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가 70 중반이신데 몸 거동이 원활하지 않아서 집에만 계세요.
혼자 움직이고 걷긴 하는데 오래 서있지 못하고 다리에 비해 상체가 무거워서 잘 휘청거리세요.
밖에선 지팡이 사용하는데 몇십미터만 걸어도 힘들어하셔서
병원에 갈 때 그 안에서 움직이거나 가끔 아파트 단지에 나가는 게 전부입니다.
날이 쌀쌀해진 뒤로는 단지에도 안 나가고요.
몇년전부터 바닥에서 일어나는데 시간이 걸리고 힘들어하셨었는데
조울병 발병 뒤엔 더 몸이 굼떠졌어요. 손 떨림도 있고.
조울병 약 때문에 파킨슨병이 유발된 것일 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래도 약을 끊을 수 없어서 계속 먹다가 얼마전에야 약을 좀 줄였고요.
노인요양등급은 심사 받았었는데 못 받았어요.
지금은 치매가 의심되는 수준이라 반년 뒤에 다시 검사해보고 그때 약을 먹을지 안 먹을지 정할거고요.
지금은 낮밤 바뀐 상태에 식사하고 주무시고 식사하고 주무시고... 이런 상태입니다.
일상이라곤 거의 누워서 지난 티비 드라마만 보세요.
안 그래도 뚱뚱했는데 살이 쪄서 160 안 되는 키에 75키로 나가고요.
집 근처에 데이케어센터가 있는데 홈페이지 찾아보니 이용 대상이 1~3등급 가진 노인이라고 되어있어요.
등급 없어도 이용 가능한지 아직 물어보진 않았어요.
언니가 있긴 한데 일이 많고 바빠서 제가 엄마를 전담하고 있어요.
회사와 집안일을 병행하다 제가 미칠 것 같아서 퇴사했는데
그래도 힘들어 죽겠어요. 특히 반찬! 매 끼니가 넘어야할 산 같아요.
운전도 못하고 차도 없고 장만할 형편은 아예 안 되고
엄마가 가벼우면 제가 업고라도 다니겠는데
저하고 차이가 너무 나서 부축하는 것도 힘이 많이 들어요.
데이케어센터 이용이 가능하다면 일주일에 이틀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은데
등급이 없으니 비용이 많이 나오겠죠.
말은 꺼냈는데 가보지도 않고 다니기 싫다고 하세요.
마음 같아선 다 버리고 오지로 도망가고 싶네요.
비혼이라 저한테 딸린 가족이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에요.
제 얼굴에 침 뱉는 얘기지만 무책임하고 의지없는 부모님 보면서
결혼 생각은 어렸을 때 아예 접었거든요.
언니나 저나 집구석 뒤치닥거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네요.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제가 죽기 전엔 힘들겠죠.
죽기는 싫은데 갈 수록 살기도 싫어지네요.
얘기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 떠들어봅니다.


