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가 향은 엄청 좋은데 맛이 없어요

[원두]

극찬하는 원두를 구입했어요.
냄새가 원두 봉지 바깥으로도 나올 정도로 향이 좋았어요.
그런데 집에와서 전자동 머신에 사용해보니
너무 뭐랄까. 코로 들어오는 향은 너무 좋은데 맛은 없어요.
맛이 그냥 밍밍하고. 뭐지 싶은 맛이에요.
약간 약 냄새 같은 맛도 나구요.
이건 왜 그럴까요?
종종 이럴때가 있거든요. 원두 맛있다고 해서 사오면 그 맛이 아닌거.
테라로사 원두는 그 향이 맛에도 느껴지는데 거긴 좀 다른 방법을 쓰는걸까요?
왜 그런지 너무 궁금해요.
커피 아시는 분. 이거 왜 일까요?

[점]

로스팅은 잘 했는데 원두 자체의 급이 떨어진게 그럴 수 있어요.
커피라는게 알면 알수록 상당히 복잡 하더군요.
맛에 차별을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아주 많아요.
생두 좋고 로스팅을 잘 해도 그라인더가 상품이 아니면 장점을 다 끌어내지 못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물을 어떤 것으로 어떤 주전자로 끓였는지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고 그렇더라구요.
원글님 글로 미루어 봤을 때는 생두에서부터 차이가 시작된거 같습니다.
커피 원두를 파는 곳이 지금은 엄청 많으니까 원글님 입맛과 취향에 맞는 곳이 나타 날때까지 원두 구입처를 계속 바꿔 보세요.

[queen2]

하루에 맨처음 커피는 원두를 좀 갈아서 버려야하는데 버렸는데도 그런가요? 전날 원두 찌꺼기가 같이갈려서 약냄새나기도 하거든요

[저도]

고디바 마시고 경악. 별 미식가도 아닌 내 입맛에도 뭐 이런 사기꾼 커피가 다 있나 싶었네요.

[저도 완전 당황]

아마도 많이 볶아서 그런거 아니겠냐고, 그러니까 태운거죠.

[---]

테라로사 그나저나 갈수록 맛이 떨어져서 실망이예요.
예전부터 쭈욱 원두 주문해서 마시고 있는데
가격은 다른데보다 비싼데 맛이 점점 하향평준화 되는 느낌...

[...]

로스팅되어 나온 원두 저두
구입했다가 너무 맛없어서 결국 버렸어요.
아젠 생원두 사다두고 필요한 만큼 적당량 볶아뒀다가
조금씩 분쇄해 병에 담아두고 내려먹어요.
번거롭긴해도 맛있어서 할만합니다..

[...]

아젠--▷이젠
핸폰이라 오타가....

[확인]

원두가 아라비카 단일품종100%인지, 에스프레소용(여러원두섞여있음 아라비카 로부스타등을 섞음)인지 우선 보시고요.
바로 커피볶아주는 원두를 사오셨다면 아라비카100%일거구요, 보통 케냐A,예가체프,블루마운틴..이런걸 한종류샀을테니
커피원두를 중간입자로 갈아서 핸드드립하면 향이 뛰어나고 깔끔한 커피맛을 느낄수있고,
에스프레소용으로 사셨다면 아주고운입자로 갈아 머신에서 내려 물등을 추가해서 마시겠지요.
인위적으로 커피에 향을 추가했다면 모를까
보통 원두갈아왔을때 향이 좋았다면 커피내렸을때 대체로 커피도 맛있게 느껴질테구요.

[이어서]

커피원두도 종류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니 와인기호처럼 자기에게 맞는 맛을 찾아내는것도 좋을거같아요.
늘 사던곳에서, 같은커피를, 내리던 방식 그대로 했는데 이번만 맛이 없다면
그게 젤 어려운 문제겠네요^

[^^]

원래 향 커피가 맛이 덜하더라고요. 근데 인위적인 향 커피가 아니라 그냥 고유의 향이라면 신기하네요. ㅎㅎㅎ

[...]

커피 향 혹은 맛을 화학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재미없음 주의)
향은 휘발성 정유성분이고 맛성분은 휘발하지 않고 남아서 물에 녹는 성분입니다.
커피 원두는 이 두가지 성분이 각자의 비율에 따라 섞여 존재합니다.
품종에 따라 원산지에 따라 심하게는 생산 농장에 따라 생산된 시기에 따라 이 성분 조합이 달라져서 맛이나 향이 다 다른 겁니다.
로스팅은 그 각자의 특징을 잘 살려서 향과 맛이 극대화되도록 그래서 물에 잘 우러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겠죠. 그래서 같은 원두도 로스팅 방식, 기계,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이유도 되지요.

시간이 지나면 휘발성 정유성분은 빠르게 없어지겠죠. 그에 비해 맛성분은 좀 천천히 없어질 겁니다.

원글님의 경우는 두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요.
나쁜 경우는 오래되어서, 휘발성 향성분은 물론 수용성 맛성분조차 다 날아가버린 묵은 원두를 향을 입히거나 다른 향이 강한 신선한 원두를 조금 섞거나 로스팅 잔재주를 부려서 향만 끼얹은 경우가 있을 수 있고요.
좋은 경우는 원두 자체가 휘발성 향 성분은 강한데 맛성분이 별로 없는 원두였을 가능성이 있지요.

기억나실까 모르겠지만, 헤이즐넛 향커피가 처음 나왔던 시절, 한 30여년은 된 것 같은데요.
그때 헤이즐넛 향커피 가운데 향만 좋고 커피물은 맹탕인 것들이 꽤 많았어요.
전 그때 어려서 커피맛을 몰라서 그런가 보다 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헤이즐넛 커피를 싫어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어요
나중에야 오래된 싸구려 원두에 향을 입혀서 재활용한 원두들이 많았다는 걸 알고 이해하게 되지만, 여전히 저는 헤이즐넛 커피 싫어해요.

원글님의 원두 경우는 어느쪽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신뢰할만한 판매자가 아닌 경우는 첫번째, 오래된 원두 재활용일 수 있고요. 요즘은 블렌딩이라는 전문용어를 붙이면 재활용을 알아채기 힘들기도 하죠.
신뢰할만한 판매자, 단골 판매자라면 두번째 경우일 수 있으니까, 판매자에게 문의해보세요.
이번 커피는 향은 좋은데 맹탕이라고 물어보면 답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당일]

당일 로스팅하는데서 배달 받았구요.
가격은 평가가 엄청 좋은데 비해 저렴했어요.
매번 테라로사 원두만 먹기 지겨워서 시켰는데 헤이즐넛이라든가 향 커피는 아니구요. 그냥 원두향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맛은 닝닝한 원두 씻은 물맛? 내지는 그냥 아주 싸구려 카피집의 구정물맛?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원인을 알고 싶었는데 아마 블렌딩 커피라 원두질이 좋지 못했던거 같네요 ㅜㅜ 로스팅을 잘했던거 같아요. ㅜㅜ
답변들 감사합니다. 커피의 세계를 조금 더 알게 된 느낌이네요.

[호러]

블렌딩 잘하면 엄청난데...
싸구려 오래된 원두만 섞었나보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