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에 모든것이 엉망으로 느껴지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자괴감이 들더군요
20년된 결혼생활 맞벌이의 결과가
리스에 투명인간으로 서로를 대하는 남편
성적이 폭망한 고3 아들
저질체력에 무너져가는 건강, 투실투실한 살들만 남은 내 몸
정말 뭘 어떻게, 뭐부터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할 수 있을지도 자신없고요
그런데 정말 그냥 손을 탁 놔버리면 정말로 무너질 거 같고요
그리고 내가 이렇게 힘들지만 사실은 나의 힘듦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은 없잖아요
오히려 직장에서, 내가 무너져내리면 좋아할 사람은 몇몇 있죠
또 술자리에서 떠들어대고픈 사람도 있을거고
웃기지만 내가 속으로 썩어 문드러지더라도 그 입방아에 올라가고 싶지 않고
초라한 모습으로 무너지고 싶지가 않은 거에요
그래서 올초부터 한게 외모 가꾸기에요
울고싶을때일수록, 내 맘대로 안 되는 일이 많을수록 회사의, 제3자들에게 이런 내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몇년만에
정말 절박하게 살빼고, 옷도 사고, 평생 안하던 악세사리도 사고, 20대 말고는 안신은 구두를 신어요
아침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총칼 장착하는 것처럼
그런 마음으로 화장을 하고 옷을 맞춰입고 멋지게 하고 나갑니다
회사에서는 가끔 **씨 요즘 좋은 일 있나~하고 속없이 물어보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도 모르겠죠,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