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중반 아버지가 파킨슨씨 투병 10년이 지나네요.
처음에 너무 놀랐는데 노년의 파킨슨씨병은 진행이 느려요.
저희 애들 어릴 때 하도 친정엄마가 공부공부 하셔서
그냥 놀려도 된다.. 엄마 정보력 할아버지 재력으로 학교 보내는 세상이다.
우리는 둘다 없어서 그냥 행복한 아이로 키울래 했었는데
무슨 생각이 동하셨는지
없는 연금에 손자 손녀들 앞으로 매달 용돈삼아 5만원씩 보내셨어요.
당신들이나 쓰시라 해도 그렇게 10년 넘게 보내셨던거 같아요.
요즘 정신이 많이 없어지셔서 총기도 흐리고
가끔 섬망도 있는데
친정엄마가 아버지 귀에
"오래 살아! 손자 새끼들 대학 보내는 적금이 아직도 몇 년 남았어."
하면 눈빛이 반짝인대요.
아버지 고기에 술한잔 사드리고 싶어 찾아뵈었더니
이제는 좋은 고기에 술도 별 감흥 없으시고
그저 아이처럼 누군가 와서 얼굴 쓸어주는게 좋으셔서....
문득 생각나
통장 정리하니 아버지 이름으로 매달매달.. 600만원이 넘네요.
대학을 정말 보내겠어요. 할아버지 재력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