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몇 년도 더 된 거 같아요.
남편은 그렇다고 쳐도 애들에 대한 애틋함도 흐려지고요,
친정 엄마도 그저그렇고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어 기일이나 산소 근처에 가면 눈물이 마구 쏟아져 참을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아무런 감정도 안 생기고요,
친하게 지냈던 친척 전화 다 안 받고요,
자매 사이도 애착이 없어지고요.
입고 싶은 옷, 신발, 가방 등 한없이 사들인 거 얼마 전 기증, 나눔, 버림으로 엄청나게 많이 정리했고요,
(내가 곧 이 세상에 없어지면 다 필요도 없는 거라고 생각하니 살쪄서 못 입고 살 빼서 입을 거라던 비싸고 아끼던 옷들이 과감하게 정리되더라고요)
좋아하는 음식도 한동안 안 먹어도 먹고 싶은 생각 안 들고요.
쇼핑도 귀찮고, 피부과 정기권 끊었어도 자꾸 미루고, 음식은 제대로 한 게 기억도 가물가물.
그래도 살아지는게...
매사 심드렁하니 하루하루 그냥 지내요.
그렇다고 우울한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 적당히 활력있게 하고 있어요.
이게 늙어가는 과정인가 싶어요.
저는 오래 살고 싶고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었는데,
이런 심드렁 상태가 지속되면 삶에 대한 애착도 심드렁해질 거 같아요.
아...
글쓰기도 심드렁해져서 마무리를 어떻게 할 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