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제가 남편보다 미혼때부터 훨씬 훨씬 더 잘버네요.
그리해서 제가 평생 가장이었다는 건 좀 슬픈 얘기고요.
우리 남편 돈을 잘 벌지는 못하지만 늘 노력하고 성실하고요.
부모나 형제 모두 없느니만 못하니 가족의 배려같은 건 아예 기대도 하지 않고
장남의 무거운 짐만 잔뜩 지고 여태 살아왔어요.
저도 세상에 누구 한 사람 도와주는 이 없어서 남편 힘든 거 너무 잘 이해해요.
비빌 언덕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매서운 눈보라치는 벌판에 홀로 남겨진 심정 절대 모르거예요.
예전에 젊었을 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없이 혼자 헤쳐나가야 하던 생각을 하면
너무 막막해서 힘들었던 심정이 아직도 저를 짓눌러요.
제가 남편 고생한거 너무 잘 알아서
토닥토닥 의미로 차 사주려고 계약했어요.
6주에서 8주 정도 걸린다네요.
돈 모으고 모아서 다른데 안쓰고, 우리 남편 오래된 차 바꿔주려고요.
우리 남편에게도 좀 기쁜 일이 있어야죠.
내게도 이런 부인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