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무것도 없이 결혼했어요
남편쪽에서도
내쪽에서도
둘 다 유학 바로 마친 비정규직,완전 박봉이었죠.
둘 다 맨몸으로 , 사랑 하나로 결혼했어요.
15년 전 결혼할 때, 시댁이 넓긴 했지만(80평)
거기 방 한 칸에 같이 살았고요
주말마다 시부모님께 엄청 식사 대접을 해드렸네요
진짜 지금 생각하니 개오바.
아마 신혼이라서 제가 사랑, 인정 고팠나봐요.
이건 제가 선택한거라 생각해서 불만 없고.
저 출장갔는데 잔뜩 벼르는 목소리로 전화하셨더라고요
어디 가는데 어른한테 말 안하고 왔다고..
잘못했다고 그러라고.
(그때 시부모님은 주중에는 다른 곳에서 기거중임)
그 뒤로, 원룸으로 독립할 때, 한 푼도 없었어요.
애 봐주신 적 없고요.
심지어 남편 정규직 취직하고서는 우리 대출금도 안갚은 상태에서
매달 몇십만원씩 용돈도 드렸어요.
그런데도 주말마다 부르고,
남편 사촌 결혼식에도,
무슨 6촌 8촌,,한복입고 오라고 하고
누구 초대한다 누구 초대한다 해서
또 집에서 엄청 대접하라고 부르고
(니가 잘하쟎니,,시누이들은 걔네가 뭘 하니 하면서 안시킴)
집에 가면 자고 오고,
안자고오면 화내고
한 주 걸러서 가면 주말에 전화해서 막 소리지르고,
시아버지 생신에 밖에서 식사하기로 했는데
남편 이직이 파토나면서 너무 실의에 빠져서는
그냥 급행으로 여행떠나게 되면서
전화로 죄송하다, 다녀와서 선물드리겠다,,다른 형제들 있으니
같이 식사하기로 한 거 잘 드셔라..이렇게 했는데
다시 전화와서는 한 20분을 미친사람처럼 호통을 치고,
시아버지 생신에 새벽에 와서 미역국을 끓이지 못할망정
어딜 가는게냐고,,소리소리를..
막판에는 다시 고분한 목소리로
다녀와서 더 잘해라,,잘못했다고 해라..
시댁가서 나만 속이 안좋아 저녁 안먹었는데
저녁 설거지 다하고, 남비 두 갠가 물에 불려놓고 왔더니
집으로 전화옴,,왜 점수 잃는 짓을 하냐는 시아버지.
어느날 무슨 강연을 듣고 거기서 미워하는 사람한테 전화하라고 했나봐요
나에게 3일 전에 '너 만나고 내 아들이 이렇게 변했다'고 소리소릴 지르던 분이
갑자기 전화와서는 사랑한다고...미친거 아냐..진심 욕나옴.
막 화내고 난 다음에 그 다음날 전화해서 같이 공원에 놀러가자고.
어린이날, 공휴일, 크리스마스, 추석, 신정, 구정, 그리고 시댁 식구 10여명의 생일날
같이 봐야하고.
또 막상보면 딱히 싫은 소리는 안하고 웃으며 맞아주시는데
정말 정 안가고, 다시는 안본다해도 하나도 안서운할 듯.
참고로, 유산 받을거 전혀 없습니다.
빚 승계 안되게 소송해야 할 판.
남편이 싫은소리 전혀 못하는 타입이라
저는 제가 까칠하고 못된건 줄 알았어요.
생각해보니 내가 시댁사람들 싫어하는 것도 일리가 있네요.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