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억짜리 전세를 10월말에 입주하기로 하고 1주일 전에 가계약금 3백만원을 입금했습니다.
집을 보러 갔는데, 주인 어르신들이 참 좋아 보이셔서 예외적인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9월 중순에 2억 몇천을 중도금으로 입금하고(전세는 이런 경우가 없다면서요), 입주일에 나머지 금액을 입금하기로 했어요. 내일 계약서를 쓰고 8700만원(가계약금 포함해서 전세 총액의 10%)을 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 8시 넘어서 중개인한테 전화가 와서는
그 댁 소유자이신 할아버지가 인지장애(쉽게 말해 치매)가 있으셔서 중개사 사무실에 계약을 하러 못 오시고
배우자인 할머니께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들고 와서 계약을 하시겠답니다.
위임장을 작성해 오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족관계증명서 한 장 달랑 들고 와서 그 어머님 성함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해요.
그래서 그건 말이 안 된다, 했더니 안 믿어 준다고 서운해 하시네요.
중개사 사무실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습니다.
집 보러 갔을 때에는 말씀도 잘 하시고,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치매라고 계약을 할 수 없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것 같은데...
그 아드님이 우리 편찮으신 아버지가 거기까지 가서 계약서를 쓰셔야겠냐고 했대요.
항상 이래요...제가 부동산이랑 얘기하고, 그 댁에까지 다 전달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꼭 몇 시간 후에 전화가 와요. 그 댁 큰 아드님이 안 된다고 했답니다, 이러구요.
조금 전에도 반드시 소유주께서 오셔야 한다고 부동산 통해서 말씀을 드리니, 알겠다고 하더니 다시 10분 후에 또 전화가 와서는 그 집 아드님이 아버님 안 가셔도 되지 않냐, 내가 가겠다 했답니다. 그 아드님이라는 분은 전세 계약 대상 집에 대해 지분 1도 없습니다.
법적으로 알아보니 정말 여러 가지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정말 치매이면, 그 분이 직접 계약을 해도 나중에 가족이 우리 아버지 치매여서 그 계약은 무효다 라고 주장해도 우리가 할 말이 없구요,
소유자가 아닌 대리인이랑 계약을 해도, 그 대리 자체가 무효다 이러면 또 할 말이 없대요.
대리 계약하는 사람이 돈 들고 나르거나 다 쓰고 입 닦으면 저희는 고대로 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걸어서 2분 걸리는 부동산에 와서 계약도 못하실 정도면, 그걸 고지하지 않은 임대인과 부동산에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 계약을 취소하겠다 해도 부동산에서는 계약하는 쪽으로만 유도를 하는데, 이 계약을 하는 게 좋을까요?
경험 많으신 82님들 고견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