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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콜센터 11년차 퇴사할때가 되었나봅니다.

고민 조회수 : 10,313
작성일 : 2019-05-25 01:26:22
저도 이제 늙었고...
억지부리는 고객에게 무조건 잘못했다 말하는것도 이젠 힘듭니다.
내가 비록 콜센터 근무하지만 그동안 정도 지키며 고객입장에 유리하게 상담했단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젠 진심보다는 요령이 중요했단 생각이 듭니다.

역지사지하지 못한 내 잘못이 가장 크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비아냥대고 닥달하니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조롱당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죄송하다 사과해야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런일이었으니까요.
고객우선 고객만족이 최우선이니까요.
상담원의 입장이나 기분따윈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고객이 비아냥대도 웃으며 상담해야하고, 고객의 잘못도 내잘못이 되어야하고... 고객이 기분나쁘다하면 내가 죄인이 되어야하고...
나는 그래야 되는 일개 상담원이니까요...


남들 보기엔 보잘것 없겠지만 이 일만큼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정도로 실수없이 처리할 수 있단 자신감이 있었는데 그깟 감정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일을 이지경으로 만든 주제가 되어버리니 더이상 못하겠습니다. 이젠 이 일을 하면 안될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IP : 58.79.xxx.144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5.25 1:29 AM (125.177.xxx.43)

    힘들다던데 오랫동안 고생하셨네요

  • 2. ...
    '19.5.25 1:30 AM (118.218.xxx.150)

    아이고 고생하셨어요.
    업무처리 정확하고 일잘하시는데 그만두시면 어떡해요.
    지긋지긋하게 느껴지시고 기운 빠지지만
    그래도 경력으로 끝까지 하셔야지요.
    저도 사장 갑질에 빡쳐서 그만뒀지만 쉬니까 재취업이 어렵고
    자신감도 떨어져요.
    님은 힘내셔서 마인드컨트롤 하시기 바랍니다.

  • 3. ...
    '19.5.25 1:33 AM (219.254.xxx.67) - 삭제된댓글

    많이 지치신듯.
    열심히 성심껏 하는 분들이 나가 떨어지고
    요령으로 사는 사람들이 남는거 보면 안타까워요.
    여전히 상식밖의 고객에게 사과해야 하는건
    바뀔 기미가 없는걸까요?

  • 4. .......
    '19.5.25 1:35 AM (112.144.xxx.107)

    콜센터 11년이라니 몸에 사리가 한주먹은 쌓이셨을 듯.
    고생하셨네요. 토닥토닥...

  • 5. 수고하셨어요
    '19.5.25 1:41 AM (210.183.xxx.241)

    참 힘든 일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긴 시간 동안 수고하셨고 애쓰셨고 열심히 하셨습니다.
    이제 편하게 쉬세요.

  • 6. ㅇㅇ
    '19.5.25 1:57 AM (106.242.xxx.219)

    고생하셨네요. 콜센터 감정노동 엄청 심해요.

  • 7. 에고
    '19.5.25 2:37 AM (211.51.xxx.207)

    콜센터가 사람 대우도 못 받고 진상 고객한테 절절 매야하고..
    그렇다고 월급 많이 주는것도 아니고,
    11년차면 진짜 힘드셨겠어요.
    이제 그만 내려 놓으셔도 될거 같아요...

  • 8. 그랜드부다페스트
    '19.5.25 6:42 AM (122.37.xxx.188)

    호텔 이라는 영화의 대사인데 정말 명언이에요




    무례함은 그저 두려움의 표출입니다,

    원하는걸 못가질까봐서,,,,

    아무리 못난 사람도 사랑을 받으면

    꽃봉오리처럼 마음이 활짝 열리죠.









    못난 사람들이 하는 말로 상처받지 마세요
    그저 못난 사람들일 뿐이에요,

    그런 상대가 하는 말은 상처받을 가치조차없어요


    정 사과를 해야할땐 직업의식 그 이상 맘 쓰지도 마시구요,,,

  • 9. 원글
    '19.5.25 6:42 AM (58.79.xxx.144)

    저는 이 일이 참재밌고 즐거웠어요.
    진심 느끼고 고맙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셨고,
    저도 역지사지 하자는 마음으로 상담해왔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버려 참 씁쓸합니다.

  • 10. 원글
    '19.5.25 6:46 AM (58.79.xxx.144)

    122님 글 감사합니다.

