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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식가며느리

대식가 조회수 : 7,928
작성일 : 2019-06-24 20:47:44
연애할때 남자친구집에 처음 놀러갔었어요.대학생때였는데

시아버지께서 감을 깎아주셨는데

제가 음식먹는 속도도 빠르고 양도 많아서

시아버지가 감 하나 깎자마자 다 먹고 포크들고 기다리고그랬어요.(그땐 어렸기도하고 칼솜씨가 빵점이라 오히려 제가 깎으면 더 점수까먹는 수준ㅎㅎ)
그때 시아버지 감 엄청 깎아주셨는데, 그 이야기른 결혼하고나서도 한참 하셨었어요. 감을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계속 깎아줬다고



연애할때 결혼후에도

시댁에 내려가기전에 시아버지께서 항상 전화로 머먹고싶냐고 물어보셨었어요.

해물탕 먹고싶다하면 아침에 시장가셔서 해물 종류별로 사다가 시어머니께 토스ㅎㅎ
육회먹고싶다하면 단골집가셔서 신선한걸로 사다놓으시고
소고기먹고싶다해도 잔뜩..


제가 가리는거없이 잘먹는..많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너무 좋아하셨어요.

나중에 첫째가 저닮아 엄청나게 잘먹는 모습에 엄청 흐뭇해하셨어요.



시아버지께서 유난히 많이먹는 것도 화끈하게먹는 저희 모녀를 예뻐하신 이유는

어렸을때 깨지락깨지락 밥먹던 남편때문이랍니다.

고등학교때까지도 밥먹기싫어서 막 세월아네월아했대요. 그러면 시아버지가 화내시면서 그럴거면 밥 x먹지말라고 밥그릇뺏어가시고.. 그럼 남편은 속으로 아싸 밥먹기싫었는데 신난다..했다는

여튼 그렇게 속터지게 먹는 아들 키우시다.. 먹방까진 아니어도 운동선수수준으로 잘먹는 며느리와 손녀가 생기니..

막 맛있는거 많이 해주셨어요.

재작년에 사고로 돌아가셨는데, 시아버지 보고싶어요. 더 살갑게 해드릴걸하는 마음도 들구요.





오늘도 남편닮아 편식하는 둘째를 보니..

급 시아버지생각이 나네요ㅎㅎㅎㅎ

얼마전엔 첫째한테 고맙다고 했어요. 밥먹는걸로 속썩이지않고 아무거나많이잘. 먹어줘서 고맙다고
IP : 182.218.xxx.45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
    '19.6.24 8:51 PM (211.36.xxx.197)

    부러워요

  • 2. ...
    '19.6.24 8:54 PM (220.79.xxx.192) - 삭제된댓글

    좋은 시아버지 시네요.

  • 3. ...
    '19.6.24 8:54 PM (221.151.xxx.109)

    흐뭇하네요
    시아버지께도 권하긴 한거죠? ㅎㅎ

  • 4.
    '19.6.24 8:59 PM (221.162.xxx.233)

    부러워요

  • 5. 그냥
    '19.6.24 9:00 PM (211.248.xxx.212)

    시아버지는 원글님이 이쁘셨던겁니다 ㅎㅎ
    싫은 사람이 많이 먹으면
    얼마나 꼴보기 싫은데요 ㅋ

  • 6. 인생지금부터
    '19.6.24 9:09 PM (121.133.xxx.99)

    좋은 시아버지셨네요.원글님도 성격좋으실것 같아요..

  • 7. 사비오
    '19.6.24 9:12 PM (114.203.xxx.174) - 삭제된댓글

    좋은부모님이네요
    전 임신했을때 시댁 갈때마다 과일사가지고 가서 내가 거의 다 먹었나봐요
    그걸 남편한테 엄청 흉봤나봐요
    시누한테도 흉보고 ᆢ
    지가 사와서 지가 다 먹었다고 ᆢ
    전 나라를 몇개 팔아먹었나봅니다

  • 8. ....
    '19.6.24 9:14 PM (1.227.xxx.251)

    재밌게 쓰셨지만, 그리움이 가득해서...코끝이 찡해져요
    아빠닮은 둘째가 언젠가 잘먹는 짝쿵 데리고 집에 오겠죠. 그때도 시아버지가 떠오르실테구요...
    그렇게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살아요 우리..

