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제사를 1박2일로 지내다...올해는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가족끼리...
작년 제사 이후부터 곗돈을 추가해서 적립했어요...
올해 제사는 막내네서 간단하게 모시고..
3박4일로 홋카이도로 갔어요..
항상 만나면 하루만에 헤어지다.... 이번엔 나흘이나 같이 있다보니 ....평소에 하지못했던 얘기들
또 옛날얘기들 모두의 속모습까지 보게되니 참 새로웠어요... 모두들 또다시 가까운 시일내에 여행 또오자...소리까지...
얘길 하다보니.... 홋카이도가 아버지가 젊었을적 탄광 노동자로 취업을 했던곳 이더라구요..
일제시대...강제징용은 아니고 돈벌러 자원해서 가신거라고 해요..
근데 막상 가보니... 강제노역 이드래요... 그래서...안돼겠다...탈출해야겠다...하고 친한 동료 한명과
며칠에 걸쳐서 급식 나온 밥을 말렸드랍니다.
어느날 밤에 드디어 탈출을 감행했고.... 뒷산은 호랑이가 출몰하던 곳이어서 경계가 허술했답니다.
정신없이 캄캄한 산을 몇개를 넘었는지...멀리서 사이렌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개소리도 들리고... 또 다시 산을 몇개를
더 넘어서 보니 ... 마을이 있더래요.... 마을에 있는 집에 무작정 들어가서 밥좀 달라고...
그랬더니 밥을 한공기를 주드래요.... 며칠을 굶다 보니 한공기가 눈깜짝할새 사라지고.... 더 달라니까 또 한공기..
밥을 양껏 좀 주지... 끝까지 한공기씩 주더래요...
그 동네를 보니.... 일제 말기라 그런지 남자가 씨가 말랐드래요... 추수기인데 사람이 없는데 장정이 두사람이나
왔으니.... 신고도 안하드래요....
일 다해주고.... 한사람은 그냥 거기 남겠다고 하고...
아버지는 동경에 형님이 사업차 가 계셔서... 거길 찾아가야겠다고 길을 나섰답니다.
홋카이도에서 본토로 오려면 배를 타야하는데.... 선착장이 완전 돗대기 시장 이랍니다.
근데 거기서도 아버지같은 탈주자를 찾느라 검문이 심했답니다. 아버지가 일본어도 유창하고 옷도 깔끔하게
잘입었는데... 그만 신발에서 들켜버렸대요... 아버지를 지목해서 이쪽으로 오라고.... 했는데...
사람이 밀어닥치다보니.... 얼른 사람 사이에 숨어서 밀려들듯이 배에 타서 숨어있었대요..
얼마나 떨었는지 배가 벌써 떠난지도 모르고......옆사람한테 배 언제떠나냐고 물어보니...벌써 떠난지 한참이라고...
홋카이도에서 차를 타고 산을 지나다보니 ..... 이번 여행이 여러모로 아버지와 연관이 깊구나 싶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