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기간 친한 사이에요.
서로에게 너무 기대거나 시시콜콜 알아야 한다거나 치대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좋은 관계로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에요.
아직도 적당한 존댓말을 사용하고요.
그리고,
둘이 주고 받은 아주 소소한 이야기라도 제 3자에게는 절대 안 전해요.
설사 제 3자가 안부 겸 물어봐도 모른다고 남의 말은 서로 안 해요.
그런데,
최근에 그 이웃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일을 시작했어요.
사업인지 사무실인지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우리는 본인이 말을 안 하면 굳이 물어보지 않고요.
말을 하게 되면 거짓은 안 하고요.
가족만큼 오랜 기간 가까이서 봤으니까 그 이웃도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거 느낌으로 알고요.
이런 사이인데요...
언제부터인가 소소하게 돈을 꿔 달라고 해요.
처음에는 10만 원, 30만 원, 50만 원, 60만 원, 70만 원.
점점 늘어나요.
그 이웃 남편의 수입이 줄었는지, 없는지, 생활비를 제 때 안 주는 지 물어보지 않아요.
돈 꿔 달라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꿔 주면 대개 한 달 정도 후에 갚아요.
이자요? 그런 거 안 해요.
서로 그런 생각 안 해요.
거긴 불만 없어요.
저도 여유가 없는데 몇 십만 원은 부담이 돼요.
저한테까지 말하기 힘든 거 알아서 거절을 못 하겠어요.
오래 전 저희 집 어려울 때 애들 먹이라고 과일도 박스로 배달시켜주고, 기운 내라고 맛있는 식사도 사 주고, 아파서 밥도 못 할 때 밥 해주고, 제 아이 소풍 점심도 싸 주고...
과거 고마운 이웃인데 돈 꿔 달라는 건 점점 부담이 돼요.
나도 아파트 대출금, 생활비 부족하다... 이렇게 얘기해도 안 먹혀요(?).
사실 대로 말해도 그냥 꿔 달래요.
거절을 못 하겠어요.
오죽하면 나한테까지 말하겠나 싶기도 해서요.
저도 정말 여유 없어서 50~60만 원 꿔 준 달은 저도 허덕여요.
그래도 우리가 본인 보다 사정이 낫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고마운 이웃이 힘든 거 속상해도, 돈 꿔 주고 나면 저도 허덕이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서로 마음 안 상하게,
그 이웃 자존심은 지켜주고 싶고요.
고구마 몇 개 먹은 글이라고 해도 저는 힘들어요.
좋은 의견 부탁드려요.
- 그냥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고 끊으라는 의견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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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집이 어려워 아이 키워놓고 직장 다니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라 월급도 적고, 언제 어떻게 될 지 몰라요.
그런데
그 이웃은 직장 생활 해 본 적이 전혀 없고요, 몸이 힘들어 못 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저는 이해가 되진 않지만... 직장 다니라고 말 안 했어요.)
저도 대출금, 애들 교육비 등 쪼들려 일 다니는데 제 월급이니까 제 남편에게 말 안 하고 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