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4명이 학력고사시절에 대학을 들어갔고 4명 모두가 서울대입학했습니다.
첫째인 오빠가 서울대 사회대, 사회학과 들어갔고 둘째인 저는 서울대 영문과, 둘 다 현역으로 들어갔고
세째 남동생이 서울대 농대 2지망으로 붙었다가 재수해서 서울대 공대 토목공학과 들어갔고 막내 여동생이 서울대 사범대 물리교육학과 2지망으로 붙어서 재수해서 서울대 약대 갔습니다.
제가 얘기하고픈 얘기는 세째 남동생입니다.
집안의 골치거리 중의 하나로 중학교 졸업할때 연합고사(당시엔 인문계 고등학교 뺑뺑이세대지만 기초 학력 시험같이 연합고사를 봐서 커트라인 이하는 공고나 상고, 특수고등으로 배치) 커트라인에 걸려 간신히 인문계 고등학교를 갔어요,
오빠와 나, 막내여동생은 연합고사 거의 만점맞아 고등학교 입학식때 선서 했을 정도인데...
이 남동생이 고등학교 거의 턱걸이로 들어가더니 어마무시하게 공부를 하기 시작해서 들어갈때 거의 꼴찌가 졸업즈음엔 반에서 3~4등 할 정도까지 됬어요...
서울에 있는 나름 괜찮은 동네 고등학교라 남학생들은 반에서 2~3등 안에 들어도 SKY를 가는 시절인데,.....
연달아 두명을 서울대에 보내고 나니 부모님이 욕심이 생기셔서 꼭 서울대를 고집하셨답니다.
남동생은 의대를 꼭 가고 싶어서 가톨릭대 의대나 연대 의대, 안되면 중앙대 의대라도 가고 싶어했거든요.
첫해에 나온 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갈 정도로 나왔는데도 부모님이 무조건 서울대 고집하셔서 서울대 의대 1지망, 농대 무슨과인지 2지망 써서 농대를 붙자 재수하고..
재수해서 당시 N수학원 유명한 서울역 뒤의 종로학원 다녀서 첫해보다 무려 30점이 올라서 장학금도 받았거든요.
동생은 그래도 안전하게 연대 의대 가겠단걸(내신이 10점인가 그랬는데 많이 나빴음) 부모님이 또 서울대 고집하셔서 역시 서울대 의대 1지망. 공대 토목공학과 2지망으로 아슬아슬한 점수차로 토목공학과를 갔어요...
당시만해도 서울대의대와 공대 전자공학과가 전국 최고점수들이 가고 공대 중간부터 연대 의대 점수랑 겹치고 그다음 의대부터는 서울대 공대 자연대 하위과까지 끝나고 시작했어요..고대 의대는 가톨릭대 의대 보다 한참 밑이었구요...
동생은 그래도 대학원 석사도 마치고 국비유학생 시험에도 붙어서 교수의 꿈을 꾸며 국비유학시험도 보고 3차 면접전에 군면제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결국 좌절되고 굴지의 대기업 다니다가 IMF터지면서 해당 기업 부도나자 정말 정말 후회했어요..그때 의대를 갔었으면 이렇게 꼬이지 않았다고....당시 대부분의 서울대 공대 다니던 주변 선후배, 친구들의 공통된 후회였지요....자기보다 훨씬 못한 성적으로 어쨋건 지방대 의대간 친구들도 모두 병원차려 부침없이 잘 지내니까요...
그래도 늘 화이팅하는 동생 성격덕에 외국계 회사로 직급 올려 다시 들어가고 여러 굴지의 국내 대기업 건설회사 들어가서 승승장구하고 지금은 임원이 되어 있어요...그래도 여전히 그 시절 의대 못가게 한 부모님 얘기를 합니다.
큰오빠는 교수하고 있고 저는 연구소에 재직중이고 여동생은(사실 여동생도 의대를 가고 싶었으나 못간 한이 있으나 그래도 약대라)제약회사다니다가 아기낳고 그만두고 대형약국 다니다가 아이들 입시 뒷바라지로 쉬고 있는데 역시 전문직이 좋은거 같아요...무슨 제약회사에 일주일에 QC관련 2번인가 가서 서너시간 일하고 급여도 3~400만원은 받더군요..,
70년 후반에서 80년대 말까지 불었던 공학 열풍은 이제 다신 없겠지요?
의대 선호는 아마 당분간 가지 싶어요. 남편과 저 둘다 뼈속까지 문과라 결국 아이들도 문송이 된 아짐의 한탄입니다..
참 울 남동생은 아이 둘인데 하나는 의대, 하나는 공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