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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이 치고 싶을 때, 방탄 이야기

불금 조회수 : 2,774
작성일 : 2019-05-17 21:12:44

5월, 불금. 일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거실서 밥 먹고 있고, 저는 부엌 식탁에서 밀린 일 하고 있는데

너무너무 하기가 싫어서 땡땡이 잠깐 치고 가려 합니다.


제가 전~~에 방탄 키 질문하는 글에 댓글을 달았었는데

어느 분께서 '기억나는 거 있으면 조금만~'이라고 글 달아 놓으셨더라구요.

넘 심심해서 댓글 달아 놓은 몇 안되는 글 찾아서 읽어보고 있...


솔직히, 저 나이많은 아줌마라 요즘 아이돌들 얼굴 구별 못해요

누가 누군지 모릅니다. 제가 얼굴 구별할 수 있는 그룹은 빅뱅이 끝이에요.

이준기 데뷔 때부터 좋아했는데 인천공항에서 촬영하는 거 보고도 몰라봤어요.

심지어 코 앞에서 스치기까지 했는데도 누군지 몰랐어요.

어휴~ 키도 크고 잘 생겼네....라고만 생각....ㅜ.ㅜ

삼성동 인터콘티넨털 지하통로 지날 때, 내가 지나는 길을 막고 있던

길쭉한 청년이 서서 자꾸 나를 의식하기에(그 길에 우리 둘 밖에 없...)

왜 저러지? 허우대 멀쩡하구만 왜 저러지? 했던 청년이

상두야 찍고 있던 김태희 남편이었지요.

저, 정준호 보고 아는 오빤 줄 알고 반갑게 인사한 전력있구여.

홍서범 마주치고 옆집 아저씨인 줄 알고

'어디 댕겨오시나 봐여 오늘은 일찍 오시네여'라며 반가워한 전력있어요.


연예인 못 알아 봅니다. 소울트리 나무인데 지나치는 박효신도 못 알아본 사람이 접니다.

(아... 대장...ㅜ.ㅜ)


사설이 길었죠. 본론은 짧습니다. 죄송해요. 풀어놓을 얘기는 많이 없지만,

조금이라도 풀어달라 하셨으니...합니다. 근데 그분이 읽기는 하실까요?


유정식당 옆에서 자주 밥먹던 쫑알이들이 연예인이 되었다는 건 랩몬보고 알았습니다.

(어, 저놈 저놈 저....그....유정에서 보던 그 녀석인거 같은데....어....)

다른 멤버들 얼굴은 솔직히 잘 구별 못해요. 누가 누군지 솔직히 기억 잘 안납니다.

아, 지민이 얼굴 알아요. 조카의 세뇌로...


어느날부터 저희가 밥 먹던, 그 비싼 동네서 가격 저렴하고 맛있는 편이고 인심 후하고

편하게 대해 주셨던 사장님네 식당에, 어느날 부터 동네에 안 어울리게 젊은 아이들이

식사 시간을 피해 밥을 먹으러 오더라구요. 그때 기억으로는 여리여리 희여멀건한

그런 아이들이 이었지요(지금 생각하면 그게 뼈대가 다른 연예인의 몸이었음)

누구냐 물었어요. 동네와 식당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저 꼬맹이들은...

지하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아이들인데 밥 먹으로 이리로 온다

애들이 참 귀엽다 하시더군요.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 근처에 연예 기획사도 좀 있는 걸로 알았고

지나가다 잠덜깨거나 편안한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연예인도 종종 있던 동네라


자주 마주쳤어요. 저희도 점심 시간 피해서 밥 먹는 날이 많았거든요.

근데 그녀석들이 저희가 젤 좋아하는 자리에 자주 앉아 있는 겁니다.

그 식당 가면 큰 시계 있거든요. 그 옆이 기대기 편해서 젤 좋아요.

근데 거기를 우리보다 먼저 선점...ㅜ.ㅜ 그래서 그 옆 테이블에

자주 앉았어요. 그 라인이 주방과의 거리도 가깝고(더 달라하기 좋고

더 달라 말씀 안 드려도 슬쩍 보시곤 모자라면 더 주시니까) 명당이라...

옆에 앉아 있음 좀 시끄럽긴 했어요. 땀으로 목욕을 하고 오는 날이 많았는데

그래도 뭔 기운이 남았는지 쫑알쫑알 쉴새없이 떠듭니다.


음식 나와서 입에 먹을게 들어가야 조용해요...그리고 정말 잘 먹어요.

사장님께서 아이들 많이 못 먹게 한다고 기획사 놈들 나쁘다고

저 많이 움직이는 애들을, 한창 먹어야 하는 어린애들을, 움직여 살도 안 찌겠구만

자꾸 많이 먹이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아이들 한테도 많이 먹지 말라 한다고

아이들이 서러워한다고 그래서 자꾸 뭐 주셨어요.

