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쉐이크 글 읽다가 생각난 옛날 이야기..
여섯살이었나 다섯살이었나
가끔 이모가 단칸방 저희집에 놀러오셔서
저만 이모네 댁으로 데려가셨었는데
언니오빠 사촌들이랑 놀고 자고 며칠씩 참 재미있었어요.
하루는 이모랑 사촌들이랑 이모부 회사 근처에 들렀는데
종로였는지 을지로였는지 어딘가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양복입은 이모부께서 버거랑 밀크쉐이크를 사주셨어요.
난생처음 먹어보는 맛에 제 눈이 순간 엄청 커졌었는지
평소 그렇게나 무뚝뚝하셔서 무섭기까지 했던 이모부가
맛있느냐 물으시길래
이거 이름이 뭐냐고 처음 먹어보는데 참 맛있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모부께서 한숨을 푹푹 쉬시더니 넥타이를 훅 잡아 푸시곤
뒤로 기대 한참을 천장만 보시더라고요..
어린맘에도 그 이모부 표정과 그 분위기에
내가 잘못했나 싶은 맘에 순간 긴장했었는지
그 모습만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요.
좀 자라서 그게
생활력 없는 아버지탓에 쫄딱 망해서 가게 뒷편 단칸방을 전전하던
저와 제 엄마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는 걸 알았는데
그 후로도 늘 오래오래 이모부는 제게
무뚝뚝하시면서도 다정한 그런 분이셨어요.
밀크쉐이크를 생각하면 꼭 그 장면이 떠올라서..
이모부!
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방 세개짜리 아파트에서 잘 살고 있어요~
엊그젠 언니랑 엄마, 이모 모시고 냉면도 먹었어요~
다 보고 가셨음 참 좋았을텐데....
1. 따뜻한
'19.5.27 9:50 PM (58.230.xxx.110)글이에요..
2. 아
'19.5.27 9:50 PM (223.62.xxx.248)왠지 눈물 찔끔.
3. 솜사탕
'19.5.27 9:52 PM (175.112.xxx.9)동화책 한편을 읽은것 같네요^^
원글님 행복하게 사시는거 이모부님도 하늘에서 흐뭇하게 보실거같아요..4. ...
'19.5.27 9:52 PM (221.151.xxx.109)속깊은 이모부와 해피엔딩의 원글님
5. 마키에
'19.5.27 9:53 PM (114.201.xxx.174)저두 눈물이 ㅠㅠ 피 안섞인 조카딸 아직도 다정함 느끼고 있었다면 따뜻한 분이셨겠네요 먼저 일찍 가셔서 저도 안타까워요 멀리서 잘 자란 조카딸 보며 흐뭇하시겠어요
6. ㅠㅠㅠㅠ
'19.5.27 10:07 PM (210.179.xxx.240)짧은 동화같은 이야기네요
저도 돌아가신 이모부생각나요...7. OO
'19.5.27 10:15 PM (103.6.xxx.63)아. 마음이 따듯해지고 코끝이 찡해지는 얘기. 눈물나요.
8. ㅇㅇ
'19.5.27 10:20 PM (110.70.xxx.163)아이고. 돌아가셨군요ㅠㅠ
9. ...
'19.5.27 10:21 PM (223.38.xxx.247)천장만 보신 이유는.. 아마 눈물을 참으려고 그랬을거에요..
그 어린것이 무슨 죄가 있나 싶어서...10. 어머머머...
'19.5.27 10:23 PM (223.39.xxx.208)흑.. 급눈물이 ㅠㅠ
무뚝뚝해도 다정했던 속깊은 이모부... 제가 다 고맙네요...11. ㅇㅇ
'19.5.27 10:26 PM (110.70.xxx.149)저는 글 읽다가 며칠씩 자고가는 군식구..
라고 생각해 답답해하는 이모부를 떠올렸는데
속정깊은 이모부셨다니 다행이예요.
글이 따뜻한 느낌을 주고, 단란한 가족을 연상케 하네요.