  • 9. MandY
    '19.6.24 9:25 PM (175.223.xxx.142)

    코끝이 찡해지네요 며느리 이뻐하는 그 마음 알아주는 원글님도 좋은분이세요^^

  • 10. ...
    '19.6.24 9:28 PM (220.75.xxx.108)

    안 그래도 이쁜데 잘 먹기까지 하니 더 이뻤던 거 맞는 듯해요.

  • 11. 아마도
    '19.6.24 9:42 PM (223.62.xxx.18) - 삭제된댓글

    내 아들의 아내라서가 아니라 원글님 존재 자체로 사랑 받으셨나 봐요.

  • 12. 보통의여자
    '19.6.24 9:55 PM (119.192.xxx.29)

    따뜻한 시부셨네요. 부러워요. 저는 데면데면 정 가는 스타일인 어른들은 아닙니다.

  • 13. ...
    '19.6.24 9:58 PM (1.227.xxx.49)

    글 너무 좋네요 감 집어먹는 부분에선 웃으면서 보다가 마지막에 뭉클~ 시아버지가 사랑 많이 해주셨던 게 글에서 느껴져요^^

  • 14. . .
    '19.6.24 10:02 PM (211.36.xxx.116)

    부러워요. 저는 시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시집 와서리. .
    입짪은 시어머니와 시동생 덕분에 시가가서 밥 한번 배불리 먹은 적 없어요. . 자기네들 배부르면 남도 배부른 줄 알고 ㅜㅜ
    심지어 시가가 고깃집해요. . 먹는 걸루 인색한 거 진짜 싫어요.

  • 15. ..
    '19.6.24 11:43 PM (1.241.xxx.150) - 삭제된댓글

    시아버님과 감 에피를 보니 전에 읽었던 82글이 오버랩됩니다.
    며느리가 시부께 감 깎아드리며 아버님 떫어요? 라고 물어보셨고 시아버지답변은.. ㅎㅎ
    그 글은 유쾌했고 이 글은 찡함이 묻어나네요^^

  • 16. ...
    '19.6.25 12:27 AM (218.154.xxx.228)

    오래 연애하면서도 드러내지 않던 시댁..막장 끝판왕 시아버지를 겪은 입장으로 원글님 진짜 부럽네요~

  • 17. 저희 시할머니가
    '19.6.25 8:36 AM (110.5.xxx.184)

    생각나는 글이네요.
    결혼해서 유학가기 전 잠깐 시댁에서 살았는데 시할머니까지 계셔서 주변에서 다들 큰일났다, 시부모도 힘든데 시할머니까지 어쩌려고 그러냐고 걱정 엄청 해주셨죠.
    그런데 저는 그 시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매우 독립적 성향을 지니셔서 아침은 각자 새벽같이 해결하시고 운동하시고 볼 일보러 나가시는 스타일의 시할머니, 시아버지 덕분에 3키로가 더 쪄서는 ㅎㅎㅎ
    시할머님은 장손 며느리라 그런지 외출하고 들어오실 때마다 먹을 걸 사다가 절 주셨어요. 맛있어 먹어봐...하시면서요.
    저도 주는대로 냠냠 맛있게 먹는 편이라 할머니도 재미있으셨던듯.
    시어머님은 당신 며느리 시절에 못 받아본 사랑을 제가 다 받는다고 부러워 하셨죠.
    그렇게 챙겨주시다가 나중에 손자들 생겨서 찾아뵈면 또 꼬깃꼬깃 모은 돈 주시고 먹을 거 챙겨주시느라 바쁘셨던 할머니.
    저도 보고 싶네요.
    얼마전 일이 있어 시댁에서 하루 잘 일이 있었는데 돌아가신 시할머님이 꿈 속에 나타나셔서 제 머리를 쓰다듬으시고는 예쁜 삔을 꼽아주고 가셨어요.
    할머님은 여전히 고우셨고 평안해 보이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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