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아, 우리 뭐 하고 놀까?
사촌여동생은 어린이교육과 결혼을 한 50대의 노처녀다.
공주교대를 나와 충북 충주에서 이 초등학교 저 초등학교를 전전하다, 올 초에 교장이 되어 충북 청주의 모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을 하였다.
그리고 교육철학이 같은 몇몇 남녀선생 4명과 함께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연계하는 “공동체를 살리는 유-초 연계교육”을 지향하는 <동생아, 우리 뭐 하고 놀까?>라는 5인 공저의 책을 펴냈다.
그 책의 출판기념회가 지난 토요일(2019. 4. 27)충북교육청 강당에서 있었다.
책의 공동저자인 젊은 남선생이 사회를 보았고, 이 순서 저 순서를 지나 공동저자의 5가족 대표가 한 사람씩 덕담을 하라는 주문을 하였다.
워낙 가난뱅이 한미한 집안이다 보니 우리가족 중에 대중 앞에서 즉석연설(덕담)을 할 사람이 마땅치 않아 아무 준비도 없는 내가 할 수 없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럴 줄 알았으면 준비를 좀 하는 것인데, 4가족대표는 다 덕담을 한 자락씩 했고, 우리 가족만 안 하면 4촌 여동생의 체면도 있고 해서 할 수 없이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이하는 필자가 지껄인 덕담(?)-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책상에 앉아 귀를 쫑긋 세우고 듣기만 하였지, 주제넘게 숫한 선생님 앞에서 마이크를 잡아 보기는 70평생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우리 다음세대 나라의 기초를 다지고 역사의 설계도를 그리시는 설계사이십니다.
어린이들의 머리에는 저장용량이 무한대인 빈 창고가 있고, 가슴은 아직 영혼이 깃들지 않은 하얀 백지상태로 있습니다.
지식을 받아 쌓을 머리는 좀 덜 채워줘도 뒤늦게 나중에라도 채우면 되지만. 가슴의 흰 백지에 잘못 그림을 그려 넣으면 잘못된 영혼이 깃들 수가 있고 그 잘못된 그림은 평생 지우거나 다시 그려넣을 수가 없습니다.
혼탁한 영혼의 소유자 머리-ㅅ속에든 지식은 때로는 독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지식의 소유자들은 나라를 왜놈들에게 빼앗겼을 때는 친일매국에 앞장을 섰고, 독재정권이나 군사정권 시절에는 권력의 주구가 되어 국민을 탄압하는데 앞장을 섰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선생님에게 가슴에 올바른 영혼이 그려진 사람들은 만주벌판에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목숨을 버리며 독립운동을 해서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앞장을 섰고, 총알과 체루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것을 두려워 앉고 4.19혁명-6.10혁명을 거쳐 최근에는 촛불혁명을 일구어내어 나라의 주권을 독재자의 수중에서 빼앗아 국민들에게 되돌려줬습니다.
선생님들은 어떤 교육을 시키시렵니까?
선생님 여러분의 해맑은 눈동자와 인자하고 사려 깊은 모습들을 보니 이제 우리교육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여러분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이 덕담이랍시고 횡설수설한 내용입니다.
미리 준비를 하였더라면 좀 더 맵시 있게 하는 것인데, 워낙 졸지에 마이크를 잡고 보니 숨도 차고, 말도 여러 차례 끊기고 중구난방이었습니다.
<군더더기>
사촌여동생은 전교조 1세대로 재학시절 어머니(필자의 작은 어머니; 현재 89세)의 속을 무던히도 썩였고, 감방을 드나드는 바람에 동기들 보다 교단에도 늦게 섰다.
하지만 제자들을 독재정권의 사직당국에 밀고했던 교수가 임종시 4촌 여동생의 손을 부여잡고 피눈물을 흘리며 “아무개야- 내가 잘못했다,”하면서 숨을 거두었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