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세가 90인 친정아부지
아부지가 속 썩혀서 엄마는 돌아가신지 12년 되었고
2남3녀중 저는 가운데입니다.
젊었을때도 당신몸만 챙기고 당신입만 고급으로 챙기고
게으름에다 여자놀음에다
어린마음에도 아부지는 진상중의 진상아부지였어요
아침에 세숫물도 장작불 피워서 물데워 세수대야에 떠서 아부지 있는 방안에까지 갖다주는걸 보고
가래는 왜그렇게 뱉아대는지 문지방앞에 맨날 뱉아놓은 가래가 잔뜩 있는걸 보고 자랐어요.
그런 아부지 뒷수발 하면서도 엄마는 아부지한테는 한마디 못하고
농사일도 엄마혼자 고생하고 아부지는 게을러서 밭 한고랑 메고 담배피고
게으름의 극치를 보고 자랐어요.
다행히 우리 형제들은 공부머리는 있어서
스스로 다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님 도움없이 대학나온 형제 고등학교 나온 자매
지금은 열심히 나름대로 남들한테 빠지지 않게 살고 있는데
엄마 살아계실때 엄마는 엄마대로 생활비 챙겨줘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생활비 챙겨줘야 하고
용돈도 부지런히 드렸는데
엄마 돌아가시고도 여자가 붙어있으니까 아버지는 항상 멀리서 혼자 살면서
625전쟁 국가유공자로 수당이 나오는것도 말안하고 혼자서 타서 재미있게 쓰고
놀러다니고 싶은곳 다 다니고 먹고 싶은거 다 사먹고 돌아 다니신 흔적이 있더라고요.
그걸 알고 용돈을 끊어버렸어요.
나이가 많으니까 붙어있던 여자도 멀리하게 되는데
지금나이가 90인데도 그 여자가 그리운지 전화폰을 확인해보면
그 여자한테 전화를 계속 하는데 안 받는거 같더라고요.
이제 늙고 병이 들고 다른형제들은 아부지가 너무 싫다고 오지도 가지도않고 발길을 끊어버리고
그래도 산 목숨이라 형제들이 전부 직장 다녀서 요양시설에 모셔놓고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녘에 집에오는 시설에 모셔놓고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청소 빨래를 해 드리고 있는데요
방안에 화장실 다 있는데도
프라스틱 통을 침대옆에 놔두고 소변을 보고 가래를 뱉아놓고
과일이나 먹을거를 냉장고에 사다놓으면 생각없이 많이 드시고
시설에서 먹는 밥이 맛이 없다고 아침은 매일 추어탕이나 마음에 드시는거 매식하시고
점심 저녘은 시설에서 드시는데 다른 어른들은 다 드시는데 맨날 맛이 없어 못 드시겠다해서
집 냉장고에 먹을거 엄청 사다 놓는데 애들처럼 엄청 잘 드십니다.
진짜 자식들은 바쁘게 사느라 간식은 고사하고 끼니도 잘 챙겨먹지도 못하고 사는데
너무 입호강 하시면서 사십니다.
젊었을때 처자식 신경안쓰고 당신몸만 편한대로 살다가
늙고 병드니까 자식인 저한테 얹혀있으니
다른 자식들은 발길을 딱 끊고 왕래 안하니까 자식들이 보고싶은지 전화를 엄청 하는데도
전화받는 자식이 아무도 없고 그래도 제가 수발을 들어주니까 저한테는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해댑니다. 정말로 돌아가시면 후회안할려고 자식도리 하고 삽니다.
옛날에 집있던거 팔아서 저의 위에 오빠 언니한테만 나누어주고 저와 동생들에겐 1원 한장 없고
지금은 국가유공자연금 나오는걸로 그달그달 살고 있네요. 그것도 모자라서 겨우겨우...
아부지 일로 남편하고도 자주 싸우게 되고, 60의 나이인 저도 마음을 어디다가 둬야 될지 힘드네요
형제들이 아부지 너무 싫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