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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0대 중반 쯤이 되니...

조회수 : 5,315
작성일 : 2019-09-19 11:47:05

아마 몇 년도 더 된 거 같아요.

남편은 그렇다고 쳐도 애들에 대한 애틋함도  흐려지고요,

친정 엄마도 그저그렇고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어 기일이나 산소 근처에 가면 눈물이 마구 쏟아져 참을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아무런 감정도 안 생기고요,

친하게 지냈던 친척 전화 다 안 받고요,

자매 사이도 애착이 없어지고요.


입고 싶은 옷, 신발, 가방 등 한없이 사들인 거 얼마 전 기증, 나눔, 버림으로 엄청나게 많이 정리했고요,

(내가 곧 이 세상에 없어지면 다 필요도 없는 거라고 생각하니 살쪄서 못 입고 살 빼서 입을 거라던 비싸고 아끼던 옷들이 과감하게 정리되더라고요)

좋아하는 음식도 한동안 안 먹어도 먹고 싶은 생각 안 들고요.

쇼핑도 귀찮고, 피부과 정기권 끊었어도 자꾸 미루고, 음식은 제대로 한 게 기억도 가물가물.

그래도 살아지는게...



매사 심드렁하니 하루하루 그냥 지내요.

그렇다고 우울한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 적당히 활력있게 하고 있어요.


이게 늙어가는 과정인가 싶어요.

저는 오래 살고 싶고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었는데,

이런 심드렁 상태가 지속되면 삶에 대한 애착도 심드렁해질 거 같아요.


아...

글쓰기도 심드렁해져서 마무리를 어떻게 할 지도 모르겠네요.




IP : 211.114.xxx.168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랑
    '19.9.19 11:49 AM (180.68.xxx.100)

    비슷하네요.
    일상은 열심히 살지만
    갖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가 보고 싶은 곳도 없는 무미한 일상들...
    그러나 이런 상태가 나쁘지 않아요.

  • 2. ...
    '19.9.19 11:51 AM (58.182.xxx.31)

    50대 중반 아직 젊어요.
    뭐해라 뭐해라 하면 충고 같으니..
    돈에 궁색 안하면 돈 맛도 보시고요!

  • 3. 뭔가
    '19.9.19 11:52 AM (120.142.xxx.209)

    계속 해 보세요
    요리나 영화 연극 전시 보러 다니고 등산도 요가도 온갖것 ㄷ 해 보세요

    그만두더라도 계속 시돈하세요
    맘 맞는 친구 있으면 좋으련만

  • 4. 이뻐
    '19.9.19 11:53 AM (210.179.xxx.63)

    저두요
    나이듦이 좋은게 물욕이든 맘이든 욕심이 많이 없어지는게 장점인거같아요
    젊었을때 뭐든 이루어야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어차피 죽으면 갖고 가지도 못할꺼 욕심내면 뭐하나 싶네요
    단지 애들한테.풍족하게 남겨주지 못한건 미안하지만 ^^
    그래서 좋은 세상이라도 물려주고 싶어
    조국장관 광풍에 참가중입니다

  • 5. 그게
    '19.9.19 11:55 AM (121.133.xxx.125)

    갱년기 우울증 같은데요.
    제가 님보다 좀 더 심한 상태였는데
    호르몬약 먹고 가끔씩 재미있기도 하고 감정도 생기고 그 정도 수준까지 상태가 호전되었거든요.

    신기하게 죽고 싶은 충동은 아니지만, 삶의 근원이나 죽음이 자주 생각났는데..요새는 신기하게 그런 생각이 안든지 3개월쯤 되었어요.

    저번달에 의사쌤이 경과를 묻고 약용량을 반알 올렸더니
    훨씬 덜 피로하고, 쇼핑도 하고 유튜브도 기웃거리네요. ㅠ

  • 6. 저는
    '19.9.19 11:55 AM (211.201.xxx.63)

    귀찮게 하는게 다 싫어요.
    사람 여행 인터넷쇼핑 요리하는거 청소..
    어이구 책 안읽은지도 일년이 넘었어요.
    평생 읽던 책들인데 글자 읽기도 귀찮다는 ㅋ
    써놓고보니 심각하네요.

