청 자진출두한 거, 10월 3일 바라보고 한 쇼입니다.
이거 분명히 나경원에게도 동시에 제안이 갔을 겁니다. 황교안이 생각한 거 절대 아니에요. 분명 그 자리에 서는 게 어울릴 사람은 나경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나경원은 거길 내가 왜 가냐고 소리쳤을 거예요. 그녀는 그런 식으로 자기 모습이 비쳐지는 것에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황교안보다 나경원이 자녀 문제로 훨씬 불리한 처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법원이 아닌 검찰청은 자기 나와바리가 아니니까요. 그녀는 항상 판단보다 감정이 먼저 앞서는 사람입니다. 그에 비해 황교안은 자기 나와바리니까 편안하게 가는 거고요. 하지만 절대 그가 생각해 낸 수는 아닙니다. 어쩌면 나경원에게 먼저 갔다 튕겨져 나온 걸 그가 낼름 물었을 수도 있겠네요.
전 이 뉴스를 문자로 먼저 접했는데 그때는 오호, 이 사람 봐라 싶었어요. 하지만 그가 대검 들어서면서 뭐라고 주절거리는 걸 보고서 그러면 그렇지 싶었습니다.
그는 외우고 있었어요. 절대 그런 말을 진심으로 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이 아닙니다. 기시감 들죠.
맞아요. 안철수가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전대 하십쇼!, 박근혜에게 하야하십쇼! 할때 그 공허한 눈빛, 진심을 전달하는 게 아닌 내가 지금 연기를 잘하고 있는 거 맞지 하는 그 눈빛, 그것은 그에게 오더를 내린 사람을 향한 메시지지, 국민을 향한 설득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자기 목 쳐달라는 사람의 눈빛과 목소리는 절대 그렇게 될 수 없죠. 저같은 필부도 그런 눈빛과 목소리로 그런 말 못합니다. 그건 그 사람이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거죠.
다만 그는 그럴 필요가 있어서 그런 걸 한겁니다.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아마 내일 광화문 연단에 당을 위해 목을 내놓고 끌려갔지만 문재인 검찰이 아무리 파봐도 아무 흠도 찾을 수 없어서 이자리에 서신 분, 바로 우리 당대표 황교안 님이십니다 라는 소갯말과 함께 등장할 겁니다.
우리에게는 한편의 코미디지만 권력이 곧 이권이라는 걸 잘 아는, 또는 박통과 전통의 시대가 진정한 대한민국이라고 굳건하게 믿는 그들에게는 그것을 메시아의 강림으로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가히 인지부조화 상태의 최면에 알맞은 주문이 될 것입니다.
이 쇼에 지금 검찰이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거예요.
그날 의외로 많은 군중과 열기를 온전히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믿고 다음날 정경심 교수 소환하고 그 다음날 새벽에 구속 치면 또 청문회 끝나고 기소쇼의 재판이 되겠죠. 주말엔 뉴스공장이 안하니까요. 어쩌면 서초동에 200만이 모인다 한들 언론에서 광화문 집회와 비교하면서 양쪽이 팽팽히 맞선다거나 촛불기세가 한풀 꺾였다거나 하고 댓글알바들 대거 풀어서 촛불 조롱하는 식으로 난장판 만들고 이렇게 만든게 다 조국, 문재인 때문이다 라는 식으로 하면 윤석렬은 살아날 희망이 있다고 믿을 수도 있습니다. 주말에 우리쪽에 불리한 여론조사 몇개 더 나올 거고요. 어쩌면 윤총장은 오늘 황교안과 만나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어차피 정경심 교수의 소환과 구속 여부는 그분의 진실과는 무관한 거니까요. 그냥 기세싸움, 국면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입니다. 그 속성에 어울리게 검찰, 야당, 언론이 한몸이 되어서 철저히 물고 뜯고 맛볼 겁니다.
이렇게 되면 많이 속상하시겠죠? 해도 안되는 게 아닐까 싶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들의 집회는 단 한번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촛불은 그럴수록 두번, 세번, 네번 계속 타올라야 하고요. 그들은 돈으로 집회하지만 우린 열정으로, 진심으로 합니다. 그들은 모든 게 위에서 정해서 지시하지만 우리의 집회는 우리의 열정이 반영되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스스로 놀랄 정도로 규모도 점점 커질 거예요.
손고모님이 들어오셨죠. 그리고서 곧바로 네방향 스피커 집회한다고 발표 났어요. 서초역 사거리 집회는 저쪽에게는 죽음을 알리는 거대한 십자가처럼 보일 거예요. 그 앞에 세워진 권력과 상업성을 과시하는 유리교회 한 가운데 초라하게 아무 맥락없이 세워진 그 교회의 십자가탑이 아니라 진짜 역사의 십자가탑이죠.
글을 쓰는 사이 파견검사 전원복귀라는 뉴스가 나오네요. 이건 또 뭘 의미하는지, 아, 정말 전쟁은 전쟁이네요. 신경쓸게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파요. 어쨌든 길게 보셔야 합니다. 절대 일희일비 하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