(저희도 아이 데리고 가면 김이랑 후라이랑 따로 주시고, 찌게도

아이먹게 안 맵게 신경써서 주시곤 했거든요. 원래 인심 좋았어요 사장님이랑 사모님.)

더 주고 퍼 주고 ... 그래서 인지 방탄이 자기네가 젤 좋아하는 식당이라 했다고

뉴스 나온 건 봤습니다. 조카가 지민이 팬이거든요(그 때 아는 척 하고 사인 받아놨어야 한다고 원망을~)


암튼, 먹어야 조용해 지던 그 연습생들은, 참 착했어요.

저희가 가끔 뭐라 했거든요(방탄 팬 여러분 죄송해요...그들이 슈스가 될줄 몰랐...)

(다른분들도 가끔 뭐라 하셨어요. 학생들 쬠만 조용히 해 주지...^^;;;)

조용히 좀 해 달라고,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모르겠다고

(가끔 유달시리 시끄러운 날이 있었어요. 기분이 좋은 날인지 웃는 소리가 아주...컸음.

그래서 그 과격한 춤을 추면서 노래도 잘 하나 봄)

굉장히 공손하게 미안해 하며 조용해 집니다(5분을 못 넘긴다는 게 함정이지만)

남편왈 "반항 안하고 죄송하다고 하고 5분 정도 조용해 지는 거 굉장한 거"라고 얘기해 줬어요.

애들이 순하고 착하다고 인제 고딩쯤이나 쬐금 더 지났을 나인데 그러는 거 쉽지 않다고

천성이 순하고 착한 아이들인거 같다고 얘기하더라구요.


뭐, 식당서 가끔 마주친 걸로 그들이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꽤 열심히 하는 거 같았고, 어른들 대하는 모습이 예의 바른 아이들이었고

쫑알쫑알 시끄러웠지만 서로 사이 좋아보이던 괜찮은 녀석 들이었어요.

모난 느낌의 아이가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아, 많이도 먹....


핵심없는 내용 죄송합니다. 방탄 연습생 시절 시끄럽다 잔소리했다고 구박하지 말아주세요.

굉장히 부드럽게 얘기해써여~

이제 가서 일해야겠네요. 아들놈은 먹던 상부터 치우고...편안하거나 뜨거운 금욜 밤 되세요.


IP : 124.5.xxx.81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일등!
    '19.5.17 9:15 PM (223.62.xxx.123)

    왠지 좋아서 댓글 달고 읽습니다 ㅎ

  • 2. 재밌어요~~
    '19.5.17 9:20 PM (211.245.xxx.178)

    부러워요.ㅎㅎㅎ
    이쁜아이들 자주 본다니요.....ㅎㅎ

  • 3. ....
    '19.5.17 9:21 PM (39.117.xxx.59)

    아유 기분좋아지는 글이에요. 이쁜 방탄 녀석들 배불리 먹여주는 식당이 있었다니 다행이에요^^ 팬들이 엄청 찾아간다는 식당 거기 인가보네요

  • 4. 아쿠아
    '19.5.17 9:21 PM (58.127.xxx.115) - 삭제된댓글

    와~ 저도 방탄팬인데요.
    이따 학원 끝나고 들어오는 아미인 고딩딸아이한테 꼭 보여줘야겠어요~^^

  • 5. bts
    '19.5.17 9:22 PM (106.102.xxx.173)

    와~!! 원글님 글 너무 재밌고
    글써주셔서
    아미로서 감사해요
    글만 읽어도 상황이 그려지는건 원글님의 글솜씨 덕!
    그리고 글 속에서도 탄이들은
    너~~~~~무 귀엽네요

  • 6. Dionysus
    '19.5.17 9:29 PM (182.209.xxx.195)

    원글님도 유정식당 자주 가셨나봐요^^
    유정식당 사장님도 원글님과 비슷한 이야기, 인터뷰에서 하셨었죠^^
    연습생때 땀범벅해서 오던 애들, 너무 잘 먹고 너무 잘 떠들고 그러면서도 순하고 착하고 예의발라서 항상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으셨는데 그렇게 정말 잘 될지 몰랐다고^^
    이모(사장님)가 많이 보고싶으시다고 하던 기사 떠오르네요~
    저도 근처 살아서 몇번 가봤고 가끔 지나다니기도 하는데요, 해외 팬들 성지코스같이 항상 손님 많더라구요^^

  • 7. 옴마야
    '19.5.17 9:31 PM (218.147.xxx.180) - 삭제된댓글

    처음에 무슨소린가 하고 읽다보니 방탄 얘기구나아~~
    넘 부럽네요 유명해지기전의 쟤들이 걔들이었어???같은 경험은 전혀없는지라 ^^

    쫑알쫑알하지만 어른대할때 행동이 한번 다듬어지는 아이들 예쁘죠 ~~

    뭐 근처 직장 다니신거에요?? 부럽다~~~
    진이나 뷔는 잘생겼는데 기억 안남으시나요?

