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슨 자료 찾을 일이 있어 검색하다 보니 태민영씨 이름이 나오는 겁니다.
저는 그 분 돌아가신 줄도 몰랐는데 이미 2000년에 사망하셨네요.
제 기억의 이 배우는 초기에는 찌질하고 유약한 지식인, 남녀 삼각 관계에서 남주에게 여주를 빼앗기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졸렬함이 드러나는 캐릭터 등이었어요.
얼굴은 고전적인 미남형인데 목소리가 좀 깨는, 그래서 비슷한 유형의 이정길과 비슷한 느낌이었거든요.(참고로 이정길은 모 꼴통 정당의 선거운동하고 돌아다녔습니다. 여의도 어느 카페에서도 그 정당 종자들과 함께 있는 거 보고 나서 없던 정도 떨어지더군요)
그런데 이 분 작품 중에 뭔지 기억은 안 나는데 <TV문학관> 중 하나에 단독 남주로 나왔거든요.
<TV문학관>은 캐릭터가 과장되고 단면적으로 그려지는 80년대 통속 대중드라마가 아닌, 나름 작품의 내면을 탐구하고자 했던 경향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철없는 어린 여성의 투정 다 받아주는 세상 달관한듯 나른한, 그런데 나중에는 자살하고 마는 뭐 암튼 흐릿한 기억 속 주인공이었는데요, 눈이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어요.
말하면 좀 깨는 목소리라 표정과 눈빛만으로 연기하던 드라마였는데 그때부터 그 배우를 다시 봤달까...
다시 봤다고 해도 팬이 되거나 그런 건 아니고, 분위기에 맞는 역할을 계속 못 맡는다 정도로 아쉽게 생각했어요.
쓰다 보니 주제가 뭔지.... ㅜㅜ
그냥 자료 찾던 중에 오랫만에 접하는 이름이 툭 튀어나와 괜히 그 시절 생각나서 써봤네요.
살아계셨다면 그 슬픈 사슴 같은 눈망울로 요즘은 어떤 연기 하셨으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