  • 7. 100000000프로
    '19.9.19 11:57 AM (223.38.xxx.84)

    동의해요.

  • 8. 어떻하죠
    '19.9.19 11:59 AM (119.198.xxx.59)

    저는 30대인데 그래요.

    원글님이 묘사한것 그대로에요.

    당장 내일 부모가 돌아가신다해도
    눈물 한 방울도 안날 것 같아요.

  • 9. 30대님
    '19.9.19 12:04 PM (180.68.xxx.100)

    아니 풋풋한 나이에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에 어째요?
    너무 이르다.

  • 10. 자연으로
    '19.9.19 12:20 PM (157.45.xxx.110)

    삶의 경지에 도달하셨군요. 아주 잘 살아가고 계십니다. 죽기싫어 발버둥치는 마지막 모습보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초연한 모습이 마지막이 되길 항상 기도 합니다.

  • 11. 수양
    '19.9.19 12:22 PM (157.45.xxx.110)

    유럽에서는 잘 죽는 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해 학교에서도 가르치고 있답니다.

  • 12. dna
    '19.9.19 12:23 PM (116.37.xxx.48)

    같은 50대 중반으로서,

    원글님은 50대 중반이라서 그런거라기보다
    살짝 우울증이거나 (심증)
    죄송하지만;; 살짝 치매기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냥 솔직한 느낌입니다.

  • 13. ..
    '19.9.19 12:35 PM (223.38.xxx.164)

    저는 40중반
    제 상태가 원글님상태랑 비슷한데
    심드렁이라는 단어, 게다가 마무리멘트까지
    오랜만에 덕분에 웃었어요
    감사합니다~~~~~
    그러다 또 반짝하는 날 오겠죠

  • 14. 그러시구나
    '19.9.19 12:43 PM (116.33.xxx.68)

    전 아직50이라 맛난거 하고싶은거 아직많아요
    남편이 너무 좋아 하루종일 같이있고싶구요
    근데 저도 폐경되면 어찌될지 모르겠어요

  • 15. 반가워요
    '19.9.19 12:50 PM (211.231.xxx.126)

    게다가
    갱년기 접어들어
    몸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하네요
    처음 겪는일이라 당황스러운데
    다 받아들여야겠죠

  • 16. 이젠싫다
    '19.9.19 12:54 PM (218.154.xxx.140)

    유품정리업체 사진보니 짐이 많드라구요 노인들이.
    그거 정리하는데 돈들고 그거 사모으느라 돈들고..
    뭐라뭐라해도 절간처럼 비우고 사는게 좋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갑자기 떠나게되거나 요양원 입소라도 하게되면
    그 짐 때문에 맘이 무거울듯.
    제가 마지막까지 못버리는게 책인데
    그냥 기증하고
    앞으론 책을 이북으로 사야겠다 생각했어요.

  • 17. 반갑다 친구야
    '19.9.19 1:00 PM (122.62.xxx.20)

    휴.... 저도 요즈음 그래요, 그런데 운동해서 몸이라도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어 한달전에 피티시작하고
    요가한지도 1년이 되었네요~ 운동하니 옷욕심이 사라지고 ( 매일 운동복 장착 ) 식탐도 사라질라~~ 하고요
    이건 운동힘들게 했는데 먹는걸로 힘든걸 없애기 싫어지는 기분때문이에요.

    아무튼 남편이 아주 오래전엔 평균수명이 35살 이었다 하니 지금 당장 어찌된다해도 억울한건 없지만 나이들어
    죽지도 못하고 아프기만 할까봐 운동은 꾸준히 할생각이에요.

  • 18. 에이
    '19.9.19 1:05 PM (223.38.xxx.219)

    치매라는분은 오바같네요.

  • 19. 어떡하죠
    '19.9.19 1:05 PM (1.231.xxx.102)

    저도 왠지 그렇게 될것 같은 느낌..

  • 20.
    '19.9.19 2:39 PM (223.62.xxx.159)

    전 40대 후반
    6-7년 그러더니, 요즘은 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생각해요.

    몰랐는데, 제가 염세주의에 목적론자 면이 강한 사람이었더라구요.

    인생은 '무'를 '잘'견디는 것이라는 말을 어제 들었어요.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때론 아무'의미'없이 그냥 사는거 연습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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