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 한다고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돈에 초연하다고 돈이 안들어오는 것도 아니네요.
돈에 쿨한 척 해도, 사실은 나 스스로를 속이는 것일 수도 있구요.
사이 좋았던 남편이 사업이 잘 안되니 성격이 바뀌네요.
돈 많으면 좋지만, 돈 진짜 못벌고 쫄딱 망해도 괜찮다. 우리는 가족이다. 안되면 지리산이라도 같이 들어가면 된다.
말했었는데,
재운처럼 애정운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나봅니다.
저도 제 일 하면서 돈 좀 벌어서 남편이 안정감을 느끼면 좋겠다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돈은 돈이고, 애정은 또 다른 문제네요.
제가 대학교때 그렇잖아도 위태위태하던 아버지 사업이 쫄딱 망하고 다들 엄청 고생했지요.
저야 대학을 들어갔기 망정이지, 남동생은 고3에 마음고생한 거 생각하면 좀 안스럽기도 하구요.
재취업한 아빠 월급 120만원으로 살림살고 사립대 3명 졸업 시킨 엄마가 참 대단하셨구나 싶고
사실 지금은 잘 살진 않아도 다들 자리잡고 삽니다.
그때는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가난이 우리 친정가족 5명을 한팀으로 만드는 계기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곱게 자란 남편과 약간 잡초처럼 자란 저는 아직은 내공이 부족한가 봅니다.
하여간, 저도 조그만 점방 내고 운영하는데
올 한해 결산내니, 잘한 것 같았어도 못했고
또 못한 것 같았어도 그럭저럭 꾸려왔구나 싶어서 스스로 기특해요.
생각지도 못하게 나간 돈도 있고, 뜬금없이 입금된 돈도 있고 그러네요.
아파트 대출금이 커서, 혹시 그 이자도 못내서 경매부쳐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래도 몇년간 허우적대면서도 어찌어찌 살아왔다 싶으니 나 스스로 토닥여주어야겠네요.
어느 분이 댓글로
사람이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것이 아니라
돈이 제 마음대로 사람한테 오고, 머무르고, 아니다 싶으면 나간다 했는데
왠지 그 말이 맞는게 아닌 가 싶은 연말입니다.
물론, 노력 없이 재운만 바라는 것은 아니구요.^^ (저 열심히 살아요)
노력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것 같아도, 시간 지나서 함 보자. 이런 생각도 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