좋아요^^12. 기억에 남는건
'19.5.27 10:26 PM (183.96.xxx.7) - 삭제된댓글이쁜것도 머리좋은것도 아닌
나에게 따뜻했던 사람뿐13. ㅇㅇㅇ
'19.5.27 10:29 PM (121.148.xxx.109)마지막 한 줄에 눈물이 뚝뚝 ㅠㅠ
14. ...
'19.5.27 10:30 PM (61.253.xxx.116) - 삭제된댓글왠지 찡하네요..... 어린 시절 서글픈 옛날 이야기인줄 알고 읽었는데 따뜻한 추억이라 다행이에요.
15. ㅠㅠ
'19.5.27 10:32 PM (39.7.xxx.107)눈물나요...
16. 잘될거야
'19.5.27 10:40 PM (219.250.xxx.29)좋은 기억을 주신 이모부와 그걸 알아봐준 님 둘 다 참 따뜻한 분들이네요
너무 글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연달아 세번을 읽었어요17. ㅇㅇ
'19.5.27 10:41 PM (73.111.xxx.203)저도 중딩때 롯데리아에서 밀크쉐이크 먹었던게 최초의 패스트푸드점 기억입니다. 그것고 63빌딩 생기고 얼마안되서처음 가본데다... 서울살았지만 서울촌놈..
정말 맛있었어요.18. 분홍이
'19.5.27 10:49 PM (1.247.xxx.177)에휴.....
저도 세 번 읽었어요.
참 따뜻하네요.19. 미친이재명33
'19.5.27 10:53 PM (180.224.xxx.155)아....밀크쉐이크 먹을때마다 생각날것 같아요
원글님. 계속계속 행복하세요~20. ...
'19.5.28 12:00 AM (110.14.xxx.72)눈물 나요ㅠㅠ
21. wisdomH
'19.5.28 12:03 AM (116.40.xxx.43)문득 아이유 외삼촌이 떠오르네요.
구박했다던데..
형편 어려운 친지 아이들..
잘해 주지는 못해도 구박 하는 이도 많은데..
가슴 따뜻한 글이네요.22. ㅇㅇ
'19.5.28 12:21 AM (121.152.xxx.203)지난번 어떤분 글이 생각나요
부자 이모네 갔다 상처받았던
어린시절 기억 올리신 어떤 분 글 읽고
조카한테 어찌 그랬을까 싶었는데
이모 아닌 이모부도 가난 속에 자라는
어린 아이한텐 이런 마음이 되는게
인지상정인걸 싶어요
그때 그분도 원글님도 모두
오래 행복하시길.23. 쓸개코
'19.5.28 12:39 AM (118.33.xxx.96)어른이 되서야 알 수 있었던 이모부 마음.
지금은 하늘나라 가시고 고마운 마음 전할 길이 없는거군요.
원글님 글 읽으니 마음이 따듯해집니다.24. 동화같아요
'19.5.28 1:31 AM (59.7.xxx.61)이모부가 참 따뜻한분이시네요.
딴얘기지만
저도 종로쯤 이었나? 웬디스 버거서 밀크쉐이크 먹고
너무 맛있어서 춤췄었는데 ㅋ25. 행복하고싶다
'19.5.28 2:38 AM (1.231.xxx.175)따뜻한 글 감사해요.
저도 눈물이ㅠㅠ26. ditto
'19.5.28 7:57 AM (220.122.xxx.147)상처 입은 이야기일까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예요
따뜻한 햇살처럼 마음 따뜻한 이야기^^27. 이모부님이
'19.5.28 8:58 AM (110.5.xxx.184)좋은 곳에서 원글님 잘 사시는거 보고 흐뭇해하시겠어요.
이제야 이 글을 봤는데 아침부터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원글님도 누군가에게 이모부같은 분으로 기억되시기를.28. .....
'19.5.28 10:24 AM (121.165.xxx.1) - 삭제된댓글밀크쉐이크 먹을때마다 뵙지도 못한
원글님 이모부가 떠올라서 눈시울이 붉어질것 같네요
원글님이 행복하게 사시는것 같아서
이모부님도 기뻐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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