    지금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이 상해서 너무 힘든 상태인데 제게 많은 위안이 되는 글이예요.
    적어놓고 보고 또 보고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1. 122님
    '19.5.25 7:17 AM (123.212.xxx.56)

    댓글에 저도 위안이 되네요.
    원글님
    여지껏 잘해오셨으면,
    마음 추스리고,
    잘 수습하세요.
    어떤 큰일인지 모르지만,
    어차피 생업으로 하는 일이면,
    한번씩 큰고비를 격잖아요.
    힘내세요.
    사는거...
    가끔 악몽같이 느껴져요.
    어여 악몽에서 깨어나셔요.

  • 12.
    '19.5.25 7:28 AM (1.248.xxx.113)

    고생하셨네요.
    정상인이 비정상적인 사람을 대하려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 13. 자부심을
    '19.5.25 7:31 AM (180.68.xxx.100)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 하며 보람까지 느끼는대
    상도의 잘못으로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은 적이 있어요.
    원글님 마음이 너무 괴로운 것은 완벽주의 성격이 있으셔서
    그런것도 있어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교통사고란 나만 잘 한다고 안 나는건 아니잖아요?
    교통사고 한 번 났다고 생각하고
    부상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됩니다.
    회복할수 있는 상처를 불치의 병으로 만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지 마시고 본인 적성에 맞는다면 평범하고 상식적이고
    때로는 감사한 마음이 들게 했던 고객들을 기억해내면
    다시 더 할수 있는 힘이 날거라 생각해요.
    제가 그랬거든요.
    사람 상대하는 일 어디나 진상 만나는데
    상식적인 사람들이 훨씬 많으니 세상이 굴러가는 거예요.
    님도 그중 한분이고.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본인을 꼭 안고 위로해주세요.

  • 14. nnn
    '19.5.25 7:53 AM (175.118.xxx.39)

    대단하시네요. 전 3개월 다니다 제가 정신병 걸릴거 같아 그만 뒀는데요. 전화 신호만 봐도 가슴이 벌렁벌렁....진상 걸리면 30분은 기본에 죄 지은것도 아닌데 공감해주고 네.네..거리고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전 차라리 어디가서 몸으로 하는 노동을 하는게 낫다 싶더라구요.

  • 15.
    '19.5.25 8:30 AM (211.246.xxx.93)

    대단하시네요
    몇년하시는분들도 귀 가안좋아져서 그만둔분들많은데
    저도 해봤지만 진짜 막대하는사람들있어요

  • 16.
    '19.5.25 9:09 AM (211.224.xxx.163)

    그런 진상들 상당수는 자기 주변 사람들로부터는 사람 취급 못받는 찌질이들일 확률이 커요. 그런 것들이 주변서 받은 설움을 고객은 왕 을 이용해 딴데서는 못하는것들 시전하고 푸는거예요. 그정도로 찌질한 인생들인거예요. 상식적이지 않고 정신적으로 뭔가 문제 있는 사람들이예요. 환자한테 상처받지 마세요.

  • 17. 영화대사 최고
    '19.5.25 10:43 AM (1.245.xxx.87)

    원글님 저도 원글님만큼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비슷한 일을 해왔는데요
    이런 민원인은 평범하게 감사해하는 민원인을 만났을때보다 더 오래 내 가슴과 머리를 짓누르는 것 같아요
    내가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의도와 다르게 엇나가는.....
    그래서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하는 바보같은 사람이라며 불같이 화를 냈었는데 나중에 화 가라앉은 다음에 보면 내가 그사람위에서 내가 가진 능력으로 너를 이만큼 챙겨주고 알려줬는데 네가 감히? 뭐 이런 마음, 초심을 잃은 제 자신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원글님 상황과는 전혀 다를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
    결론은.... 화 푸시고 다시 처음 신입사원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나의 성심성의에 감사해하는 민원인들 만나 마음 푸신다음에 그만두시면 어떨까 싶어 댓글 달았는데 제 의도가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
    힘내세요~~~

  • 18. ...
    '19.5.25 11:00 AM (116.37.xxx.58)

    남일같지 않아 댓글 답니다. 빡세기로 유명한 카드콜센터에서 파견시작해서 전국에서 손에 꼽혀야 계약직 전환되는데 일년만에 전환 되었고 정규직 목표로 이년해서 전국에서 순위권해서 본사가서 면접보고 지옥 탈출했어요. 진짜 그때 20대여서 아무것도 모르고 사람들도 지금같지 않아 가능했는데 요즘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많이 버티셨어요. 거긴 그냥 하루를 버티는거에요. 지금까지 카드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지옥이었고 너무 힘든 업무 스트레스로 매일 술로 풀고 삶이 말이 아니었습니다.저도 죽을거같아서 벗어나기 위해 죽도록 일했어요ㅜㅜ 충분히 이해해요 전직을 조심스레 권합니다 11년이면 진짜 대단하세요 존경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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