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은 가족들과 오붓하게 보내느라 자아성찰의 시간이 좀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얘기하다 든 생각인데,
제가 어떤 면에서는 잔인하고 야박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극도의 연민을 느끼더라구요.
비정상적인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관점 차이인지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강도높은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
1. 사회에서 방치된 환자들 : 가족들과 정신병 관련 이야기를 나눴음.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는 가족의 말로는
시골에 있는 정신병원 - 가족들이 돈만 부치고 찾아보지도 않음
꽃동네 - 가장 심각한 상황.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민번호조차 모름
->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회에서 버려졌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관련 업계 종사자라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봤을 거라는 생각도 했구요....
그런데 가족들은 여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2. 부모에게 방임, 학대받는 아이들 : 이것 또한 가족 중에 관련 종사자가 있습니다.
현격하게 정신장애 양상을 보이는 아이를 절대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다든가 뭐 그런... 사례들이었습니다.
-> 부모라면 마땅히 자식을 낳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녀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이 안타깝게 여겨졌습니다.
제가 일하는 업계와도 관련이 있기에,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족들도 이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일말의 연민의 감정도 들지 않는 경우>
1.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 : 가족 중 대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부서에서 근로학생...? 국가장학생? 이름이 생각이 잘 안나는데,
국가 주도로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모양이더라구요.
소득이 낮은 학생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뭐 그런 거요.
그래서 업무능력보다는 집안의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장 큰 기준으로 삼아 채용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 가족의 일을 돕는 그 아르바이트생이 지각이 잦고 지시에 불응하는 일이 많았대요.
그런데 그래도 돈은 다 받아 가려고 하고.
그래서 해고를 하려고 했는데, 학교 측에서 근로학생을 해고하는 건 학교 이미지에 좋지 않다며
계약만료 시점인 8월 31일까지 계속 내버려 뒀다고 합니다.
그 아르바이트생은 계속해서 지시에 불응하고, 지각하고, 결석하고.... 그러면서 돈은 다 받아가고....
그래도 제 가족은 막을 수가 없었대요..... 8월 31일까지 참기만 했다고 합니다.
-> 저는 저 제도 관련 세대가 아니어서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는데,
기본적으로 저 제도는 저소득층에 대한 자활 의지를 키워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할 기회, 그로 인해 얻는 돈..... 다 일종의 '마중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소득수준이 낮다. 사회적 약자이므로 우리가 도와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뽑는 건데
오히려 그 기회를 감사하게 여기지 않고 어떻게든 편하게 일을 안하면서 돈을 받아가는
그런 생각만 하고 있는 게 너무 화가 났습니다.
오히려 가난을 이용하는 것 아닌가, 굳이 저런 학생들에게 일자리의 기회를 줘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말을 들은 가족들이 '가난을 이용한다니 너 너무 잔인하다', '저런 애들 저렇게 안해주면 사회에 나가서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된다. 저렇게라도 막는 게 낫다.'
라고 하던데,,,,, 범죄자의 길을 걷게 되니 예방차원에서 학생들을 쓴다는 점은 이해가 됐지만
가난을 이용한다는 생각에 대해 가족들이 엄청나게 놀라는 것을 보고 저도 충격받았어요.
누가 생각해도 가난을 이용하는 건데....
이 일을 직접 당한 가족 당사자도
'맞아. 그 애는 가난을 이용했어. 항상 나는 가난하니까 이 정도 대우를 받아야 해요! 라고 말하는 듯하더라.'
라고 말하던데, 그런 우리 둘을 보고 다른 가족들이 너무 야박하답니다....
이 정도인데요....
저 진짜 이상한 포인트에서 연민을 느끼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개인차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