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불금. 일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거실서 밥 먹고 있고, 저는 부엌 식탁에서 밀린 일 하고 있는데
너무너무 하기가 싫어서 땡땡이 잠깐 치고 가려 합니다.
제가 전~~에 방탄 키 질문하는 글에 댓글을 달았었는데
어느 분께서 '기억나는 거 있으면 조금만~'이라고 글 달아 놓으셨더라구요.
넘 심심해서 댓글 달아 놓은 몇 안되는 글 찾아서 읽어보고 있...
솔직히, 저 나이많은 아줌마라 요즘 아이돌들 얼굴 구별 못해요
누가 누군지 모릅니다. 제가 얼굴 구별할 수 있는 그룹은 빅뱅이 끝이에요.
이준기 데뷔 때부터 좋아했는데 인천공항에서 촬영하는 거 보고도 몰라봤어요.
심지어 코 앞에서 스치기까지 했는데도 누군지 몰랐어요.
어휴~ 키도 크고 잘 생겼네....라고만 생각....ㅜ.ㅜ
삼성동 인터콘티넨털 지하통로 지날 때, 내가 지나는 길을 막고 있던
길쭉한 청년이 서서 자꾸 나를 의식하기에(그 길에 우리 둘 밖에 없...)
왜 저러지? 허우대 멀쩡하구만 왜 저러지? 했던 청년이
상두야 찍고 있던 김태희 남편이었지요.
저, 정준호 보고 아는 오빤 줄 알고 반갑게 인사한 전력있구여.
홍서범 마주치고 옆집 아저씨인 줄 알고
'어디 댕겨오시나 봐여 오늘은 일찍 오시네여'라며 반가워한 전력있어요.
연예인 못 알아 봅니다. 소울트리 나무인데 지나치는 박효신도 못 알아본 사람이 접니다.
(아... 대장...ㅜ.ㅜ)
사설이 길었죠. 본론은 짧습니다. 죄송해요. 풀어놓을 얘기는 많이 없지만,
조금이라도 풀어달라 하셨으니...합니다. 근데 그분이 읽기는 하실까요?
유정식당 옆에서 자주 밥먹던 쫑알이들이 연예인이 되었다는 건 랩몬보고 알았습니다.
(어, 저놈 저놈 저....그....유정에서 보던 그 녀석인거 같은데....어....)
다른 멤버들 얼굴은 솔직히 잘 구별 못해요. 누가 누군지 솔직히 기억 잘 안납니다.
아, 지민이 얼굴 알아요. 조카의 세뇌로...
어느날부터 저희가 밥 먹던, 그 비싼 동네서 가격 저렴하고 맛있는 편이고 인심 후하고
편하게 대해 주셨던 사장님네 식당에, 어느날 부터 동네에 안 어울리게 젊은 아이들이
식사 시간을 피해 밥을 먹으러 오더라구요. 그때 기억으로는 여리여리 희여멀건한
그런 아이들이 이었지요(지금 생각하면 그게 뼈대가 다른 연예인의 몸이었음)
누구냐 물었어요. 동네와 식당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저 꼬맹이들은...
지하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아이들인데 밥 먹으로 이리로 온다
애들이 참 귀엽다 하시더군요.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 근처에 연예 기획사도 좀 있는 걸로 알았고
지나가다 잠덜깨거나 편안한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연예인도 종종 있던 동네라
자주 마주쳤어요. 저희도 점심 시간 피해서 밥 먹는 날이 많았거든요.
근데 그녀석들이 저희가 젤 좋아하는 자리에 자주 앉아 있는 겁니다.
그 식당 가면 큰 시계 있거든요. 그 옆이 기대기 편해서 젤 좋아요.
근데 거기를 우리보다 먼저 선점...ㅜ.ㅜ 그래서 그 옆 테이블에
자주 앉았어요. 그 라인이 주방과의 거리도 가깝고(더 달라하기 좋고
더 달라 말씀 안 드려도 슬쩍 보시곤 모자라면 더 주시니까) 명당이라...
옆에 앉아 있음 좀 시끄럽긴 했어요. 땀으로 목욕을 하고 오는 날이 많았는데
그래도 뭔 기운이 남았는지 쫑알쫑알 쉴새없이 떠듭니다.
음식 나와서 입에 먹을게 들어가야 조용해요...그리고 정말 잘 먹어요.
사장님께서 아이들 많이 못 먹게 한다고 기획사 놈들 나쁘다고
저 많이 움직이는 애들을, 한창 먹어야 하는 어린애들을, 움직여 살도 안 찌겠구만
자꾸 많이 먹이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아이들 한테도 많이 먹지 말라 한다고
아이들이 서러워한다고 그래서 자꾸 뭐 주셨어요.
(저희도 아이 데리고 가면 김이랑 후라이랑 따로 주시고, 찌게도
아이먹게 안 맵게 신경써서 주시곤 했거든요. 원래 인심 좋았어요 사장님이랑 사모님.)
더 주고 퍼 주고 ... 그래서 인지 방탄이 자기네가 젤 좋아하는 식당이라 했다고
뉴스 나온 건 봤습니다. 조카가 지민이 팬이거든요(그 때 아는 척 하고 사인 받아놨어야 한다고 원망을~)
암튼, 먹어야 조용해 지던 그 연습생들은, 참 착했어요.
저희가 가끔 뭐라 했거든요(방탄 팬 여러분 죄송해요...그들이 슈스가 될줄 몰랐...)
(다른분들도 가끔 뭐라 하셨어요. 학생들 쬠만 조용히 해 주지...^^;;;)
조용히 좀 해 달라고,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모르겠다고
(가끔 유달시리 시끄러운 날이 있었어요. 기분이 좋은 날인지 웃는 소리가 아주...컸음.
그래서 그 과격한 춤을 추면서 노래도 잘 하나 봄)
굉장히 공손하게 미안해 하며 조용해 집니다(5분을 못 넘긴다는 게 함정이지만)
남편왈 "반항 안하고 죄송하다고 하고 5분 정도 조용해 지는 거 굉장한 거"라고 얘기해 줬어요.
애들이 순하고 착하다고 인제 고딩쯤이나 쬐금 더 지났을 나인데 그러는 거 쉽지 않다고
천성이 순하고 착한 아이들인거 같다고 얘기하더라구요.
뭐, 식당서 가끔 마주친 걸로 그들이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꽤 열심히 하는 거 같았고, 어른들 대하는 모습이 예의 바른 아이들이었고
쫑알쫑알 시끄러웠지만 서로 사이 좋아보이던 괜찮은 녀석 들이었어요.
모난 느낌의 아이가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아, 많이도 먹....
핵심없는 내용 죄송합니다. 방탄 연습생 시절 시끄럽다 잔소리했다고 구박하지 말아주세요.
굉장히 부드럽게 얘기해써여~
이제 가서 일해야겠네요. 아들놈은 먹던 상부터 치우고...편안하거나 뜨거운 금욜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