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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리의 '까치소리'에서 기침에 살의를 느낀다는 대목..

ㅇㅇㅇ 조회수 : 3,280
작성일 : 2019-05-27 01:16:00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소설의 한대목인데
공감이 가서 잠시 퍼왔습니다
남주인공의 이름이 봉수라고 합니다.

---------------------------------------------------------------------------------

봉수가 군에 가기 1 년 전부터 봉수 어머니는 까치가 울 때마다 기침을 해대는 병이 들었다.
봉수 어머니는 까무러치다시피 기침을 하다가 끝내는
“아이구 봉수야 날 죽여다오”하고 부르짖었다.
봉수는 어머니의 고통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했으나,
때로는 어머니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

주인공의 사정이나, 흐름 같은건 다 앞뒤 잘라먹고 하는 얘긴데요.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게..
가끔 한밤중에 듣는 가족 누군가가 모진 기침소리에
마음이 고통스럽고, 신경이 끝날같이 곤두섰던 기억이더라구요.

물론 소설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입장은..저와 달랐겠지만
그 순간에 느낀 동일한 감정만큼은 강하게 공감이 갔던거 같아요 아마.

끊임없이 방황하던 학창시절에 읽었던 게 까치소리구요,
소설의 줄거리나 다른 건 다 잊고 지냈는데..
위에서 말한 기침소리 대목만은 저의 뇌리에 확 꽂혀서 잊혀지지가 않았어요.

이 장면이 복선이 되어선지...결국 소설의 결말부에 가면
남주인공은 엉뚱한 사람을 살인한다지요?
(극단적이지만 자기를 짝사랑하던 엄한 여자에게...)

전 요즘도 위에서 인용한 대목이 가끔 떠올라요.
나의 가족 중 누군가가 사레들린 듯이 습관적으로
켁켁 거리는 기침소리를 들으면 더욱 그래요. 별나죠?

쌩목으로 내는 그 기침을 듣고있으면,
묵은 한과 애증이 마음속 깊이에서 부글부글 거리는거 같아요.

방금전에도 이 끔찍한 기침소리가 계속되고 있어, 글로 옮겨봤어요.
이제는 노이로제라도 온건지 저도 심적으로 괴롭네요..


P.s
음...글은 이렇게 적어버렸지만..
이 글이 읽는 이에게 신경증적이고 그로테스크하기만 한 글은
아니길 빌어요..ㅜㅜ

IP : 110.70.xxx.151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5.27 1:17 AM (219.255.xxx.153)

    소설로 괜한 트라우마가 생겨서 평생 기억이 나겠네요

  • 2. ㅇㅁ
    '19.5.27 1:21 AM (110.70.xxx.151)

    소설 장면이 트라우마가 됐다기보단..
    공감되는 가상의 상황을 읽음으로서, 과거의 트라우마가 강화된 느낌이 들어요.
    썩 좋은 상황은 아니죠. 그렇다고 수월하게 벗어버릴수도 없고요..
    무슨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려서 고통받는 사람같아요.

  • 3. ...
    '19.5.27 1:45 AM (182.212.xxx.183)

    원글님은 아니길 바랬지만
    저는 신경증적이고 그로테스크하게 읽힙니다
    소설도 그렇고..좀 무섭네요

  • 4. ...
    '19.5.27 1:51 AM (223.62.xxx.248)

    그로테스크해요.
    이런 식으로 병든 마음의 사람이 공감 운운하는 건 소설가로서도 끔찍할 듯.

  • 5. 전 공감이요
    '19.5.27 3:01 AM (49.1.xxx.168)

    ㅎㅎㅎ 기침소리 ㅎㅎ

  • 6. 무슨말
    '19.5.27 3:27 AM (211.109.xxx.76)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기침소리가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지 알겠다는 뜻이에요. 그냥 듣기 싫죠. 한밤중에 더군다나 오랫동안 가런다면요

  • 7. 글을 참
    '19.5.27 4:09 AM (213.33.xxx.106)

    잘 쓰세요.
    과거도 현재도 피곤한 님의 인생 곧 평온하고 평안하길 빌어요.

  • 8. **
    '19.5.27 9:26 AM (114.200.xxx.171)

    공감합니다
    옆에서 듣기 무척 괴롭고 피곤해서 달아나고 싶어요

  • 9. ㅇㅇ
    '19.5.27 10:05 AM (118.41.xxx.234)

    보통의 기침소리나 타인의 소리라면 그냥 넘어가요.
    평소 관계가 좋은 가족이라면 당연히 서로간의
    애정이나 추억 때문에라도 상대의 아픔에 감정이입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트라우마에 가까운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 가족이 울부짖듯이 저러니 더더욱 거부감이 들어요.이건 정말 어쩔수 없는것ㅜㅜ

  • 10. ㅇㅇ
    '19.5.27 10:12 AM (118.41.xxx.234)

    보편적인 사고방식에 어긋나는 글인지 모르지만..
    글을 써서 공개를 하고 긍정적인 반응도 얻으니
    약간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고, 위로가 되는 듯합니다.

