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먹고 늦게 남편이 헬쓰 클럽 갔다 왔거든요.
그러니까 헬쓰장에서 오기 전에 샤워하고 머리감고
아직 다 마르지 않았을 때 잤어요.
아침밥 먹으면서 남편 머리보니 마구 솟아있더라고요.
남편도 뒷머리가 너무 눌리고 솟아있어서 저보고 드라이 좀 해달래요.
저도 출근 준비 해야 하지만 서둘러서 남편 머리에 물 뿌리고 드라이 해줬는데
거의 다 끝나갈 때 쯤 해서 남편이 그만해! 당신이 더 만질 수록 엉망이 되잖아!! 이러는 거예요.
솔직히 제가 만지기 전엔 봉두난발인 머리
손석희옹 빰치게 다듬어줬구만 무슨 말도 안되는 멘트인지.
근데 순간적으로 제 머리 속에 띠~용~ 하고 떠오르는게
오래오래 봐온 시부모의 말뽄새 그대로구나 하는 깨달음이에요.
뭐든지 제게 뒤집어씌우지 못해서 안달이던 모습..
잘해도 무조건 타박하던 모습.
선의를 가지고 애써줘도 돌아오는 건 애꿎은 멘트..
그런 말 들으면서 내가 속으로 다시는 이렇게 해주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하는 미련한 사람들..
그 말투가 남편에게서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내가 말했어요.
당신 말투 정말 많이 들어본 그대로다..
남편이 순간 멈칫 하더니만 미안하다네요.
남편이 사과하고 갔지만 참 암담하네요.
말투 유전자의 저주를 우리 남편도 못 벗어난거구나..
앞으로도 내가 얼마나 많은 순간을 기분 나빠하면서 지적해야 상황이 나아질지..
애초에 엮이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어요.
이제와 누굴 탓하겠어요. ㅠ ㅠ
내가 내 발등을 찍었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