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나 극본 김종학 연출 장혁, 이요원, 한재석, 손예진, 조민수, 박상원, 박영규, 견미리가 주요 인물이었어요.
2002년 작인데 그때는 놀러다니느라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았음에도
이 드라마는 이상하게 기억이 나더라고요. 당시에도 다 본 것도 아닌데 말이죠.
희미한 기억으로 그때 손예진도 중도하차하고 시청률도 별로였던 것 같고 뭔가 확 잡아끄는 매력이 없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나 몰라요.
마음 먹고 다시보기로 다 봤는데
나쁜 왕은 몰아내고 백성들이 원해서 백성들이 추대한 왕, 백성과 왕이 함께 성장하는 스토리가 현대의 민주공화국 모습인데
왕을 세우는데 일조한 주인공은 나라는 왕에게 맡기고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 따로 마을을 꾸리죠.
모든 사람들이 할 일이 있고 서로의 일을 존중하며 화목하게 살아가는 마을.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거기서도 탐욕과 착취가 생겨 반드시 분란이 발생하기 마련인 공동체에 대한 허망한 기대 같기도 해서 정말 나이브하다 싶으면서도 그럼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이란 뭘까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거기에 내 친구, 내 가족, 주변의 선량하고 착한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그냥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사실 본인이 가진 능력은 솔직하고 사람 꼬드기는(좋은 뜻으로) 능력 밖에 없는 주인공이라든가
양반집 금지옥엽인데 어릴적부터 의술이 좋아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약초를 구하고 의술을 배우고 20세 무렵엔 근동의 최고 명의가 된다는 주인공 애인
주인공과 형제인 동시에 연적인 서브 남주는 사람 죽이는게 왜 나쁜지 모르고, 인간의 속물근성이 너무 싫고 혐오스럽고, 하지만 남을 밟고 일어서 갖고 싶은 건 다 가져야 하고, 세상이 너무 지겹고 자기 사람은 하나도 없고,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딱 사이코패스인데 주인공 애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며 집착하죠.
젊은 주인공들이 각각 개성이 강한데 그게 충분히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중년이 돼서 그런가 중년의 서브 캐릭터들이 더 탄탄하다는 느낌도 있고요.
유통 네트워크를 이용해 전국 각지, 외국의 정보를 틀어쥐고 이것을 이용해 나쁜 왕을 몰아내고 새 왕을 세우는 주체가 상인인데
신분제 중간에 있지만 사실상 모든 기술과 문화, 상업을 이끌어온 나라의 주축으로 자부심을 가진 인물로 중인 계급을 그려낸다는 점 하나가 의미 있었달까요.
망작도 아니지만 수작도 아닌 이 드라마를 나는 왜 좋아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고(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냥 3일 정도 재미있게 봤네요.
마무리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어느 능력자분이 잘 정리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오래됐고 인기도 없었던 드라마라서 안 계시겠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