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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한테 5만원 받았어요~^^

생노가다 조회수 : 7,002
작성일 : 2019-01-28 20:48:38

친정엄마가 소녀감성 공주과입니다.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사신지 5년 됐어요.

저는 차로 2시간 거리에 살고있는데 엄마가 매일 전화해서 하소연을 합니다.

외롭다..막막하다..쓸쓸하다..예전에 어쩌고저쩌고...친구 누구가 어쩌고 저쩌고..

이 긴 하루 쓸쓸함에 가슴은 아프고 잡념이 떠나지 않아 머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전화로 늘상 해요..

엄마의 취미는 독서인데 책이 정말 많아요. 방이 3개인데 방마다 책장에 책이 가득하고 거실에도 가득합니다.

집안 여기저기도 책이 쌓여있어요. 책 좋아하는 건 정말 좋은데 도통 집안을 정리정돈을 안 해요...물건들도 쌓여있어서 전반적으로 너무 어수선. 엄마께 명절도 다가오니 집안 정리좀 하자 했더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청소도구랑 쓰레기봉투 100리터짜리 10개 사갖고 가서 방 하나에 하루씩 거실까지 해서 총 4일을 청소를 했어요.

엄마도 같이 참여를 시켰죠. 책을 버릴 것 놔둘 것 분리를 해야하니까요. 분리만 시키고 힘쓰는 건 거의 제가 하고요.

처음엔 슬렁슬렁.. 하기싫다 차마시자 놀자면서 자꾸 안 하려고 하시더니 제가 정말 청소로보트처럼 정리에 열중하니 같이 하다가 나중엔 탄력을 받아가지고 둘이 엄청 정리를 했어요.

하루종일 정리하고 쓸고닦고 몸 쓰는 일을 했더니..새모이같이 조금 드시던 엄마가 힘써야한다며 밥도  싹싹 잘 드시고, 저녁이면 반신욕 하고 뚝 떨어져서 주무시고, 쓸쓸하다는 말은 꺼내지도 않으시네요. 

점점 집이 빈 공간(?)이 생기면서 깨끗해지니 좋았는지 오늘은 음악 틀어놓고 콧노래를 불러가며 책정리를 하네요.

노동이란 게 참 신성한 것이란 걸 새삼 느끼셨다며 잡념도 안 생기고 좋다고..나이가 있으니 몸에 무리가 안 가는 한도내에서 앞으로는 몸을 많이 움직여야겠다며 고맙다고 하면서 5만원을 쥐어줬어요.ㅎㅎㅎ

까까 사묵어라~하면서요.


 


IP : 121.180.xxx.33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1.28 8:56 PM (1.233.xxx.201)

    원글님 대단하십니다
    일 무서워하는 전 존경에 가까운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원글님 어머님 귀여워요

  • 2. 부럽네요
    '19.1.28 8:58 PM (61.109.xxx.121)

    우린 엄만 치우자고하면
    성질부터내그 버린꺼없다고
    난리난리치시는데

  • 3. 푸른바다
    '19.1.28 9:00 PM (210.113.xxx.12)

    효녀입니디. 박수 짝짝

  • 4. ...
    '19.1.28 9:01 PM (59.15.xxx.61)

    맛있는 까까 사드세욤~♡

  • 5. 기분좋아지는
    '19.1.28 9:01 PM (211.36.xxx.162)

    글이네요
    5만원어치 까까 꼭 사드세요 ㅎ

  • 6.
    '19.1.28 9:01 PM (125.177.xxx.228) - 삭제된댓글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녀시네요

  • 7. .....
    '19.1.28 9:04 PM (58.229.xxx.154) - 삭제된댓글

    우울한 엄마를 구출하고
    귀염 받고, 까까비도 얻고...

    엄마에게 큰 효도하셨네요.

  • 8. 와우!!!
    '19.1.28 9:05 PM (58.226.xxx.41)

    삘 받아서 청소하러 갑니다!!!!!!!!!!!!

  • 9. ㅋㅋㅋ
    '19.1.28 9:11 PM (175.208.xxx.149) - 삭제된댓글

    시트콤장면같아요ㅋㅋ

  • 10. 아웅
    '19.1.28 9:12 PM (123.212.xxx.56)

    부러워용.
    두분 다 귀욤귀욤

  • 11. 56
    '19.1.28 9:13 P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저도 청소하는거 진짜 싫어해요.
    겨우 청소기로 바닥만 돌리는데
    이런 딸내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12. 저도
    '19.1.28 9:18 PM (14.39.xxx.40) - 삭제된댓글

    까까 같이 먹고싶어요.
    저도 남의집 중고대딩들에게 용돈줄떼
    꼭 까까 사먹어라..해요.
    그럼 다 큰애들이 헤헤거려요.
    본론은 어디가고 까까만 남았네요.
    어머니가 행복하시면 좋겠어요

  • 13. 백만불
    '19.1.28 9:25 PM (118.33.xxx.155)

    효녀시네요
    기분 좋은 모녀이신것 같구요
    어머니도 귀여우셔요

  • 14. ....
    '19.1.28 9:42 PM (223.62.xxx.165)

    저도 청소할께요!

  • 15. 생노가다
    '19.1.28 9:44 PM (121.180.xxx.33)

    좋은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피로가 풀리네요.ㅎㅎ
    저도 일하는 거 무서운데요^^...청소 안 되고 정리정돈 안 된 상황을 더더 싫어하는지라 맘먹고 했네요.^^;;

    엄마랑은 취향은 완전 반대지만 그래도 친구처럼 지내요.
    엄마가 워낙에 재테크나 살림에는 관심이 없고 무형의 것을 좋아하는 지라 좀 안 맞을 때도 있지만ㅎㅎ
    그래도 어릴 때 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늘 토론하듯이 대화를 해준 것이 참 고마워요.

  • 16. ㅇㅇ
    '19.1.28 9:49 PM (218.38.xxx.15)

    저희 아빠....20년 전 영수증도 모셔놓고 다 필요하니 못버리게 하셔서 집안 꼴이 말이 아닌데 ㅠㅠ 아 속시원하시겠다^^

  • 17. ..
    '19.1.28 10:00 PM (211.41.xxx.16)

    효녀시네요
    엄마가 엄청 든든하시겠어요

  • 18. 생노가다
    '19.1.28 10:10 PM (121.180.xxx.33)

    218.38님 아버님 잘 설득해보세요. 저희 엄마도 아빠 첫월급 급여명세서부터 다 보관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정말 간직하고 싶은 건 폰으로 사진 다 찍어두는 걸로 합의하고 정리했어요. 너무너무 개운해요.
    나중엔 엄마도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보관해놔도 다시 꺼내보지도 않는다는 걸 정리하면서 느끼신 듯.
    효녀는 아니에요.^^ 둘이 낄낄대다가 싸우다가 풀어졌다가 말도 못해요.ㅎㅎ

  • 19. 효녀 원글님
    '19.1.28 10:29 PM (182.216.xxx.43) - 삭제된댓글

    박수 짝짝짝~~~

  • 20. 까까 사묵어라
    '19.1.29 12:25 AM (219.115.xxx.157)

    원글님과 어머님, 빙그레 웃음 지어지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80대이신 저희 아버지도 저에게 (짐작가시죠, 제 나이) 가끔 용돈, 적은 금액입니다, 주시며 맛있는 거 사묵어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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