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원강사에요.
학원에 3월에 온 아이가 있는데 잘 하지 못하고 겁이 많고 틀리는걸 엄청 무서워해요.
거의 공포스러워해요. 숙제가 많아서 못 해간다고 해서 대성통곡하고 집에서 전화 온 적도 있고요.
조금만 무뚝뚝해도 무섭다고 해요.
(전 우리학원에서 가장 안무서운 선생님으로 불리는데 유치원선생님이 아이 다루듯 하지 않으면 무섭다고 해요.)
근데 열심히 하지는 않아요.1:1 개인보강도 많이 해줬고,수업도 걔가 너무 어려워해서 여러 아이들과 별개로 개별진도도 나가고 있어요.
4월엔 내신대비가 시작되서 빡세게 나가고 있고
하도 변화가 없이 우는 소리만 해서 몇번 상담한 적 있는데
잘 하지 못하니 앞으로 잘 할 일만 남았으니까 틀리는게 무서워도 하라고 했는데
그 소리에 또 울더라고요.
솔직히 애 멘탈이 무슨 순두부도 아니고 좀 말 안들어서 싸해져도 울라고 하고 저도 지치는데
일단 과제를 안하면 학원을 안와요...
하도 같은 패턴이다보니까 이제는 애가 학원 안오면 아 또 숙제 못했구나. 싶어요.
근데 보강을 연락 다 씹고 빠졌어요. 문자 보냈는데 대답이 없더라고요.
동생은 애가 무서워서 답을 못 했을거라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계속 이러니까 지쳐요.
그냥 죄송하다 과제를 다 못해서 못 갔다. 혹은 죄송하다 깜빡했다, 정도만 해도 그럼 다음에 다시 와라. 했을거에요.
근데 연락이 쭉 없이 그 전에 약속한 보강에 왔어요. 그게 어제에요.
일단 왜 못 왔냐고 물으니 대답을 못해서 그럼 말 하지 말아라.라고 말하고 그냥 숙제도 다 못했길래 그냥 그거 풀게했어요. 책 가지고 오란거 말고 다른 과제책을 가지고 왔더라고요.
보통은 1:1 보강으로 잡는데 이제는 다른 아이들도 시험기간이라서 인원을 많이 잡았어요.
다른 아이들 중 정말 못하는 아이들만 집중적으로 보고 걔네들도 본인이 못하는지 아니까 계속 와서 질문하고
그 와중에 한명은 계속 엉망으로 해와서 혼나고 아주 난리도 아니라서 걔를 살뜰하게 챙길 수가 없었어요.
하도 못하는 두명때문에 나머지 두명도 그냥 공기처럼 문제 풀고 와서 질문하고 오답설명 듣고 다시 고치고 끝났었죠.
걔는 계속 혼자 풀길래 몇번 불러서 설명해주고 바로 풀어오라고 하고 다시 확인하고 그랬어요.
근데 오늘 또 안왔어요.
연락도 안되고요. 어디 아픈거니 라고 연락을 해도 답이 없네요.
동생은 보강 왔을 때 제가 따듯하게 달래줬으면 애가 왔을거라고 계속 달래면서 하라는데
이런 경우는 계속 달래야할까요?
솔직히 지금까지는 계속 하나하나 걔 속도에 맞추고 다른 아이들이랑 다르게 1:1로 해줬는데
해줄 수록 노력은 하지 않고 저러니까 좀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