  • 8. 우왕
    '19.5.17 9:52 PM (211.214.xxx.39) - 삭제된댓글

    이런 소소하지만 유쾌한 얘기 넘 좋아요.
    학생들 조용히 해달라고 하니 미안해하며 5분을 못넘기다니.ㅋㅋㅋ
    변하지않는 산만함 ㅎㅎㅎ
    자주 보신 원글님 넘 부럽고 저는 방학때 아이랑 덕지순례라도 해야겠어요.

  • 9. 와아
    '19.5.17 9:59 PM (38.75.xxx.87)

    이런 이야기 너무 좋아요. 원래 많이 정신없고 행복한 애들이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 10. oo
    '19.5.17 10:15 PM (218.237.xxx.203)

    ㅋㅋㅋ 5분을 못넘기는 ...입에 먹을게 들어가야 조용해지는 ㅋㅋㅋㅋㅋㅋ
    그 시끄러움 완전 좋아합니다 웃음소리 하며 정말 서로 떠드느라 정신없죠
    후기 감사드려요^^

  • 11. ㅁㅁ
    '19.5.17 10:27 PM (119.64.xxx.164)

    ㅋㅋ 너무 감사해요

    근데..그 아이들 지금도 시끌시끌해요
    그리고 너무너무 이뻐요^^

  • 12. 릴리
    '19.5.17 10:48 PM (82.109.xxx.75) - 삭제된댓글

    글 감사합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네요..

  • 13. 땡큐
    '19.5.17 11:31 PM (218.154.xxx.228)

    방탄 얘기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 14.
    '19.5.18 12:34 AM (114.108.xxx.128)

    글읽는데 음성지원이 되네요 ㅎㅎ 그땐 고등학생인 애들도 있었으니까 얼마나 시끌시끌했겠어요. 지금은 좀 점잖아진 줴민씨나 태태도 초반에는 비글미 돋는 환장의 듀오였죠.
    당시 그럼 정국이는 심지어 중학생 어흑. 그때는 7년여 후에비틀즈에 비견되는 지구상 가장 핫한 슈퍼스타가 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죠? 원글님의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아미로서 감사해요:)

  • 15. ......
    '19.5.18 3:32 PM (222.106.xxx.169)

    소소하지만 소소하지 않은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 16. ...
    '19.5.18 9:03 PM (175.207.xxx.41)

    이런글 넘 좋아요. 방송스탭들 증언에 자기들끼리 대기실에서도 엄청 잘논다고 했던거 기억나네요. 구오즈가 예전보다 좀 얌전해져서 살짝 서운..ㅎㅎ

  • 17. ㅇㅇ
    '19.5.18 9:18 PM (61.254.xxx.158)

    감사인사 하려고 로그인했어요 한편으 영화를 본거같아요 지금도 팬들이 말많아소년단으로 부르기도하는데 어렸을때는 더 그랬었겠죠 님글 읽는데 그시절 방탄이 너무 예뻐서 눈물날것 같네요 소중한 글 감사해요

  • 18. 어무나
    '19.5.19 2:42 AM (122.37.xxx.40)

    어머나 저 그때 댓글 달았던 사람이에요.ㅠㅠㅠㅠ 그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댓글 달고 나서, 며칠 동안 혹시나 싶어 계속 들어와보다가 에고 못 보셨나보다 내가 워낙 댓글을 늦게 달기도 했으니.. 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긴 정성글을 뙇.ㅠㅠ
    넘나 감동입니다. 흑 원글님 너무너무 감사해요. 원글님도 가족분들도 복 많이많 받으시길..^^ 혹시 스쳐지나가는 기억 불현듯 떠오르면ㅎㅎ 언제든지 또 나눠주시구요!

  • 19. 보리
    '19.5.19 5:34 AM (122.36.xxx.66)

    재미있는글 감사합니다.

  • 20. 홍서범씨
    '19.5.19 11:58 AM (39.7.xxx.104)

    얘기 너무 웃기네요.
    방탄소년단 얘기도 재미있고요.

  • 21. ,,
    '19.5.20 2:39 PM (119.193.xxx.174)

    이런글 너무 좋아요^^ 감사해요~~

  • 22. bts
    '19.5.21 11:25 PM (110.10.xxx.157)

    그때도 역시나 비글비글 했군요ㅋㅋ 먹을거 들어가야 조용하고 5분은 못넘긴다는거 넘 웃겨요ㅋㅋㅋ
    원글님 글 써주셔서 덕분에 읽는동안 힐링 됬네요.
    그리고 '기억나는 거 있으면 조금만'이라고 그전 글 에 댓글 달아주신 122님도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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