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달이 안됐는데 딸이 굉장히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을 잘 안하는 아이예요. 초딩때 같이 놀던 아이에게 왕따 비스므리 당한후로 성격이 더 고착됐고 그때 이후로 핸드폰도 잠궈버렸죠.
동성친구도 거의 없고 주말에도 집에서 유튭과 애니만 보는 더쿠..남자애가 좋아할 외모나 성격도 아니고요. 요즘애들이 흔히 말하는 아싸죠.
얼마전 약속이 있다고 나가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다그쳐서 알아냈는데 남친이 생겼고 만나러 나간다는...
제가 딸 친구문제 때문에 너무나 가슴아파하고 불면증이 올정도로 몰래 고민하고 있었는데 참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고민거리를 안게 됐어요.
오늘 새벽에 우연히 잠금을 풀어서 주고받은 카톡을 봤는데 남자애가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됐고 그이후로 거의 매일 카톡으로 보고싶다, 사랑한다, 목소리 듣고싶어 미치겠다, 목소리 듣고 자야되는데 못해서 너무 미치겠다 등등 첨부터 너무나 적극적으로 톡을 하고 딸은 처음엔 좀 부담스러운듯 전화를 바로 안받거나 숙제를 하고 있었다거나 이런식으로 조금 거리를 두더니 점점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기 시작하네요.
남자애쪽에서 둘이 사귀는 건 절대 비밀로 해야하고 둘이 만나고 있다가 혹시 밖에서 아는 친구들을 만나면 둘러댈 핑계도 일러주고 만나는 것도 아무도 모르게 달력에 표시하고 나와라 이렇게 하더라구요.
처음 둘이서 만난후로 매주마다 남자애는 만나자고 하는데 한번은 그쪽에서 엄마때문에 취소했고 이번엔 딸이 친구들 만난다며 거절하고 이제 이번주에 또 만나기로 했다는데...
남자애 쪽이 마음에 걸리는건 부모도 모르게 비밀로 해라는것(물론 이건 알게될경우 못사귀게 할수 있으니까 그럴수도 있다치지만), 사귀자고 한지 며칠되지도 않았는데 친구들한테 꼭 비밀로 하라면서 주위애들이 자기한테 여자친구가 야한 것을 좋아하냐고 물었다면서 떠보려는 듯한 질문을 하는 것, 너무 자주 만나고 싶어하는 것등이에요.
저희딸이 성격이 발랄하고 약은 구석이 있으면 걱정을 덜할텐데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너무 푹 빠지고 절제가 안된다는 거예요. 무조건 못만나게 할수도 없고 요즘 중딩들 메신저로 저렇게 적극적으로 죽고 못하는 것처럼 한다는 것도 들었지만 만나는 것만 자주 안하면 정말 좋겠어요. 딸한테 카톡 본 얘기는 당연히 안할건데 이런저런 고민에 밤을 또 새우고 말았습니다.
그 녀석 취향이 참 특이하네 하고 웃어 넘기면서 딸과 함께 가볍게 농담하면서 연애 얘기도 받아주면서 이렇게 할수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딸이 애초에 그런 성격이 아니니 더욱 고민이 되네요. 제가 어떻게 하는게 그나마 가장 현명한 것일까요? 우선 딸에게 우리가 교제사실을 알고있다는 것은 꼭 얘기하라고 말할겠지만 아이가 그렇게 할지는 모르겠네요. 자식 참 어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