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52세 여성입니다. 미혼 직장인이에요.
제 노후를 위해서 10년 정도 더 직장 생활 해야 합니다.
쉰이 넘어서면서 제가 더 이상 건강하지 않다는 것과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어요.
늙음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준비 없이 쉰을 맞은 것처럼 예순도 이렇게 맞이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10년을 기한으로 외국어 3개 정도는 중급 정도 하고, 요가와 필라테스를 지금처럼 꾸준히 하며
마음의 평화를 위해 명상과 불교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은퇴 즈음에는 방송통신대에 진학하여 자격증을 한 개 딴 후 자원봉사할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피곤하고 힘들지만 퇴근 후 요가를 다니고
주말 오전에는 명상을, 오후에는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바쁘고 힘들 때는 요가나 명상을 빼먹기도 하지만 영어는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습니다.
영어는 1:1학습 전문 학원에서 배우고 있는데요.
처음 3개월은 호주 교포로부터 배웠습니다.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한 후 bbc영어회화를 매주 3 chapter를 listening하는 것과
영작을 a4 단면으로 한 장 해오도록 과제를 내주셨어요.
토요일 만나서는 영어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readinig을 한 후 talking을 했어요.
그 다음 주에 reading 주제 속 단어와 문법에 대해 간단한 시험도 봤습니다.
저는 이 방법에 대해 너무 만족했고 고등학교 이후 처음하는 영어공부가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갑자기 개인사정으로 그만두셨어요.
그 이후 부원장이라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배웠는데
고등학교 때 주입식으로 배웠던 그 지루한 방법으로 가르쳤어요. 정말 재미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단어 하나를 단어장에 쓰고 그 예문을 한글과 영어로 쓰는 방법이에요. 일주일에 100개를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식 영어법 통문장을 소개한 책을 사서 매주 20개씩 외우게 했어요.
수업 시간에는 시험보고 채점하는 게 다였습니다.
그 분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퇴근 후 피곤을 무릅쓰고 공부할만한 흥미가 없었거든요. 오히려 고통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 받은 선생님이 캐나다 유학생 선생님인데요.
이 분은 중학교 때 캐나다로 건너갔습니다.
주된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영어 단어책과 문법책을 사게 한 다음 단어에 대해 매주 시험을 봅니다.
그 단어가 아주 초보적인 것입니다(저는 오랫동안 영어 공부를 안했지만
대입학력고사에서 영어듣기 1개 틀린 사람입니다. 어지간한 문법과 초보 단어는 알고 있습니다.
이건 호주 교포 선생님께서 인정을 해주신 부분입니다).
수업 전 2 시간이면 이분이 제게 내는 시험에 나오는 문법과 단어를 다 공부할 수 있습니다.
영어 일기를 쓰게도 하는데 이건 제가 좋아하는 부분이라 불만이 없습니다.
제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느라 궁리하는 게 즐겁습니다. 틀린 표현이 발견되면 반갑기도 하고요.
어제는 인칭대명사와 지시대명사만 한 시간 동안 판서를 하면서 가르치더군요.
그 젊은 영어선생님께 나는 이런 수업 방법이 재미없다고 면전에서 말하기도 좀 미안하고
그렇다고 비싼 수업료를 내고 그런 수업을 받고 싶지도 않습니다(1:1이라 비쌉니다).
제가 외국에서도 영어를 이렇게 가르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인에게 가르치려고 한국식으로 배운 것이랍니다.
유투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공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기에는 제 의지가 좀 약한 면이 있습니다.
큰 용기를 갖고 시작한 외국어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 좀 가르쳐 주십시오.
이렇게 여기서 또 포기할까봐 속이 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