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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00편의점 옆 매실나무 속에는 포도나무가 있어요.

여름 조회수 : 1,234
작성일 : 2019-07-26 09:58:06

회사앞

큰 차로를 건너면

작고 오래된 00편의점이 있어요

상호는 편의점이지만  그냥 아주 작은 가게에요.

 

그 편의점과 다른 상가 사이에는

아주 오래전에 심어진 매실나무 한그루가 있어요

누가 심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법 오래된 매실나무이고

상가와 상가사이에 있으면서 큰 자리차지를 하지 않다보니

아무도 그 매실 나무를 자르거나 할 생각은 안했던 듯 싶어요

 

차로 옆에 가로수만 주르륵 심어진 곳인데

매실 나무 한그루가 떡하니 있으니 참 재미있는 풍경인데요

이 매실 나무도 큰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게 매실 나무인지 그냥 나무인지 모르고 지나가요

 

회사 사람들 이곳을 자주 왔다갔다 하는데도

이게 매실 나무였는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더 재미있는 비밀은~

이 매실 나무 속 사이에 덩쿨이 제법 두꺼운 포도나무가

한그루 있어요

그냥 포도도 아니고 머루포도요.

짐작컨데  아주 예전에 머루포도 먹고 씨를 매실나무

근처에 버렸다가 이 씨가 발아되고 싹이되고 모종이되고

포도나무가 되어 살을 키운 거 같아요.

 

제가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좀 관찰하는 습관이 있어서인지

그냥 걸어도 눈에 뭔가가 잘 들어와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이

저는 눈에 너무 잘 들어오는 편인데

 

이 매실나무도 주변 사람에게

와~ 여기 매실나무가 있었네?  하고 말하니

어? 이게 매실나무였구나~  여기를 오래 오갔는데

매실 나무인지 몰랐어.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제 눈에 매실나무가 들어오고 나서

매실이 은행 알같은 작은 열매를 맺기 시작할때

머루포도 잎이 여기저기 피어나는 걸

우연찮게 보게 되었어요.

우거진 매실 나무 잎 사이라서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서는

포도덩쿨이 있는지 모를 정도였는데

오며 가며 매실 나무 한번씩 올려다 보던 어느날

그 반짝이는 포도 잎이 눈에 들어온거죠

 

아.. 정말 저는 왜 이런것들이 눈에 들어오면

행복한 기분이 들까요?

차로변과 대로변 가로수만 즐비한 길거리에

쌩뚱맞게 매실나무가 있는 것도 재미있어서

매번 오가면서 쳐다보는데

거기에 비밀의 화원처럼  머루포도 한 덩쿨이

풍성한 잎을  매실나무 잎 사이에 숨기고

한껏 반짝이고 있는 걸 발견했을때도 너무 신나고요.

 

작년에는 포도송이가 서너 송이 달렸는데

올해는 매실나무 속 저 위 꼭대기 부터

포도 송이가 여기저기 주렁 주렁 열렸어요

그 연두빛 포도알이 너무 귀여워요

 

사람들은

매실나무를 무심하게 바삐 지나가지만

저는 요새

그 매실나무 옆을 지날때마다

숨겨진 포도나무  포도 송이를 한번씩 쳐다 보고 가요

 

 

 

 

 

IP : 121.137.xxx.231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7.26 10:07 AM (223.38.xxx.246)

    님의 글이 너무 아름다워서 댓글 남겨요
    한편의 수필을 보는것 같네요

    저희 사무실 근처에도 생뚱맞게 커다란 대추나무가 있어요 ㅎ
    지나다니는 사람들 아무도 모르지요
    위를 올려다보면 대추알이 파랗게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비 오는 아침출근길..
    원글님 글로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당

  • 2. ...
    '19.7.26 10:22 AM (59.4.xxx.58)

    누군가 봐주지 않아도
    자기답게 자기 안의 일정에 따라서 묵묵히 살아가면
    넘칠 것도 부족한 것도 없이 한 생을 꾸려나갈 수 있을 텐데요.
    우연히 세상에 나와,
    너무 많은 것을 듣고 보아버린 자에게는 닿을 수 없는 삶이겠지요.

    매실나무와 포도나무가 더 이상 인간의 흔들리는 시야에 들지 않기를...
    부디 고요한 자의 매실나무와 포도나무이기를...

  • 3. 쓸개코
    '19.7.26 10:39 AM (175.194.xxx.223)

    포도송이 맛은 어떨까요^^

    저는 6월이었나.. 산책길 화단 구석에 금은화를 발견했어요. 향이 정말 근사하거든요.
    사람들은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데 보물발견한 기분이었어요.

  • 4. 원글
    '19.7.26 10:46 AM (121.137.xxx.231)

    우와~ ..님네 회사에는 대추나무가 있다니~
    재미있네요! 대추나무에 대추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도 사랑스럽죠~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기분 어떤건지 알아요^^
    그냥 대추나무 한그루지만 마음이 풍요로워 지잖아요.

    ...님 부디 고요한 자의 매실나무와 포도나무이기를...저 또한 바랍니다.^^

    쓸개코님! 금은화가 인동초로 말하는 건가요?
    저는 인동초로 부르고 있었어서..
    제가 좋아하는 도서관 옆에 낮은 동산 주변으로 산책길이 있는데
    이곳에도 인동초가 있어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모든 동식물은
    정말 보물같아요. 행복해지고요.^^

  • 5. 쓸개코
    '19.7.26 11:07 AM (175.194.xxx.223)

    원글님 맞아요.^^ 향이 정말 고급스럽습니다,
    저도 82에서 금은화(인동초)를 알게 되었거든요.
    82아니면 모르고 스쳐지나갔겠죠.^^

  • 6. 마키에
    '19.7.26 11:21 AM (117.111.xxx.57)

    팍팍한 삶에 빗줄기 같은 글이네요
    요즘 저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마음도 없이 사는 것 같아
    마음이 저리네요... 밤하늘이라도 올려다본 게
    몇 년이나 되었나 싶고요 ㅎㅎ

  • 7.
    '19.7.26 11:26 A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매화꽃 피면 모르고 지나칠 수가 없을텐데요
    매실 열매야 모르더라도
    봄에 소박하게 피어난 매화꽃 나무를 다 들 모르고 지나쳤다면
    너무너무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거나
    너무너무 주변에 무심한 사람들이거나...
    거기 박힌 예쁜 식물들을 찾아내는 원글님의
    여유있는 마음씨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

  • 8. 원글
    '19.7.26 11:36 AM (121.137.xxx.231)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른 봄에 매화꽃이 피긴 하는데
    아무래도 눈에 확 띄진 않아요.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저희 사무실 사람들은 대부분 몰랐더라고요
    꽃이 펴도 그냥 꽃인가보다..하는 경우가 많아서ㅎㅎ

    매실나무도 매실 나무지만
    저는 매실나무 속에 머루포도가 너무 신비로웠어요.
    정말이지 비밀의 화원 속에서 발견한 듯한 기분이요.^^

    연한 연두빛 포도 알맹이가 탱글탱글 너무 귀여워요
    비와서 더 반짝이겠어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 9. ....
    '19.7.26 11:57 AM (118.43.xxx.114)

    우와 저는 어제 장애인시설에 봉사갔다가 화단에서 꽈리 심어져있는데 복주머니 같은 열매가 너무 예뻐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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