    마음이 병든 운운하신 분은 적어도 흙수저는 아니고
    평범한 환경에서 최소한의 인격적 대우는 받으면서 평탄하게 살아왔나봐요? ㅋㅋ
    남의 힘듦과 아픔을 단순화시켜서 마음이 병든,,,이라고
    규정짓고 폄하해버리는 그 무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가진 일종의 둔감함이
    저야말로 소름끼치게 느껴지네요.
    부정적인 님들의 반응을 보니 세상사람들의 시선이 차갑고
    칼날같이
    무섭다는게

  • 11. ㅇㅇ
    '19.5.27 10:18 AM (118.41.xxx.234) - 삭제된댓글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개인의 느낌이야 자유고 뭐라할수 없는거지만..
    저도 저와 정반대 선상에서 이해를 못한다는 님같은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으로 알고지내고 싶지않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 12. ㅇㅇㅇ
    '19.5.27 10:27 AM (118.41.xxx.234)

    고스란히 전해져서 마음이 닫히네요. 
    개인의 느낌이야 자유인거고, 나서서 뭐라할순 없겠지만..
    저도 정반대 선상에서 날카롭게 상처주는 표현까지 쓰면서 이해를 못하겠다는 님같은 사람들...
    가까운 사람으로 알고지내고 싶지않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 13. 토닥토닥
    '19.5.27 10:36 AM (1.237.xxx.153)

    기침 소리가 문제가 아니고
    그 대상과의 관계 환경 복잡한 감정이 얽혀서겠죠.
    가능하다면 일단 물리적으로라도 거리를 두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14. ㅇㅇ
    '19.5.27 12:22 PM (118.41.xxx.234)

    고맙습니다. 비정상적이지만 솔직한 심경을 적었는데..
    싸이코패스로 취급받지않고,
    이해를 받으니 기분이 편안해집니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것 같았거든요..

  • 15. ㅇㅇ
    '19.5.27 12:30 PM (118.41.xxx.234)

    저도 그 가족과 물리적으로라도 거리를 둬야할거 같아요.
    그게 아니고 한집에 계속해서 살아야하니 분노가 치솟고,
    스트레스로 매일 몸이 아프거든요.

    사실은 제 얘기속의 당사자는 저의 친엄마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적, 비판, 업신여김을 당하며 돌봄받지 못하고
    자존심을 다치는데다 짓눌려커왔고..
    왕따도 당해서 상처도 크고, 쌓인게 많아요.

    엄마란 사람도 저를 분노조절장애란 식으로 단정짓고
    몰아부치고요, 서로 사이가 안좋그 싸늘해 같이 사는
    의미가 없어요.
    갈수록 증오가 끓어오르는데, 무슨 일 나기전에 분리되어야겠다고 생각중이었어요.
    미움이 사라지지 않고 갈수록 두 배, 세 배가 되네요

  • 16. ㅇㅇ ㅇ
    '19.5.27 12:41 PM (118.41.xxx.234) - 삭제된댓글

    그리고 댓글들 주셔서 잘읽었구요..^^
    제가 글을 잘쓴다고, 제 글을 인정해주며 덕담해주신
    213.33님 감사해요ㅠ
    과거도 현재도 피곤한 저의 인생이 평온하고 평안하길
    빌어주신다고 하시는 말에 진심이 느껴집니다.
    저의 깊은 한과 힘듦을 알아주신 고운 마음씀씀이에
    각별히 감사드립니다ㅜㅜ

  • 17. ㅇㅇ
    '19.5.27 12:42 PM (118.41.xxx.234)

    그리고 댓글들 주셔서 잘읽었구요..^^
    제가 글을 잘쓴다고, 인정해주며 덕담해주신
    213.33님 감사해요ㅠ

    과거도 현재도 피곤한 저의 인생이 평온하고 평안하길 
    빌어주신다고 하시는 말에 진심이 느껴집니다.
    저의 깊은 한과 힘듦을 알아주신 고운 마음씀씀이에
    각별히 감사드립니다ㅜㅜ 복 받으실꺼예요~

  • 18. ㅇㅇㅇ
    '19.5.27 4:49 PM (110.70.xxx.121)

    1.237님도 토닥거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전적으로 관계와 환경, 감정이 얽혀서 그런거 맞습니다.
    대책이 없어 주저앉은채로 살았더니 갈수록 감당이 안돼요.
    어디로 떠나지 않음 악감정이 쌓여서...제가 죽던가,
    상대가족이 죽어나갈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몸까지 시름시름 아픕니다. 관심댓글 주셔서 감사해요.
    모든게 돈문제랑 얽혀있어 문젠데..방도를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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