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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머니 외할머니 같이 사신분 계시나요?

0.0 조회수 : 3,165
작성일 : 2019-06-03 18:36:36
저희 엄마가 외동딸이라
부득이하게 외할머니를 모시고 같이 살았어요.

아빤 장남도 아닌데 큰아버지가 큰집에 양자를 가서
친할머니를 저희가 모시고 살았어요.
또 친할머니도 아빠를 더 편하게 생각했던거 같아요.
제가 아기였을때 부터 와 사셔서
아주 오래된 얘기죠.
그땐 딸이 친정 모시고 살면 못산단 미신이 있었는지
할머니와 같이 사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했어요.
물론
그때도 잘만 살면 처가에도 잘하고 살았겠죠.어떤남자는..

그런데 당시 저희집이 넉넉지 않은지라 
그리고 아빠가 워낙 독하고 무서운 사람이라 할머니에게 눈길 한번 준적이 없었어요.

설날에도 오갈데가 없는 할머니는 일만하고 제대로 대접도 못보고 눈치보며 살았죠.
친척이나 손님오면 상을 차리고

제가 대학교때 돌아가셨으니
20년을 아빠가 모시고 산거죠.

친할머니와 같이 방을 쓰기도 하고 따로 쓰기도 하고
그스트레스를 어떻게 견뎠을까요?

친할머니는 조용하고 강한 분이었는데 그렇게 못마땅해 하진 않았던거 같아요.
11살때 돌아가시고 10년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네요.

아빠가 워낙 가부장적이고 술도 안하고 여행도 출장도
정시에 집에 들어와 저녁을 먹는 철저한 성격이었는데

어느날 엄마의 말실수 하나에 그길로
할머니는 짐을 싸고 나가게 되었어요. 종로에 있는 동생집에 가게 되었답니다.
섣달이고 영하 20도는 되는 추운날인데
길이 꽝꽝 얼었던 기억이 나네요.
발은 그야말로 환하게 컴컴한 하늘에 환하게 떠올랐는데
중학교 교복에 까까머리 오빠가 짐싸 나가는 할머니를 쫒아가며 그렇게 울었답니다.

집안 분위기는 서슬이 퍼랬어요.
아빠가 상을 뒤엎었거든요.그후 엄마 아빠는 6개월가까이 말을 하지 않았답니다. 한집에 한방에 살면서요

외할머니의 살집을 알아보고 집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어디즘엔가 방을 얻어 할머니는 혼자 살게 되었어요.
그로부터 얼마 있지 않아 한 1-2년즘
할머니는 추운날 낙상을? 당하시고 팔이부러져
결국 다시 저희집에 돌아오게 되셧어요. 아빠가 다시 모시는거죠. 엄마 아빠가
사위네 집에 다시 눈치를 보며 들어와 살게 되었답니다.

언니 오빠 나 모두 성적 부진
집안 분위기는 바로
뮤리엘의 웨딩에 뮤리엘 집이랑 아주 흡사했어요.
사춘기를 심하게 겪은 오빠는 공부를 안하고
아빠의 기대에 모두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어요.


참 신기한게..
아빠가 환갑정도 되던해에
갑자기../ 첨으로
외할머니에게 세배를 하겠다고하고
절을했답니다.

정말 믿을수 없는 광경이었고 오히려 너무 불편한진실이었어요.

또 신기하게도
그해 여름부터 할머니는 치매를 아주 심하고 무시무시하게 겪고 그해 가을
돌아가셨네요.

가끔 외할머니를 떠올리면
그불편함을 감수하고 딸곁에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IP : 124.49.xxx.6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9.6.3 6:42 PM (223.62.xxx.8) - 삭제된댓글

    중간에 혼자 살다 낙상하고 다시 집에 들어오신 할머니가 외할머니인거지요?중간에 그냥 할머니라고만 되어있어서..
    다른디 것보다 외할머니가 얼마나 서러우셨을까 그리고 중간에서 엄마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비참하게 느꼈을까거 가늠되어져 슬프네요

  • 2. 어머니가
    '19.6.3 6:50 PM (117.111.xxx.117) - 삭제된댓글

    외할머니 친할머니를 다 모신거네요
    대단하십니다....

    딸곁에 어떻게 살기는요
    의지할곳 의탁할곳 없는데 불편함이 대수겠어요

    그런데 어떤 말실수 였길래....

  • 3. 집나가신 분이
    '19.6.3 6:55 PM (223.62.xxx.230)

    외할머니시죠?

    친정어머님이 제일 고생많으셨겠네요.

  • 4. ㅇㅇ
    '19.6.3 7:13 PM (182.227.xxx.59)

    다들 너무 힘드셨겠어요.

  • 5. 저희
    '19.6.3 7:38 PM (59.28.xxx.92)

    어머니는 친할머니 아버지가 양자로간 큰 할머니 한집에 모시고
    옆집에 외할머니 모시고 시골에서 살았어요
    지금 생각하니 참

  • 6. 어머
    '19.6.3 8:36 PM (218.155.xxx.76)

    너무 신기하네요..그런경우도 있군요
    친할머니 성격 괜찮네요

  • 7.
    '19.6.3 9:23 PM (218.239.xxx.120) - 삭제된댓글

    글 잘쓰시네요. 외할머니를 그냥 할머니라고만 쓰셔서 초반에 구분하느라 멈칫했지만
    마치 은희경 작가 새의 선물 그런 소설처럼 옛날 배경 소설 읽듯 읽었어요. 아빠는 갑자기 왜 새배를 하셨을까요. 집 분위기가 편치 않았던거 같은데 님도 고생하셨네요. 외할머님도 안쓰럽고요.

  • 8.
    '19.6.3 9:41 PM (39.7.xxx.229)

    글 잘쓰시네요.
    외할머니도 힘드셨고 어머니도 힘드셨을겁니다.

  • 9. 그러게요
    '19.6.4 3:50 AM (69.165.xxx.176)

    할머니 호칭 구분좀...글이 헷갈려요.

  • 10. 친할머니
    '19.6.4 12:24 PM (117.111.xxx.5)

    가 그래도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
    외할머니 입장을 이해했나 보네요.
    그걸 못받아드리는 할머니들이 많았죠.
    제 지인 친정엄마도 외동딸이라 모시고
    살았는데 아버지가 까탈스러워 중간에서
    스트레스 받고 암으로 돌아가셨음.
    외할머니 죽은 다음 해에...
    어른 모시고 사는게 힘들어요.

  • 11. 그러게요
    '19.6.4 10:47 PM (124.49.xxx.61)

    전 이상하게 친할머니는 친할머니라부르고
    외할머니를 할머니라 부르네요.
    외할머니랑 산시간이 길어서 그런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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